차용증 없어도 대여금 반환청구 가능할까? 입증자료와 청구 절차

기사입력:2026-10-20 14:23:00
법무법인(유한) 성지 파트너스 정진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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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이강훈 기자] 지인이나 연인, 가족 사이에서는 별도의 차용증 없이 돈을 빌려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후 상대방이 “빌린 돈이 아니라 받은 돈”이라고 주장하면 반환 여부를 둘러싼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차용증이 없더라도 대여금 반환청구는 가능하지만, 돈을 건넸다는 사실을 넘어 ‘돌려받기로 하고 빌려준 돈’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민법 제598조에 따르면 금전소비대차는 한쪽이 금전을 이전하고 상대방이 이를 반환하기로 약정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한다. 법이 차용증 작성을 계약 성립의 필수요건으로 정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구두로 돈을 빌려준 경우에도 대여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

문제는 상대방이 대여 사실을 부인할 때다. 계좌이체 내역은 실제 돈이 전달됐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지만, 그 자체만으로 돈의 성격이 대여금인지 증여금인지까지 명확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송금 전후의 문자·카카오톡 대화, “갚겠다”는 취지의 메시지, 일부 변제 내역, 이자 지급 기록 등 돈을 반환하기로 한 약정을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제일을 정하지 않은 경우에도 반환청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민법 제603조는 반환시기의 약정이 없다면 대여자가 상당한 기간을 정해 반환을 최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도 반환시기를 정하지 않은 소비대차에서 소장 송달을 통한 반환 최고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상대방이 계속 변제를 거부한다면 대여금 반환청구소송뿐 아니라 사안에 따라 지급명령 절차도 검토할 수 있다. 지급명령은 금전 지급을 청구할 때 이용할 수 있으며, 채무자가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 이의신청을 하면 해당 범위에서 지급명령의 효력을 잃고 소송절차로 이어진다. 반대로 적법한 이의신청 없이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인정된다.

대여금 채권은 소멸시효도 확인해야 한다. 민법상 일반 채권은 원칙적으로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지만, 구체적인 거래관계와 채권의 성격에 따라 적용되는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오래된 대여금이라면 변제기와 그동안의 변제·채무승인 여부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차용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대여금 반환청구를 포기할 필요는 없지만, 단순한 송금 사실과 돈을 빌려줬다는 사실은 구별해 입증해야 한다. 계좌내역과 메시지, 일부 변제 기록 등 대여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고 변제기와 소멸시효까지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법무법인(유한) 성지 파트너스 정진아 변호사

이강훈 로이슈(lawissue) 기자 lkh@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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