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號 동구바이오제약, 제조기록 조작에 GMP 취소·1심 패소…처분 정지 725일 넘어

록소리스정·글리파엠정 허가 외 제조·허위기록…21개 제조단위 적발

1심 패소 뒤 9월 잠정 집행정지·10월 추가 인용…내용고형제 생산 유지
기사입력:2026-10-14 15:15:00
동구바이오제약 조용준 회장. 사진=동구바이오제약 홈페이지

동구바이오제약 조용준 회장. 사진=동구바이오제약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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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여송 기자] 조용준 회장이 이끄는 동구바이오제약이 허가사항과 다른 의약품 제조 및 제조기록서 허위작성으로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적합판정 취소처분을 받은 뒤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했지만, 항소심에서도 집행정지가 인용되면서 내용고형제 생산을 이어가게 됐다.

올해 8월 말까지 취소처분의 효력이 정지된 기간은 725일에 달한다. 20년 넘게 회사를 이끌어온 조용준 회장의 품질관리·감독 책임과 함께 행정처분 집행이 장기간 지연된 경위가 주목된다.

14일 허종식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동구바이오제약 공시 등을 종합하면, 회사는 2024년 8월 13일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향남공장 내용고형제 GMP 적합판정 취소처분을 통보받았다. 문제가 된 제품은 해열·진통·소염제 록소리스정과 당뇨병 치료제 글리파엠정2/500mg이다.

식약처는 2024년 2월 점검을 통해 동구바이오제약이 두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첨가제 등을 허가사항과 다르게 사용하고도 제조기록서에는 허가대로 제조한 것처럼 거짓 작성한 사실을 적발했다. 록소리스정에서는 허가된 양보다 많은 첨가제가 투입됐고, 글리파엠정에서는 허가사항에 없는 용매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반은 여러 제조단위에 걸쳐 확인됐다. 2024년 경인식약청 자료를 인용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GMP 적합판정 취소제 시행 이전인 2022년에도 16개 제조단위에서 제조기록서 거짓 작성이 확인됐다. 2022년 12월 취소제 시행 이후에도 21개 제조단위에서 허가와 다른 제조 및 기록서 허위작성이 이어졌다. 단일 제조단위의 일회성 위반이 아니라 여러 제조단위에서 문제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당시 품질관리 체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식약처는 이에 따라 2024년 2월 해당 제품 2종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 중지와 회수 조치를 내렸다. 이어 같은 해 8월에는 해당 제품을 생산한 내용고형제 제조시설의 GMP 적합판정을 취소했다. GMP 적합판정 취소는 해당 제형의 제조 자격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행정처분이다.

그러나 취소처분의 효력은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멈췄다. 동구바이오제약은 2024년 9월 6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본안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까지 처분 집행을 미뤘다. 허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처분 정지 기간은 725일이다.

이후 2026년 8월 13일 행정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지만, 회사는 다음 날인 14일 항소장을 제출하고 추가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기존 집행정지는 1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9월 12일까지 유효했다. 법원은 만료를 이틀 앞둔 9월 10일 추가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결정이 나올 때까지 취소처분의 효력을 잠정 정지했다. 이어 지난 8일 항소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까지 처분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번이 첫 번째 GMP 관련 집행정지 사례도 아니다.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동구바이오제약은 2022년 11월 29일부터 2023년 1월 16일까지 진행된 별도의 GMP 처분 관련 소송에서도 49일간 집행정지를 받았다. 이후 해당 처분의 집행은 재개됐다. 당시 위반 내용은 이번 제조기록서 허위작성 사건과 동일한 유형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GMP 관련 처분을 둘러싸고 집행정지를 받은 사례가 반복됐다는 점은 확인된다.

특히 이번 위반과 행정처분은 조용준 회장의 장기 경영체제에서 발생했다. 조 회장은 1991년 회사에 입사해 2005년 12월 대표이사에 취임했으며, 지난해 1월 회장으로 승진했다. 위반이 확인된 2022~2023년부터 2024년 행정처분, 올해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회사 경영을 이끌어왔다.

조 회장은 과거 GMP 기준에 맞춘 제조시설 확충 등을 경영 성과로 내세운 바 있다. 그러나 허가사항과 다른 제조 및 제조기록서 허위작성이 여러 제조단위에서 반복됐다는 점에서 장기간 이어진 경영체제 아래 제조·품질관리 절차에 대한 감독이 충분히 작동했는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원료·첨가제 사용과 제조기록서 작성은 의약품 품질관리의 기본적인 절차라는 점에서 경영진의 관리·감독 책임도 거론된다.

취소처분이 실제로 집행될 경우 회사의 사업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동구바이오제약이 공시한 2023년 내용고형제 부문 매출은 약 1430억원으로, 같은 해 별도 기준 전체 매출의 66.57%에 해당한다. 이는 실제 발생한 손실액이 아니라 GMP 적합판정 취소처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제조 부문의 당시 매출 규모다.

반면 위반이 적발된 록소리스정과 글리파엠정의 2023년 외래 처방액은 약 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록소리스정이 약 20억원을 차지했다. 두 제품의 처방액과 내용고형제 부문 전체 매출은 서로 다른 지표지만, 일부 품목의 위반이 해당 제형 전체의 제조 자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처분 범위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내용고형제 생산이 중단될 경우 동구바이오제약에 생산을 위탁한 다른 제약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서 데일리팜은 회사가 생산하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연질캡슐이 19개사, 에제티미브·아토르바스타틴 복합제가 10개사에 공급된다고 보도했다.

회사 측은 위반 이후 제조·품질관리 체계를 개선했다는 입장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 2년간 생산 및 품질 관련 신규 설비 41종을 도입하고 원료관리 절차 전산화와 GMP 위원회 운영 확대 등 개선 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또 2025년 식약처 정기감사에서 중대·중요 등급의 지적사항 없이 검사를 마쳤으며, 기타 지적사항에 대해서도 개선 조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동구바이오제약은 문제가 된 두 제품에 대해 제조·판매 중지와 회수 조치를 시행하고, 별도로 부과된 제조업무정지 처분도 이행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1심 판결이 행정처분과 관련한 법률적 쟁점에 대한 판단으로, 현재 유통 중인 제품의 품질이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항소심에서도 관련 법령과 사실관계에 대한 입장을 소명하겠다고 설명했다.

허종식 의원은 GMP 위반 업체들의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문제에 대해 "처분이 나중에 집행되더라도 그 사이 시장에 풀린 의약품은 되돌릴 수 없는데, 식약처는 얼마나 출하됐는지조차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처분 관련 소송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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