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대신 의료행위하게 하고 공단에 요양급여비용 청구 사기죄 무죄 원심 파기환송

기사입력:2026-10-26 06: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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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천대엽)는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부정의료업자), 의료법위반, 사기,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원장)에 대한 유죄·무죄(사기)부분을 전부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서울중앙지법)에 환송했다.

의료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행정원장인 피고인 B(징역 2년, 2억9550만 원 추징)와 경기 Y병원 의사(원장)인 피고인 C(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1억 원 추징))의 상고는 모두 기각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을 유지했다. 피고인 B는 의약품공급자, 의료기기판매업자로부터 6100만 원, A와 공동 3억 3000만 원, 2억 원을, 피고인 C는 1억 원을 받았다.

피고인 A는 서울 관악구에 있는 이 사건 병원의 대표자인 원장으로서, 2015. 5. 13.경 피고인이 단독으로 G에 대한 ‘인공 고관절 반치환 수술’을 시행한 것처럼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G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다.

그러나 사실, 위 G에 대한 수술은 마취의 H가 마취주사를 놓아 G의 하반신을 마취시킨 후, 피고인이 수술 부위를 절개하고 의료용 절삭기로 골반의 고관절 부위를 둥글게 절단하고, 의사가 아닌 I가 G의 대퇴골 골수공간에 의료용 드릴을 밀어 넣어 공간을 만든 후 인공 고관절을 끼워 넣는 등 수술의 주요 부분을 시술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속의 성명불상 담당 직원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2015. 7. 9.경 요양급여비용 명목으로 4,331,520원을 교부 받은 것을 비롯해 그때부터 2019. 5. 22.경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총 23회에 걸쳐 합계 9538만8620원을 교부받아 편취했다.

한편 피고인 A는 근로계약서 미교부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41명의 임금 등 합계 2억 3720만798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않았고, 23명의 퇴직금 합계 1억 525만9506원도 지급하지 않았다.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0. 4. 선고 2019고단4959, 2020고단1523(병합) 판결]은 피고인 A에게 징역 2년 6월 및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일부 무죄). 또 2억 9550만 원을 추징을 명했다. 벌금 및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다.

피고인 A는 국민보건 향상을 이루고 국민의 건강한 생활 확보에 이바지할 사명을 가지는 의료인으로서, 의료인 자격이 없는 I으로 하여금 의료행위를 하도록 공모 및 지시했다. 피고인 A, B는 공모하여 의약품 공급자인 D, E 및 의료기기 판매업자인 H, K, C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취했다. 피고인 A, B가 취득한 경제적 이익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범행을 대부분 부인하고 있다. 피고인에게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

원심(2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1. 14. 선고 2022노2526 판결)은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및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2억9550만 원의 추징을 명했다. 벌금 및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다.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은 무죄.

피고인 A에게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을 기망하여 요양급여 비용을 편취 한다는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대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했다.

I가 이 사건 수술에서 담당했던 행위는 리트렉터(수술 부위를 벌려 주는 수술용 도구)를 잡거나 임팩터[인공관절이 손상되지 않도록 인공관절에 연결하여 말렛(인공관절을 뼈에 심을 때 타격하는 망치와 같은 수술용 도구)으로 타격할 수 있도록 하는 수술용 도구]를 잡아주는 등 극히 일부의 진료보조행위에 그쳤다.

그 외 이 사건 수술에서의 주된 의료행위는 모두 피고인이 직접 시행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I가 주된 의료행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담당했다고 단정할 증거는 부족하다고 봤다.

이 사건과 같이 수술 과정에서 의사가 아닌 자가 극히 일부의 진료보조행위만을 담당한 경우는 의사가 아닌 자가 직접 피부 절개나 봉합 등 수술의 주된 의료행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한 경우와 비교하여 무면허 의료행위의 성격이나 중요성, 전체 의료행위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I가 이 사건 수술 도중 일부 진료보조행위를 수행했다는 사정 만으로 곧바로 해당 수술에 대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피고인에게 어떠한 편취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고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구 의료법(2019. 8. 27. 법률 제165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의료법’이라 한다) 제27조 제1항 본문], 이를 위반한 사람은 형사처벌을 받는다(구 의료법 제87조 제2항 제2호). 또한 영리를 목적으로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업으로 할 경우에는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제1호에 따라 가중된 형사처벌을 받는다. 의료법이 의료인의 자격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의료인이 아닌 사람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취지는, 의료행위가 고도의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 함과 동시에 사람의 생명ㆍ신체 또는 일반 공중위생과 밀접하고 중대한 관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사람의 생명ㆍ신체나 일반 공중위생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여 궁극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하고자 하는 데 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7도5531 판결 등 참조).

의료기관에서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인과 함께 의료행위를 했음에도, 의료기관의 대표자 등이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마치 의료인이 적법하게 의료행위를 한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그 부분 의료행위에 관한 요양급여비용까지 지급을 청구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하여금 요양급여비용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으로서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이러한 기망행위에 의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을 경우에는 그 부분 요양급여비용에 관한 사기죄가 성립한다.

또한 의료기관의 대표자 등이 이러한 사정을 알고도 미필적으로라도 이를 용인했다면 사기죄에서의 고의도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I는 이 사건 수술 자체에만 가담했으므로, 그 부분 수술 이외의 입원비, 약제비, 검사비 등과 관련한 요양급여에 대하여는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에게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을 기망하여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한다는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 사건 수술에 관한 요양급여비용 부분 공소사실까지 무죄로 판단했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무면허 의료행위 관련 요양급여비용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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