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원내 3개 정당이 비대위 체제이다. 그리고 각기 새로운 전당대회가 예정돼있다. 각 정당들은 19대 대선을 앞두고 각자 진영을 재정비하고 있는 셈이다. 눈 여겨 볼 점은, 새누리당은 나름대로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더민주는 전당대회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흥행실패는 물론이고 결과가 뻔해 보인다는 점이다.?
그런 이유는 당권 도전자 대부분이 친노•친문 세력을 대신하게 될 대리대표와 다름없기 때문일 것이다. 아닌 말로 ‘당대표가 누가되든 대선후보는 결국 문재인 전 대표로 확정하기 위한 대행체제’가 거의 확실하다는 점을, 당권 도전자들도 당원들도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조금 더 비약해서 표현하자면, '전체당원대회'가 아니라 '전부 문재인 계파대회'인 것이다.
현재 더민주는 당의 비대위원장도 친노•친문(문재인 전 대표)의 수장이 임명했었고, 원내대표도 친노•친문의 힘이 절대적으로 작용되어 당선됐으며, 국회의장도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데, 당권도전자 네 명 중에 세 명이 친노•친문을 바라보거나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형성돼있는 인사들이다. 그렇지 않은 유일한 한 명은 컷오프를 걱정해야 할 처지이고 말이다.
권역 및 부문별로 총 10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쟁도 마찬가지다. 거의 대부분이 '친문vs비문' 구도로 형성돼있는데, 이미 당을 장악한 친문세력이 모든 분야에서 각개로 승리하게 되면 최고위원회 구성이 결국 친문일색으로 되는 것이다. 작년에 문재인 전 대표의 돌격대 역할과 다름없었던 혁신위가, 친문 세력의 당 장악을 위해 만들어 논 패권실행 시스템의 결과이다.
더민주는 이제 진정한 친노•친문 정당으로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만 하더라도 여당 내 패권세력인 친박과 이에 대응 중인 비박 세력이 치열한 당권경쟁을 펼침으로서 적절한 긴장관계가 유지되고 있지만, 더민주는 더 이상 물이 흐르지 않는 고인물이 돼버렸다. 친노•친문 입장에서야 상관없다고 볼지는 모르지만, 실상은 웃어야 할 상황이 아니다.
20대 총선 때, 친노 세력이 그렇게 외쳐댔던 야권연대가 아니어도 더민주가 제1당이 됐으며 여소야대가 됨으로써 그들이 갖고 있는 유권자에 대한 통찰력과 선거 전략이 형편없는 것임이 확인됐다. 더구나 더민주는 비례투표에서 3등을 했으며, 지지기반인 호남은 친노•친문의 힘으로는 회복할 수 없음이 확인됐다. 이제 더민주의 기반은 친노가 아니고는 거의 사라져버렸다.
친노 및 일부 진보진영은 자신들이 그렇게도 바라던 야권연대(19대 총선)와 후보단일화(18대대선)로 양자구도를 이룬 후에, 친노 일색의 공천과 친노의 대선주자로 맞섰지만 모두 다 보기 좋게 패했었다. 연대와 단일화, 친노 카드 등 세 가지의 방법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음이 연거푸 확인됐지만 그들은 여전히 그 세 가지만을 고집하며 기어코 다시 이루려하고 있다.
?
또한 그들은 '이념만 앞세우며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하는 편파적 운동권 정당의 모습'과 '확실한 대안을 갖춘 선명성이 분명한 수권정당으로의 모습' 등 각기 다른 이 두 가지의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그 둘 중에 어느 것도 아닌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예전엔 강성한 운동권 성향이었지만 지금은 눈치만 보며 아무것도 아닌 상태인 셈이다.
친노•친문 세력과 운동권을 향한 세간의 평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그것을 위해선 전략적으로 명확하고 선명한 노선을 갖추면서 상황에 따라 전술적 유연성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 헌데 과거 자신들을 향한 평가가 무서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애매모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략의 부재, 수권능력의 부재가 확실하게 엿보이는 장면이다.
20대 총선에서 더민주가 제1당이 된 것은 더민주가 잘해서가 아님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제3당의 선전과 정부여당의 실기 사이에서, 여당후보가 당선되지 못하게 하려는 유권자들에 전략투표의 결과이다. 유권자들은 오로지 야권연대만 외쳐댄 친노 세력 및 운동권의 무능한 전략가보다 훨씬 더 전략적이고 유능한 것이다.
이 모두 더민주에겐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는 징조이며, 그런 만큼 스스로 매우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그럼에도 더민주에서 당권경쟁 중인 후보들 대부분은 노골적으로 친노•친문을 표방하거나 혹은 패권세력을 향해 표를 호소하고 있다. 국민은 변하라고 하는데 더민주는 "친노•친문 이대로 한 번 더!"를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이래놓고 전당대회의 흥행을 바라고 있으니 욕심이 너무 과한 것 같다.
스스로 변할 생각은 않으면서 유권자들보고 무조건 자신들을 지지하도록 변하라고 주장만 하고 있는 셈이다. 바로 이점이 더민주가 정권을 잡지 못하는 이유이다.
“선거 기획과 실행” 저자. 정치 컨설턴트 김효태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칼럼] “더민주 당권경쟁. 전당대회인가 전문(文)대회인가"
기사입력:2016-08-01 09: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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