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세월호 추모집회 태극기 태운 ‘국기모독’ 무죄 판결 당연”

“국민 비판 위축시키는 검찰 무리한 기소 관행 중단돼야…모욕죄 등 표현의 자유 침해 법률 개폐 필요” 기사입력:2016-02-17 20:31:52
[로이슈=신종철 기자]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 집회에 참가한 20대 남성이 태극기를 태운 국기모독 혐의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김윤선 판사는 17일 김OO씨(24)의 국기모독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집회에 참가해 교통을 방해하고 경찰버스를 손상한 혐의(일반교통방해, 공용물건손상)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해 김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집회에서 과잉 진압 경찰에 항의하기 위해 우발적으로 태극기를 태운 시민에게까지 국기모독죄를 적용한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건 당연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다만, 국기모독죄의 ‘모독’의 의미가 불명확하고,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가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대표적 사례로 판단해 공익변론으로 지원(담당 법무법인 덕수 정민영 변호사, 법무법인 이공 양홍석 변호사)하던 것이다.

아울러 국기모독죄의 위헌 여부는 헌법소원을 청구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물을 예정이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국기를 모독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국기모독죄는 무죄로 판단했다.

형법 제105조는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를 손상ㆍ제거ㆍ오욕한 자는 5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1953년 제정된 ‘국기모독죄’는 최근 20년 넘게 적용된 예가 거의 없었다”며 “그런데 거의 사문화되다시피한 조항을 근거로 검찰이 세월호 참사 1주년 집회를 과잉 진압하는 경찰에 분노해 근처에 있는 태극기를 태운 시민을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모욕할 목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우발적 행동에까지 국기모독죄 조항을 적용해 기소하는 검찰에 대해 당시 ‘본보기 기소’라는 사회적 비판이 있기도 했다”며 “물론 검찰이 공권력에 대한 항의나 비판 등 정치적 의사 표현 행위에 대해 명예훼손죄나 모욕죄 등을 적용해 무리하게 기소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검찰은 국민의 다양한 권력비판을 무리한 기소를 통해 제한하는 관행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이라면 누구든 국가정책, 대통령, 공직자 등에 대해 감시와 비판을 할 수 있다”며 “그런데 이번 사건에 적용된 국기모독죄의 경우처럼 어떤 행위가 정치적 의사표현 행위 범위에 들고 또 어떤 행위는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에 해당하는지를 일반 국민들이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992년 “성조기를 불태우는 행위는 국가정책에 대한 항의를 표현하는 강력한 수단”이므로 표현의 자유의 보호 범위에 든다고 했다. 일본과 독일은 외국의 국기에 대한 손괴에 대해서만 처벌 조항이 있을 뿐이다.

참여연대는 “이번 사건과 같이 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났다 해도 그동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받은 다양한 유무형의 피해는 당사자뿐 아니라, 이 사건을 접한 다수의 국민들에게 위축효과를 주기에 충분하다”며 “이에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은 명확하지 않는 법률조항으로 국민의 정당한 비판조차도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국기모독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또한 국민의 권력 비판을 위축시키는데 대표적으로 악용돼온 형법상 명예훼손죄, 모욕죄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며 “검찰의 무리한 기소 관행과 함께 국민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제한하는데 악용돼온 이들 법안들에 대한 개폐(개정 또는 폐지) 역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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