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차례 여론조사를 통해 알려진 대로 개헌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졌다. 국민들의 생각과는 동떨어져 있던 정치권에서는 꽤나 일찍부터 개헌에 대한 관심이 있었지만 국민적 동의가 없이는 쉽사리 움직이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 국민들도 지금의 체제와 선거 시스템을 더는 두고 보지 못하는 상황까지 왔다고 보기 시작했다.
이처럼 개헌의 관심이 높아지자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저마다 바라는 형태의 권력구조 방식을 피력하기 시작했다. 각자의 이해관계와 필요에 따른 주장이기도 하고, 또한 개헌에 대한 구체적인 사회적 논의체가 구성된 것이 아니므로 '뭐가 옳고 그르다.'라고 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니 각자 원하는 방식을 얘기하지 못할 이유가 없기는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 개헌을 논하는 정치인들은 오로지 차기 권력과 대권을 위한 권력구조 개편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다. 지금 한국의 시스템은 국민들의 수준에 맞지 않으며, 국가에 적합한 형태도 아니다. 그럼에도 일부 정치인들은 개헌을 권력구조 형태에 대한 용도로만 언급하고 있으니 한심스럽다.
개헌을 한다면 지방분권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함께해야 하고, 대법원장과 검찰총장 선출에 국민 투표제를 도입하여 입법부와 행정부에서 독립하도록 검토해야 하며, 감사원을 국회의 권한으로 두어 대통령과 행정부로부터 나누어서 올바른 견제활동이 되게끔 해야 하고, 헌법재판소도 민선으로 하는 등 국가 시스템 전반에 걸친 개편과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무엇보다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 국회의원 선거를 중대선거구제로 고치는 것이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승자독식 구조이며 50%에 가까운(혹은 50% 이상) 유권자의 의사는 사표가 돼버린다. 그리고 현재의 한국정치 구조는 지역주의에 근거한 묻지마식 정당투표가 따르면서 지역주의에 얽매인 투표가 지배하고 있다.
호남지역의 경우는 제3당의 선전으로 인해 그런 경향이 많이 무뎌졌지만 영남지역은 여전한 상태이다. 지역주의와 소선거구제는 거대양당 안에 있는 친박과 친노 세력이 패권주의를 이룰 수 있도록 해주는 멋진 앙상블이 돼주었다. 그러니 패권세력은 올바른 정치는 하지 않고 정당 내부의 기득권을 위해서 움직이기만 해도 권력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현대는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이 존재한다. 그런데 정치는 보수 아니면 진보, 친박 아니면 친노, 우리편 아니면 상대편 등처럼 흑백논리만 횡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결과 나라 전체가 어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 없는 지경이 됐다. 그러므로 중대선거구제를 통해 다당 구도를 이루어서 협의하는 정치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20대 총선에서 제3당의 선전은 우리나라 정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다당제 구조를 통해 극단적 대결과 양자구도의 양상을 허물고, 협의하는 정치와 정책 대결 등을 이끌고 있다. 그런 만큼 이제 건강한 다당제 구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손을 봐야할 때가 왔다. 사안 별로 연정이나 연대 등을 해서라도 타협과 표결에 의한 국회가 돼야 한다.
문제는, 중대선거구제도로 전환하려면 대대적인 선거구 개편을 해야 하는데 현역 국회의원들이 이를 직접 할 수가 있을지 의문이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조정이 수차례 지연 되어서 한동안 정상적인 선거운동이 되지 못했을 정도로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문제이다. 선거구 개편 문제는 국회 스스로가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라는 속담이 딱 맞는 상황이다. 그러니 만큼 선거구 조정에 대한 실무는 선관위 등에 맡겨야 한다. 지난 19대 국회처럼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받지 않으려면 말이다. 먼저 각 정당이 중대선거구제로 전환을 합의한 후에, 중앙선관위 등에게 선거구 조정을 맡기고 국회는 이를 두말없이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가능할 것이다.
과연 20대 국회와 정치권이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역시나 우리나라에 가장 큰 문제는 정치다.
“선거 기획과 실행”저자. 정치 컨설턴트 김효태.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칼럼]“개헌을 하려면...”
기사입력:2016-10-17 09: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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