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부산경남취재본부=전용모 기자] 강민구(56ㆍ연수원 14기)신임 부산지법원장은 12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업무에 들어갔다.

강 법원장은 파워포인트로 한 취임사에서 “ 돌이켜보면, 지난 27년간 일선 재판 현장에서 저는 ‘지뢰가 수북이 매설된 지뢰밭에서 소총 한 자루 들고 외롭게 서 있는 소대장’과 같은 느낌을 가졌다”며 “제 방은 항상 온, 오프라인 모두 여러분을 향해 열려 있음을 기억해 주고. 제 전화기에 여러분 모두의 전화번호를 담겠다”고 말했다.

강 법원장은 “재판에 흐르는 세 가지 원칙, 즉 △세상에 공짜는 없다 △뿌린 대로 거둔다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적불선지가 필유여앙(積不善之家 必有餘殃)이 바로 그것”이라며 “우리의 일상생활도 이 법칙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또 “그동안 우리 사법부는 세계은행 평가 민사 분야 연 4년째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국가를 기준으로 세계 1위, 사법정보화 부분 상위 3위 이내라는 기적 같은 성과를 이루었지만, 이 또한 지역주민의 신뢰 증진과 연결시키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강 법원장은 “우리 사명의 첫 번째 요소인 ‘공정하고도 신속한 재판’을 달성하는 것은 절체절명의 기본 과제이다”며 “각종 재판업무에서도 종전 관행에만 안주하지 말고 새롭고도 신선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 변화하는 최신 모바일과 ICT 기술의 흐름에 대해서도 학습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제가 최선의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성한 재판업무를 위임받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이념은 이른바 보수, 진보와 같은 편 가르기 이념이 아니라 헌법, 법률, 확립된 판례, 직업적 양심, 공평한 사회적 정의감이 그 이념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단순히 판결문을 잘 작성하고, 재판진행만 잘하면 모든 것이 다 된다는 그런 생각 속에 함몰될 것이 아니라, 법정에서 공정하고도 신속한 절차 진행에도 주의를 기울여서 모든 점에 있어서 이른바 ‘명품 재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법원장은 끝으로 “각 재판장이나 각 실, 과의 팀장급 리더들은 항상 합리적인 리더십을 행사해야 한다. 합리적인 리더십이라 함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섬김의 리더십(서번트 리더십)이며 결국, ‘솔선수범, 선공후사, 소통확립’ 이 세 가지로 모여 진다”며 “어려운 일을 즐겁고 신나게 하는 마음으로 부산법원을 ‘신명나고 함께하는 열린 최고법원’으로 만들어 행복한 날들을 지내기를 소원한다”고 밝혔다.

강민구 부산지법원장은 1958년 경북 구미 출신으로 서울 용산고, 서울대 법학과 졸업 및 석사수료를 하고 서울지법 판사, 창원지법 판사, 서울고법판사,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 겸임, 대구지법 부장판사, 수원지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전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창원지법원장을 지냈다.

특히 강민구 법원장은 최근 법조계뿐만 아니라 공직사회의 IT혁신 바람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인터넷 그 길을 묻다(2012)’의 저자이자 디지털법정과 예술법정의 선구자인 강 법원장은 1990년대 후반에 시작한 대법원 종합법률정보포털과 DB구축ㆍ전자소송제 도입 등 법률과 정보화 영역을 아우르며 사법 정보화를 선도했다.

또 창원지방법원장에 취임당시 가장 먼저 IT 업무 혁신을 법원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얼리어댑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