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24일 “주민등록번호 변경의 필요성을 확인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환영한다”며 “정부와 국회는 정보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주민등록번호 제도를 전면 개혁하라”고 촉구했다.
먼저 12월 23일 헌법재판소는 주민등록번호 변경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주민등록법 제7조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헌재의 판단은 주민등록번호의 유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 등에 대한 아무런 고려 없이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일률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공동 논평을 통해 “지난 10여 년 동안 주민등록번호의 위헌성과 근본적인 개혁을 주장해 온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논평에 참여한 단체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광주인권운동센터, 문화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SOGI법정책연구회, 유엔인권정책센터,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인천인권영화제,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함께하는 시민행동이다.
이들 단체는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주민등록법을 어떻게 개정할 것인가가 쟁점이다.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그동안 주민등록번호에 제기된 위헌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개정이 이루어지기를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또 “지난 2014년 1월, 카드 3사(국민카드ㆍ롯데카드ㆍ농협카드)의 대량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정부는 주민등록번호 제도의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단지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허용하는 내용의 주민등록법 개정안을 작년 12월 국회에 제출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 개정안조차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안에 따르면, 주민등록번호 변경 요건이 매우 엄격해 변경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며 “또한, 행정자치부 산하에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를 신설해 변경 여부를 심사하게 했는데, 변경위원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심의 자체도 변경을 제한하려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 변론에서도 행정자치부는 주민등록번호 변경에 따른 비용이 크다고 주장하며, 전 국민의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된 상황에서도 현행 주민등록번호의 존속을 고집했기 때문”이라며 “행정자치부 산하 변경위원회가 심사하도록 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는 생년월일, 성별, 출생지역, 출생순서로 구성돼 있는, 현행 주민등록번호 구성 방법을 유지하려 하는데, 이와 같이 개인정보를 강제 노출하는 주민등록번호 자체의 문제도 수차례 지적된 바 있다. 또한 현행 체계는 2100년 이후에는 사용할 수 없는 체계”라며 “차제에 정보인권 침해가 없는 임의의 일련번호 체계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주민등록번호의 변경을 허용해야 한다는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이것이 주민등록번호의 문제를 모두 해소한 것은 아니다”며 “무엇보다 지난 2014년 8월 7일, 주민등록번호 수집 법정주의가 시행됐지만, 여전히 1000여 개에 달하는 법령에서 주민등록번호의 수집을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등록번호의 고유 목적에 맞게 그 수집을 제한하고, 조세, 보건의료, 복지 등 다른 영역에서는 자체 목적에 맞는 목적별 번호를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여전히 주민등록번호가 범용 식별번호로 이용됨으로써,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하더라도 또 다시 유출과 남용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짚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2014년 8월,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주민등록번호 제도의 근본적 개혁 방향을 국회의장 및 국무총리에게 권고한 바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주민등록번호 제도의 위헌성과 개인정보 침해 문제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개혁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주민등록번호 제도를 개정할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
가. 주민등록번호의 목적을 명확히 하여 목적 외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 기존에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던 다른 영역에서는 자체 목적에 맞는 목적별 번호를 사용하도록 한다.
나. 주민등록번호 변경 대상을 최대한 확대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변경, 예외적으로 제한)
다.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산하에 설치한다.
라. 임의의 숫자로 구성된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한다.
민변 등 시민사회단체 “헌재 결정 환영…주민등록번호 전면 개혁”
기사입력:2015-12-24 15: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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