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 중 '스타' 접속 하루 최대 9시간...'황수훈號' 국보연 기강해이 도마

육아휴직 부정 사용 직원도 NST 이사장 표창으로 감봉 대신 견책

11월 임기 만료 앞둔 황수훈 소장, 재임 중 내부 기강 관리 도마
기사입력:2026-10-12 17:55:00
국가보안기술연구소 황수훈 소장. 사진=ETRI

국가보안기술연구소 황수훈 소장. 사진=ET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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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여송 기자] 국가 사이버안보를 담당하는 국가보안기술연구소(국보연) 직원들이 관리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근무시간 중 게임 '스타크래프트' 서버에 반복적으로 접속하다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5명 가운데 1명의 누적 접속 시간은 90시간 이상이었으며, 하루 최대 접속 시간은 8시간 53분에 달했다.

그러나 국보연은 직원 5명 모두에게 경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리고, 감봉 처분 직원에 대해서도 과거 표창 수상 이력을 이유로 수위를 낮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황수훈 소장 재임 중 발생한 이번 사건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안마의자·고위직 교육비 논란에 따른 올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특정감사에 이어 드러나면서 기관의 복무 관리와 내부 기강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 관리자 자리 비우자 '배틀넷' 접속…하루 최대 8시간 53분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 유성구을)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부설 국가보안기술연구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보연 사이버안보훈련센터 소속 직원 5명은 2024년 9월부터 12월까지 근무시간 중 스타크래프트 게임 서버인 배틀넷에 반복적으로 접속했다.

직원별 누적 접속 시간은 최대 90시간 이상으로 조사됐다. 한 직원의 하루 최대 접속 시간은 8시간 53분이었으며, 다른 직원도 하루 최대 7시간 21분 동안 게임 서버에 접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센터 관리자가 휴가나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업무용 PC 등을 이용해 게임 서버에 접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직원들은 큰 행사가 끝난 뒤 회포를 풀자는 의견이 나와 게임에 접속했다고 진술하면서도, 서버에 접속한 시간 내내 실제 게임을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국보연은 국가 암호기술과 사이버안보·정보보호 기술 등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국가 사이버안보 전문 인력이 근무하는 훈련센터에서 관리자의 부재를 틈타 비업무용 서버 접속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복무 관리와 내부 통제의 적정성이 문제로 제기된다.

◆ 외부 교육용 회선 관리 미흡…차단 이후에도 로컬망 접속 흔적

게임 서버 접속이 반복된 배경에는 네트워크 관리 미흡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안보훈련센터는 국보연 본원과 떨어진 별도 건물에 자리 잡고 있으며, 외부 교육용 회선을 사용해 게임 서버 접속이 차단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들은 이러한 환경을 이용해 근무시간 중 게임 서버에 접속했다.

특히 2024년 12월 실험인터넷 회선이 차단된 이후에도 일부 직원이 내부 로컬망을 이용해 접속한 흔적이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같은 센터 직원이 ETRI 신문고에 제보하면서 드러났다. 관리자 부재 기간에 장시간의 게임 서버 접속이 반복되고 회선 차단 이후에도 로컬망 이용 흔적이 발견되면서 국보연의 복무 관리와 네트워크 이용 통제에 허점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보연도 관리 미흡을 인정하고 사후 조치에 나섰다. 교육용 회선을 중앙관리 방식으로 통합해 사용 기록을 모니터링하고, 게임 등 비업무용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도록 했다. 또한 전 직원 대상 보안교육과 센터 내 관련 교육을 2회 실시했으며, 외부 교육용 네트워크 운영 결과를 정기적으로 점검·보고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 육아휴직 부정 사용까지 적발됐지만…NST 이사장 표창으로 징계 감경

징계 수위도 논란이다.

국보연은 징계위원회를 거쳐 게임 서버 접속으로 적발된 직원 5명 모두에게 경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렸다.

특히 게임 서버 접속 시간이 가장 길었던 직원은 육아휴직 부정 사용 등 다른 문제도 함께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보연은 해당 직원에 대해 감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표창 수상 이력을 반영해 징계를 견책으로 낮췄다.

국보연은 해당 직원들의 게임 서버 접속 시간만큼 개인 연차 유급휴가를 차감했으며, 연차가 부족한 직원에 대해서는 급여에서 차감하는 조치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 내부 신고인은 괴롭힘 진정…국보연 "괴롭힘 해당하지 않아"

사건을 신고한 직원의 사후 상황도 논란이 됐다.

신고인은 사건 이후 게임에 참여한 직원의 관리자가 자신에게 언성을 높이는 등의 일이 이어졌다며 직장 내 괴롭힘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보연은 고충처리위원회 논의 결과 해당 사안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직원들의 복무 위반을 알린 신고인이 오히려 관리자의 언행을 문제 삼아 별도의 진정까지 제기해야 했다는 점이다. 국보연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더라도, 이 같은 결정만으로 내부 신고자가 조직 내에서 충분히 보호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 안마의자·고위직 교육 논란에 특정감사까지…황수훈호 내부 기강 도마

국보연의 기관 운영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의원이 국보연 소장실에 설치된 720만원 상당의 안마의자와 고위직 14명을 대상으로 명상과 요가 등이 포함된 역량강화 교육에 2000만원이 넘는 비용이 쓰인 점을 지적했다.

본지는 지난해 10월 국보연의 안마의자·고위직 교육비 문제와 함께 최근 10년간 특정 법무법인에 소송대리 13건, 2억4630만원 이상의 비용이 집중된 문제를 보도한 바 있다.

이후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안마의자 구입과 고위직 교육 문제에 대해 특정감사를 실시해 국보연 소장과 부소장 2명에 대한 경고 의견을 냈다.

지난 4월 공개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보연은 내부 안마기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복지 차원에서 기구 도입을 추진했으나, 예산 부족으로 1대만 구매할 수 있게 되자 소장실에 우선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소장실 집무 환경 개선' 명목으로 내부 결재를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강원도에서 진행된 고위직 14명 대상 전략리더 역량강화 교육 역시 교육비와 숙박비가 과거 2년간 시행된 보직자 교육의 평균보다 2.6배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황수훈 소장은 2023년 11월 15일 선임돼 3년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에서 약 25년간 근무하며 센터장과 국장 등을 지낸 황 소장은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번 게임 서버 접속 사건 역시 황 소장 취임 이후인 2024년에 발생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기관 운영 문제가 올해 특정감사로 이어진 가운데, 황 소장 재임 기간에 발생한 직원들의 복무 위반과 징계 감경 사실까지 공개되면서 조직 기강과 관리·감독 책임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황정아 의원은 "국가의 사이버안보를 지켜야 할 직원들이 관리자 부재를 틈타 게임 서버에 반복 접속한 것은 심각한 기강 해이"라며 "감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도 과거 표창을 이유로 견책으로 낮춘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솜방망이 징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철저한 복무 관리와 엄정한 책임 추궁은 물론, 내부 신고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체계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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