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0일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정당해산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공포정치의 시작”이라고 진단하며 여러 가지 우려되는 상황을 제시했다.

특히 조국 교수는 조만간 청와대와 내각 개편이 있을 것인데,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이번 통합진보당 해산결정을 받은 공을 인정받아 김기춘 비서실장 후임으로 가겠다며 2017년 차기 헌법재판소 소장이 누구로 임명될지도 짐작이 간다고 예상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국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통진당 해산, 국회의원직 박탈, 재산 몰수라는 법률적 결정에 이어질 정치, 사회적 상황이 매우 걱정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조 교수는 “새누리당 등 극우수구세력은 통진당은 ‘종북’ 세력, 비통진당 범진보세력을 ‘종북동조’ 세력으로 규정하고 공세를 펼 것”이라며 “2015년 내내 이 소리를 듣게 생겼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 의지는 전무하고, ‘경제살리기’ 능력은 없고, 각종 비리는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상황을 돌파하는 방도는 이것밖에 없다”며 “더 걱정인 것은 10만 통진당 당원에 대한 낙인과 수사”라고 우려했다.

조국 교수는 “이미 고영주 변호사(부림사건 검사 출신 세월호 조사위원) 등은 통진당 당원 전체를 국보법 위반으로 고발했다”며 “검경(검찰과 경찰)은 10만 당원 전체에 대해서는 소환장을 보내 겁을 주고, 그 핵심에 대해서는 대인적 강제처분에 들어갈 수도 있다. 힘과 공포의 정치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조만간 청와대와 내각 개편이 있을 것인데, (법무부장관) 황교안이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 후임으로 가겠구나”라고 예상하며 “‘공안파’ 천세 만세! 2017년 차기 헌재소장이 누구로 임명될지도 짐작이 간다”고 추측했다.

전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인용) 대 1(기각) 의견으로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을 결정했다.

정부(법률상 대표자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위헌정당심판 청구를 받아들인 헌법재판관은 박한철 헌재소장을 포함해 이정미, 이진성,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서기석, 조용호 재판관이다. 반면 김이수 재판관은 기각 의견을 제시했다.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 결정이 내려지자, 조국 교수는 페이스북에 “(헌법재판관) 8 대 1로 해산 및 의원직 박탈 결정. 여지없이 쓸어버리는구나. 희망이나 기대와 달리 헌법재판소 내에 ‘중도파’는 없었다. 헌법재판소 안팎 ‘공안파’의 완승이다”라고 촌평했다.

조 교수는 또 정당해산에 대해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김이수 재판관의 법리를 전한 기사를 링크하며 “어찌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최고위 법률가 집단 내에서 이런 의견이 단 한 명이란 말인가!”라고 씁쓸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