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에 제언] 법원공무원과 판사들 피로감 방치할 건가?

과중한 업무량 줄이기 위해 법원공무원 인력충원하고, 판사도 정원 채워야…대국민 사법서비스 위한 길 기사입력:2013-05-24 22:53:51
[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창원지법 이정렬 부장판사가 24일 저녁 7시50분경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불금!’이라며 올린 사진 한 장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을 보면 한 눈에 봐도 수백 장에 이르는 재판서류가 수북이 쌓여있다.

사진의 제목은 ‘불금’이다.
즉 ‘불타는 금요일’에 퇴근하지 못하고 재판서류를 검토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24일 저녁 7시50분경 트위터에 올린 사진

때문에 이 부장판사의 트위터 팔로워들이나, 페이스북 친구들이 걱정하고 있는데....
한 마디로 “일이 너무 많아 보여 걱정”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는 법원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가장 큰 원인을 하나만 꼽는다면, 바로 판사 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판사의 정원은 ‘각급 법원판사 정원법’에 규정돼 있다.

그런데 2011년 4월 개정된 ‘각급 법원판사 정원법’에는 각급 법원의 판사의 수는 2844명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시 말해 2011년의 판사의 정원은 2844명이라는 얘기로 볼 수 있다.

하지만 2012년 4월 기준으로 전체 법관(판사, 대법관 13명, 대법원장)은 2731명에 그치고 있다.

<로이슈> 기사자료를 참고하니 2012년 4월 기준으로 2월에 사법연수원 41기생 86명이 판사로 임용됐고, 또 법조경력자 출신 26명, 4월에는 법무관 출신 63명 등 총 175명이 신임판사로 임명됐다.

그럼 2011년 4월 기준으로 다시 환산해 볼까요...

2012년 4월 기준 전체 법관 2731명에서 그해 2~4월에 임용된 신임판사 175명을 빼면 2011년의 판사 수가 나오는데, 바로 2011년의 판사 수는 2556명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2011년 4월 기준으로 판사 정원은 2844명인데, 당시 판사는 2556명이니 288명이나 부족한 셈이다. 결국 2011년 판사 결원율이 10%정도 된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각급 법원판사 정원법’에 규정된 판사의 정원대로만 채워진다면, 과중한 업무에 지쳐 고단한 나날을 보내는 판사들의 업무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판사 10명이 정원인 법원에 현재는 판사가 9명밖에 없어 1명이 모자란다는 얘기인데, 결국은 충원되지 않은 결원 판사 1명의 몫을 나머지 9명이 분담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렇잖아도 산적한 업무에 시달리는 판사들에게 업무량이 과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면 축구경기에서 1명이 퇴장을 당하면 11대 10으로 경기를 치르게 되는데...
그럼 퇴장 당한 팀의 선수들의 피로감은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짐작이 가능하다.

판사들의 과중한 업무부담은 기본적으로야 얼핏 판사 개인의 문제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단편적이고 근시안적인 시각이다.

왜냐하면 판사의 과중한 업무부담은 신속하고 적정한 재판을 받아야 할 사건당사자들에게 피해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 예를 들어 본다. 재판장이 다음 재판기일을 보통 4주 후로 잡으면, 소송당사자들은 ‘왜 이렇게 길어?’ 하며 짜증을 내는 경우가 많다.

다~ 이렇게 너무 많은 사건 때문에, 다음 재판기일을 빨리 잡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것은 생각하지 않고, 사건을 빨리 처리하지 않는다고 재판부를 탓하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가 있다.
과중한 사건 업무량으로 판사들이 사건을 꼼꼼하게 챙겨볼 시간이 부족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재판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 결국 그 피해가 누구에게 가겠는가. 답은 뻔하다.

때문에 판사의 결원율은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에 국정감사 때마다 국회의원들은 이런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대법원으로서도 예산 따오기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인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이건 판사의 문제만이 아니라 검사도 마찬가지다.
검사의 결원율도 10% 정도되니까.
물론 다른 분야 공직도 어려움이 많겠지만 여기서는 법원에만 국한한다.

이렇게 이정렬 부장판사가 사진 한 장으로 보내는 메시지는 엄청나다.

<로이슈>는 최근 법원공무원들의 사망사고 관련한 기사를 몇 차례 보도했다.
2010년 이후 44명이나 운명을 달리했다. 그 중에는 판사도 3명이나 있다.

바로 이런 엄청난 업무량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법원공무원들의 자살과 암, 스트레스성 질병 등으로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법원공무원들은 급기야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요청했다.
또한 지난 21일에는 ‘레법원제라블’이라는 동영상을 제작해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예를 들어 10년 전과 비교하면 법원에 접수되는 민사 및 형사사건 등은 보통 복잡해지고 다양해 진 게 아니다. 법원공무원과 판사들을 매년 충원하고 있지만 복잡한 사건을 따라잡기 부족한 실정이다.

최근 법원공무원들 사망사고와 관련해 취재 과정에서 대법원이 법원공무원들의 인력충원에 대한 중지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대법원이 법원가족이라 부르는 법원공무원들의 과중한 업무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인력충원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판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력충원은 기본적으로 판사들의 업무부담을 덜어 줄 뿐만 아니라, 대국민 사법서비스의 질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면 해답은 명확하다.

대법원에 주문한다. 법대로만 하라는 것이다.
‘각급 법원판사 정원법’에서 규정하는 판사의 정원을 지키라는 것이다.
이는 신속하고 공정하며 질 높은 사법서비스를 받기를 원하는 국민을 위한 것이다.

더불어 신임판사의 숫자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급 경력법관들이 사표를 제출하고 정든 법원을 떠나지 않도록 다양한 우대정책을 마련해 ‘평생법관제’를 실현해 가는 다각적인 방안도 마련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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