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 “홈플러스 고객 개인정보 불법판매 무죄, 면죄부 판결”

기사입력:2016-01-09 09:06:54
[로이슈=신종철 기자] 시민사회ㆍ소비자단체들은 8일 “홈플러스 개인정보 불법매매에 면죄부를 주고, 기업 간 개인정보의 무분별 공유를 허용해준 법원의 무책임한 판결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6단독 부상준 부장판사는 고객정보를 돈을 받고 보험회사에 넘겨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홈플러스 법인과 도성환 전 사장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홈플러스 등은 지난 2011년 말부터 2014년 7월까지 경품행사 등에 응모한 고객 개인정보 2400여만건을 보험사에 넘기고, 231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해 2월 기소됐다

이와 관련해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녹색소비자연대, 소비자시민모임, 소비자교육중앙회,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한국부인회총본부,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한국소비자교육원, 한국소비자연맹,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안산 소비자단체협의회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판결은 개인정보보호법 입법취지를 무시하고, 국민이 이해하는 상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손을 들어준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이에 우리 13개 시민ㆍ소비자단체는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을 외면하고, 기업에게 면죄부를 안겨 준 법원의 소극적이고 비상식적인 판단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검찰은 즉각 항소해 소비자의 피해가 계속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법원의 이번 판결은 철저하게 기업중심적으로 이뤄졌다”며 판결 내용을 전했다.

법원은 홈플러스 등이 경품행사를 가장해 고객 개인정보를 취득한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에 따라 고지의무를 충실히 이행했기 때문에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에 의한 개인정보 취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뿐만 아니라, 법원은 경품 응모자 중 30%가 동의사항에 체크하지 않은 것을 근거로 경품행사에 응모한 소비자들이 개인정보가 보험회사에 제공된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것이고, 1밀리리터(1mm)의 글씨크기는 복권이나 다른 약관에서도 사용되는 크기로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라는 비상식적인 판단을 내놓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더욱 심각한 것은 법원이 홈플러스가 고객 회원정보를 제3자 제동 동의 없이 보험회사에 제공한 행위에 대해, 기업 내부에서 업무를 위해 개인정보를 주고받은 행위에 해당하므로 불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업체 간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공유와 활용으로 악용될 소지를 마련해 준 것으로 법원이 앞장서서 소비자들의 개인정보를 침해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들 단체는 “경품에 응모했던 소비자들은 대부분 동일한 대답을 한다. 경품에 응모한 대가가 자신의 개인정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법원은 이러한 소비자에 대한 피해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개인정보보호법은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 등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서가 아닌, 소비자 등 정보주체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라며 “이에 우리 13개 시민ㆍ소비자단체들은 다시 한 번 법원의 무책임한 판단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우리는 소비자들의 개인정보가 기업 간 유상으로 거래되고 있는 실태를 소비자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고, 소비자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관련법 강화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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