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길도 ‘도로’…법원, 음주운전 인정

대구지법, 불특정 다수의 통행 공개돼 있다면 도로 기사입력:2006-05-07 21:36:43
주택가의 막다른 골목길이라도 특정인들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통행이 제한돼 있지 않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량의 통행을 위해 공개돼 있다면 이는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김종혁 판사는 최근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기 집 앞까지 골목길 20m를 운전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2005고단7397)

법원에 따르면 피고인 A씨는 2005년 11월 5일 새벽 1시 40분경 운전면허 없이 혈중알콜농도 0.134%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대구 내당동 OO빌라 앞에서부터 자신의 집 앞까지 골목길 20m 가량을 운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차량을 운전한 골목길은 사유지로서, OO빌라 주민들이나 그들과 관련된 특정한 용건이 있는 자들만이 사용할 수 있고, 그들에 의해 자주적으로 관리되는 장소이므로 도로교통법의 적용대상이 되는 도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종혁 판사는 판결문에서 “도로교통법에서 ‘도로’는 도로법에 의한 도로, 유료도로법에 의한 유료도로로 그 밖의 일반교통에 사용되는 모든 곳을 말한다”며 “‘일반교통에 사용되는 모든 곳’은 현실적으로 불특정다수의 사람 또는 차량의 통행을 위해 공개된 장소로서 교통질서유지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교통경찰권이 미치는 공공성이 있는 곳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이어 “이 사건 골목길과 같이 특정인들만 사용할 수 있도록 통행이 제한돼 있지 않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량의 통행을 위해 공개돼 있다면 주택가의 막다른 골목길도 도로교통법이 적용되는 ‘도로’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김 판사는 그러면서 “피고인이 운전면허가 취소된 이후 무면허운전이나 음주측정거부 등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등 죄질이 좋지 못하나, 운전거리가 짧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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