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2만명이 넘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수장으로 변호사 경력 30년차인 하창우 변협회장이 변호사의 길로 처음 들어서는 젊은 변호사들에게 매우 유익한 자양분이 될 메시지를 전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 변호사로서의 ‘정도(正道)’를 걸을 것을 강조했다.



하창우 변협회장은 6일 페이스북에 올린 ‘변호사는 기회의 땅일 수는 있으나, 성공의 땅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다.

하 변협회장은 먼저 “변호사는 인생에서 그 어떤 직업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변호사는 어떤 전문분야에서 명성을 날리는 유명 변호사가 될 수 있으며, 검사가 될 수 있고, 판사가 될 수 있으며,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 물론 교수도 될 수 있고, 방송인이나 정치평론가도 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변호사처럼 다양한 직종에 진출할 수 있는 직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변호사는 많은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지만,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시장경제의 원리에 의해 엄청나게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며 “때문에 성공은 거저 오지 않는다. 그래도 어떤 모습이 성공인지는 가치관에 따라 다르지만 분명 성공의 모습은 있다”고 덧붙였다.

하창우 변협회장은 그러면서 “변호사의 길로 처음 들어서거나 이제 막 변호사 업무를 시작한 젊은 변호사들에게 앞길은 너무 막막하고 잘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그럼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까요”라며 자신의 변호사 경력 30년 생활을 통해 터득한 변호사의 길을 조언하듯이 제시해 줬다.

특히 일곱 번째의 충고는 젊은 변호사들 뿐만 아니라, 모든 변호사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다음은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올린 글 전문

1. 현재 자신의 위치는 성장할 수 있는 기반입니다.
변호사가 되기 위해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노력해 왔으며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해왔습니까. 오늘 자신의 모습은 지금까지 노력한 결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현재 자신의 위치를 기반으로 앞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므로 지금의 자신을 사랑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이룬 것을 버리고 갑자기 다른 것을 선택한다면 지금까지의 노력은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2. 미래의 모습은 지금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됩니다.
지금의 환경이 어려워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생각조차 하기 싫어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10년 후, 20년 후의 미래는 반드시 오게 되어 있습니다. 필연적으로 오게 되어 있는 미래를 마주치게 되는 것이 운명이라면 미래를 미리 대비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변호사로서 10년 후, 20년 후 자신이 어떻게 될 것인지 불안해하거나 고뇌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그려야 합니다. 바로 지금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이 미래에 다가올 자신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미래의 멋진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면 그것이 바로 미래에 다가올 자신입니다.

3. 미래의 자신은 주위 사람들로 인해 이루어집니다.
이 세상에 혼자 성공하는 법은 없습니다. 사람의 성공은 사람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혼자 사는 세상에는 성공이란 말조차 없을 것입니다. 남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지 않으면 자신은 성장할 수 없습니다.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남이 뛰어나다고 평가해 주지 않으면 뛰어난 것이 아닙니다.

4.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합니다.
변호사는 고객 한 사람을 만나 사건을 맡거나 자문을 하게 되고 그 사건이나 자문은 언젠가 끝이 납니다. 그러는 사이 변호사는 한 사람을 만난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큰 착각입니다. 그 한 사람은 한 사람이 아니며 적어도 200명 정도는 연관되어 있습니다. 한 사람에게 정성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 주면 그 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해 주어 그 평가를 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 앞에 나타나게 됩니다. 새롭게 만난 다른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면 다시 또 다른 사람이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한 사람을 만나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진실로 대하며 정성을 다해야 하는 이치입니다.

5. 긍정적인 생각으로 즐겁게 일해야 합니다.
지금의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즐겁게 일해야 합니다. 어려움이 있거나 방해받는 일이 있더라도 즐겁게 일한다면 고통은 잠시일 뿐입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안 될 것이라고 미리 속단하거나 안 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생각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궁정적인 생각으로 일하는 것이 일을 성공시킬 확률이 높습니다. 소송을 맡더라도 처음부터 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질 것 같은 소송도 열심히 하다 보면 길이 보이고 안되면 화해나 조정이 이루어 질 수도 있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6.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 살 수는 없습니다. 유명한 변호사도 되고 유명한 교수도 되고 유명한 정치인도 되는 일을 동시에 이룰 수는 없습니다. 인생의 목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하나를 선택해서 명예를 얻으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변호사로 여러 분야의 전문분야가 되고 싶지만 실제로 성공할 수 있는 전문분야는 한 두 개 정도에 불과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전문분야 하나만 잘해도 충분합니다. 모르는 분야를 이 것 저 것 하는 것보다 잘 하는 분야를 하나 선택해서 집중하는 것이 훨씬 경쟁력이 있습니다.

7. 정도(正道)를 걸어야 합니다.
우리가 변호사를 선택했다면 변호사 업무를 바르게 해야 합니다. 소송을 하면서 상대방 변호사를 비방하는 것은 그 때일 뿐이고 소송이 끝나면 남에게 상처 주는 일이라 후회하게 됩니다. 절대 고객의 돈을 탐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사무실 운영이 어렵더라도 판결 결과로 받은 돈은 고객의 돈이지 변호사의 돈이 아닙니다. 잠시 돌려쓸 생각이라도 한다면 어리석은 일입니다. 때로는 사건이 없을 때 브로커가 찾아와 조건을 제시하면 많은 돈을 벌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사무실 유지가 어렵다면 소비를 줄이거나 규모를 줄여서 어떻게 해서라도 적자를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어렵다고 검은 유혹에 넘어가면 엄청난 고통을 받게 됩니다. 적더라도 정도로 가게 되면 천천히 가더라도 그것이 쌓여 안정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누구?

▲하창우대한변협회장

▲하창우대한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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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창우(62) 변호사는 경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83년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5기를 수료했다.

하 변호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총무이사 2회 연임(1997~2001년),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 2회 연임(2001~2005년) 등을 역임하고 2007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에 당선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조정위원, 대검찰청 검찰개혁자문위원회 위원, 대법원 법관임용심사위원회 위원, 서울고검 항고심사회 위원, 법무부 법무행정혁신 자문위원, 법무부 정책위원회 위원, 사법시험 3차시험 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2007년부터 현재까지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뿐만 아니라, KBS 방송자문변호사, KBS 시청자 참여프로그램 운영위원, 방송위원회 제2보도교양심의위원회 위원, KBS객원해설위원, KBS 시청자위원회 위원, 언론중재위원회 선거기사심의위원회 위원, 방송위원회 전국동시지방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 등으로도 활동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