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청와대가 10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경질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문을 발표한 시각이 밤 10시 40분경이고, 이남기 홍보수석이 자신 명의로 국민과 박근혜 대통령에게까지 사과하자 누리꾼들은 어이없어 하며 ‘한밤 황당 사과’라는 반응이다.

한마디로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를 해야지, 왜 청와대가 대통령에게 사과를 하느냐”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를 진상하는 비서들”, “아부아첨 달인들”이라는 격한 반응 등 참모진들에 대한 모진 질타가 쏟아졌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트위터에 “MB는 셀프사면, 박근혜정부는 셀프사과. 셀프 공화국!”이라고 촌평했다. 같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박지원 의원은 “청와대 사과는? 창조사과”라고 힐난했다.

박영선 의원은 또 “청와대 셀프사과를 보니 화가나 잠이 안 오네요. 박근혜정부 아직 정신 못 차렸네요. 여왕통치국으로 변해가는 이 현실을 어찌해야하나요?”라고 개탄했다.

먼저 이남기 홍보수석은 발표한 사과문에서 “먼저 홍보수석으로서 제 소속실 사람이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대단히 실망스럽고 죄송스럽다”며 “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홍보수석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번 사건의 내용을 파악한 직후, 대통령께 보고 드렸고, 그 즉시 조치를 취했다는 점과 앞으로 미국 측의 수사에 대해서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단히 성공적으로 평가받은 이번 방미일정 막판에 이런 일이 발생해서 너무나 안타깝고, 이번 방미를 성원해주셨던 국민 여러분과 동포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 청와대 홈페이지에 있는 사과문

◈ 박지원 “교장이 학생에게 사과할 일을, 학생이 교장선생님과 학생에게 사과?”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공보수석)과 비서실장을 역임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트위터에 “교장선생님이 학생에게 사과할 일을, 학생이 교장선생님과 학생에게 사과?”라고 이번 이남기 홍보수석의 사과를 질타했다.

박 의원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반복하면 안 됩니다. 17초 사과하고 똑같은 사과를 한다면 하고도 안 한 것만 못 합니다. 글쎄요 창조사과?”라고 힐난했다. ‘17초 사과’는 지난 3월30일 당시 장ㆍ차관 낙마 사태가 잇따르자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이 김행 청와대 대변인으로 하여금 17초짜리 사과문을 대신 발표하게 한 것을 말한다.

민주당 대변인 출신 신경민 최고위원도 트위터에 “금요일 심야 청와대 사과는 참 창조적. 우선 생중계 피하려 비공개로했구요. 이런 비공개는 사례 없고 이를 받아준 언론 책임있죠. 내용은 더 창조적입니다. ‘황공무지로소이다’로 보이네요. 현재 청와대 스타일입니다. 깔끔한 창조적 길이 있는데 굳이 피해가네요. 답답..”이라고 비판했다.

◈ 이재화 변호사 “문제투성이를 대변인으로 임명한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해야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법위원회 위원인 이재화 변호사는 트위터에 “靑, 윤창중 관련 홍보수석 명의 ‘대국민사과’”라는 기사를 링크하며 “홍보수석이 대통령에게 사과? 사과는 문제투성이 인물을 대변인으로 임명한 대통령이 국민에게 해야지...”라고 질타했다.

◈ 트위터 반응 “박근혜에게 사과를 진상하는 비서들!…아부아첨의 달인들”
◈ “삼성전자 불산 유출해 노동자들 죽고, 관계자가 나와 이건희 회장에게 죄송하다는 꼴”

트위터의 반응도 뜨겁다. 트위터리안 jchOOOO은 “박근혜가 고집 부려서 윤창중 임명해 놓고 그 놈이 대형사고치니...대국민 사과하라는데 오히려 사과를 받고 있는 박근혜! 박근혜에게 사과를 진상하는 비서들! 박근혜 판 봉숭아 학당!”이라고 맹비난했다.

fireOOOOO은 “(윤창중을) 누가 임명했길래, 대통령에게 사과한데? 참 희한한 사과방법이네”라고 어이없어 했고, minpOOOO은 “아부아첨의 달인들. 기회만 생기면”이라고 참모들을 맹비난했다

loveOOO은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석고대죄 해야 하는 사건을 두고 대통령이 사과를 받고 있으니, 이 나라가 대통령꺼냐?”며 “나라망신을 시켰으면, 일을 저질렀으면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해야지, 사과를 받고 있네. 어이상실”이라고 고개를 내둘렀다.

BulkOOOO은 “기가 찬 것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죄를 해야지, 박근혜는 뒤로 빠지고, 오히려 청와대가 대통령께 사과한다는 것은 또 무엇인가. 국민을 우롱하고 다시 민심을 폭발시킬 한심스런 머저리 짓. 거기에다 꼭 심야시간에 기자회견을 즐기는 까닭은 뭔가”라고 질타했다.

또한 시사성 있게 최근 대기업들에 빗대어 비난하기도 했다. pcwOOOO은 “삼성전자에서 불산 유출해서 노동자들 죽여 놓고 관계자가 나와서 이건희 회장에게 죄송하다는 꼴이네”라고 힐난했다.

또 smrOOOO은 “윤창중 사건, 청와대가 대통령과 국민에 죄송하다? 남양유업 관계자도 국민과 대표이사에게 죄송하다고 해야 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은 반드시 국민과 함께 사장님께 걸려서 죄송하다고 해야 되나?”라고 청와대를 꼬집었다.

◈ 민주당 “‘오기인사’ 대통령은 청와대 홍보수석한테서 사과 받을 위치 아냐”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한 후 국민들이 기다렸던 윤창중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청와대의 첫 반응이 민심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어서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참담한 사건에 충격을 받은 국민들에게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고, 이번 일에 대해 분명히 책임져야 할 청와대가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사건을 무마하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국민과 대통령에게 사과한다고 했다. 국민 반대를 무시하고 ‘오기인사’를 한 대통령도 이 사건에 큰 책임이 있는 당사자”라며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책임 있는 입장을 밝혀야지, 청와대 홍보수석한테서 사과 받을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이 사건을 (윤창중) 개인 문제로 호도하며 시간을 끄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자세로 국민들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이남기 “윤창중 대변인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켜 경질”

앞서 이남기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윤창중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을 경질하기로 했다”고 경질 소식을 전했다.

그는 “경질 사유는 윤창중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류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정확한 경위는 주미대사관을 통해 파악 중이며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투명하게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