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친문 세력의 더민주 장악은 필연이다”

기사입력:2016-09-05 10:00:26
지난 더민주의 8.27 전당대회를 통해 나온 결과는 누구나 예상할 만 했지만 어찌 생각해보면 굉장히 놀라운 결과이기도 하다. 현대 사회는 모든 분야가 저마다 다양성을 갖추고 있으며 그 안에서 조화가 이뤄지고 있다. 정치도 마찬가지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당의 중심부에는 주류와 비주류가 공존했고 서로 경쟁과 반복 속에서 다양함을 드러내며 공생하여 왔다.

더민주 보다 20일쯤 앞서 전당대회를 치른 새누리당의 경우를 보면, 당 지도부가 친박 위주로 구성되었지만 비박이나 비주류의 진입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어떤 정당이든, 그리고 어떤 전당대회의 결과에서든 당의 중심부를 차지하는 다수의 세력이 있고 그러면서도 소수의 세력이 함께해 왔다.

그런데 이번 더민주 전당대회는 비주류 혹은 비문 측에 인사는 단 한 명의 선출직 최고위원도 허락하지 않고 완전하게 친문세력 일색으로 구성됐다. 근래에는 물론이고, 과거 3김 정치시대 때도 보기 힘든 결과이다(원내대표는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되지 않으므로 예외로 한다). 애초에 이런 결과를 목표로 했거나 예상을 했었다면 실로 무서운 얘기이기도 하다.

특정 계파가 당 지도부를 100% 장악했다 함은 놀라운 결과이면서 무리수로도 보이지만, 어쩌면 지금의 결과는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문 전 대표와 친문세력 입장에서는 서둘러서 야권의 주류임을 재천명할 필요가 있었으며 그럴 정도로 매우 절박한 상황이었다. 어쩌면 매번 눈치나 보며 불평만 하는 비주류, 비노 진영보다는 낫다고 할 수도 있다.

친문세력이 갖는 절박함의 이유는 20대 총선의 실질적 결과에 따른 공포심 때문이다. 모두 알다시피 더민주는 20대 총선의 결과로만 보면 제1당이었지만 비례투표는 3등이었다. 좋아할 만한 사항이 아니다. 게다가 지지기반이었던 호남을 결국 날려버렸다. 문재인 전 대표의 호기에 찬 ‘호남지지 철회 시 은퇴’ 발언은 오히려 독이 됐었다.

호남민심의 변화에는 제3당(국민의당)의 존재도 나름의 역할이 됐었다. 더민주와 친문세력의 입장에서 가볍게 봤던 제3당은, 제1야당의 울타리를 벗어나면 손해라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려버렸다. 그리고 최소한 호남과 중도층에게서 만큼은 더민주와 친문세력을 넘어서 버렸다. 더구나 총선 당시는 아직 완전한 친문 정당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더민주는 20대 총선을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진행했는데 김종인 대표는 대놓고 ‘친노 및 운동권으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선거에서 진다)’고 주장하였으며, 김종인 대표의 이런 전략이 통하면서 더민주가 제1당이 될 수 있었다. 친노, 친문세력이 당 지도부였거나 당의 핵심 혹은 당의 간판이 아닌 상태로 선거를 치르니 좋은 결과가 나와 버린 것이다.

친노 세력이 당 지도부였거나 당의 핵심(간판)이 돼서 선거를 치르면 결과가 좋았던 적이 없었다(선거를 이긴 적이 없었다). 인정하고 말고를 떠나서 분명한 사실이다. 선거를 이기지도 못하는데 당권마저도 잡지 못하면 친문세력은 점차 소멸될 수도 있다. 그러니 친문 세력입장에서는 차라리 무리수를 써서라도 당 지도부를 장악한 것으로 논란이 되는 것이 훨씬 낫다.

지금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 대선에서 2등을 한 후광효과라는 말이 있다. 대선 2등후보가 대권재수를 하면 지난 대선의 효과가 이어져서 괜찮은 수치의 지지율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헌데 대선 2등후보가 대권 재수시절에 보였던 과거의 사례를 비교해보면, 지금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빈약한 수준이다.?반기문 총장과의 지지율 차이도 좁히지를 못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들이 종합하여 나오게 된 것이 '이회창-문재인 평행이론'이다. 한마디로 '문재인 전 대표는 필패후보'라며 얘기하고 싶은 것을 평행이론으로 에둘러서 표현한 것이다. 더구나 지금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과거 이회창 후보의 사례에 비해서도 낮은 지수이다. 하지만 아무리 뭐라고 하더라도 친문세력의 생존을 위해서 문재인 전 대표가 반드시 대선후보가 돼야한다.

‘홀아비 사정은 과부가 잘 안다’는 말이 있듯이, 적대적 공생관계인 친박 세력이 새누리당에서 주류를 점하고 정권을 잡고 있는 것이 친문세력 입장에서는 다행일 수도 있다. 혹여나 야권에 다른 유능한 세력과 정치인이 주류가 되어서 정권창출을 하게 되면 친노고 친문이고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자신들이 해놓은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 지도부의 장악은 친문세력의 숙명이고 필연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친문은 더민주의 주류를 확보하고 있어야 하며, 문제인 전 대표는 반드시 대선후보가 돼야만 한다. 그리고 반드시 그리될 것이다. 모두들 이런 점은 확실하게 알고가자.

‘선거 기획과 실행’의 저자. 정치 컨설턴트 김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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