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휴대전화 보조금은 부가세 대상 아냐…KT 1145억 환급?

“휴대폰 보조금은 단말기의 공급과 관련된 에누리액에 해당” 기사입력:2016-01-04 19:10:17
[로이슈=신종철 기자] 이동통신사의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은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이번 대법원 취지대로 판결이 확정되면 KT는 세무당국으로부터 2006년∼2009년분 부가가치세 1144억 9794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KT는 2006년 제1기부터 2009년 제1기까지의 과세기간 동안에 각 대리점에 이동전화 단말기를 공급하면서 단말기 거래와 관련된 부가가치세를 신고 납부했다.

그런데 KT는 대리점에 판매한 휴대폰 단말기 공급가액을 계산함에 있어서 단말기구입 보조금을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서 차감하지 않았다가, 보조금을 부가가치세법의 에누리에 해당하는 것으로 봐 송파세무서장, 성남세무서장 등 전국 13개 세무서장에 부가가치세의 감액 및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했다.

하지만 세무서들이 감액경정청구를 거부하는 처분을 하자, 소송을 냈다.

KT는 “대리점에 휴대폰 단말기를 정상가격으로 판매한 다음, 이동통신서비스를 일정기간(약정의무기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는 단말기를 정상가격보다 낮게 할인판매를 하도록 한 후 대리점으로부터는 해당 단말기의 판매대금 중 할인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각 대리점은 소비자에게 단말기를 판매함에 있어서 소비자가 KT로부터 제시받은 일정조건(18개월 이상 가입 및 사용조건)을 충족하는 때, 대리점은 단말기를 보조금에 상당하는 금액만큼 할인해 소비자에게 판매했다.

KT는 “대리점과 단말기 판매에 관한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고 KT의 이동통신망에 일정기간 동안 가입하는 소비자에게 단말기의 공급가액에서 할인금액을 직접 공제했는바, 이는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않는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무서들은 “KT가 소비자에게 휴대폰 단말기 구입 비용으로 지원한 것은 에누리액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은 20112년 9월 KT가 전국 13개 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경정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피고의 거부처분을 취소한다”며 KT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보조금은 원고가 대리점에 단말기를 공급하면서 일정한 조건에 따라 공급 당시의 가액에서 일정액을 직접 공제한 것으로 부가가치세법 소정의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않는 에누리액”이라며 “따라서 과세당국의 거부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세무당국이 “보조금은, KT가 이동전화 서비스 가입자를 유치할 목적으로 가입자에게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단말기의 구입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직접 지급한 것으로서, KT와 가입자 사이의 이동전화 서비스 공급거래와 관련이 있을 뿐 KT와 대리점 사이의 단말기 공급거래와는 관련이 없어 KT와 대리점 사이의 단말기 공급가액에서 공제될 수 없으므로 부가가치세법 소정의 에누리액에 해당하지 않아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에 포함된다”며 항소했다.

서울고등법원 제5행정부(재판장 조용구 부장판사)는 2013년 9월 “원고 승소 1심 판결을 취소한다”며 KT에게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보조금은 원고가 대리점에 단말기를 공급하면서 일정한 조건에 따라 공급 당시의 가액에서 직접 공제되는 금액으로 볼 수 없어 부가가치세법 소정의 에누리액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부가가치세의 과세표준에 포함된다”며 “따라서 이 사건 거부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주)KT가 성남세무서장 등 전국 13개 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경정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 상고심(2013두19615)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고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KT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KT가 휴대폰 제조사로부터 단말기를 납품받아 대리점에 출고가격으로 판매하지만, 대리점은 KT가 사전에 대리점에 공시한 보조금 지원 요건을 갖춘 가입자에 대하여는 매입 가격에서 보조금을 공제해 감액된 가격으로 단말기를 판매하고 그 대금을 받았으며, 대리점이 가입자로부터 받는 대금액수만을 KT에게 지급하면 KT에 대한 매입 대금이 모두 결제된 것으로 처리됐다.

재판부는 “보조금이 이동통신용역의 공급거래에서 수익을 얻기 위한 목적에서 지원됐더라도, 이동통신용역을 일정한 기간 동안 공급받을 것을 조건으로 단말기의 공급가액에서 직접 공제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말기의 공급과 관련된 에누리액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원고가 보조금을 판매장려금 등으로 계상하고 단말기 공급가액 감소에 따른 수정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았으며 마치 대리점이 가입자로부터 보조금채권을 승계 취득해 원고의 대리점에 대한 단말기 대금채권과 상계하는 형식으로 정산했더라도, 이러한 회계 및 세무처리는 보조금을 에누리액으로 보지 않던 당시 과세행정을 고려한 부득이한 조치로 볼 수 있으며, 그로 인해 보조금의 성격이 달라진다고 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원심은, 원고와 대리점 사이에 보조금 지원 요건을 갖춘 가입자에게 단말기를 보조금 액수만큼 할인 판매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잘못 인정하고, 보조금이 원고의 단말기 공급가액에 대한 에누리액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정해 공급가액에 포함된다고 판단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원심의 판단에는 부가가치세법에서 정한 에누리액의 요건과 판단기준 및 의사표시의 해석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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