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 재발 방지 치료 프로그램, 재범률 낮추는 데 효과 있나?

[형사정책 연구브리핑] 성범죄자 치료 완주자 재범률 35%, 중도탈락자는 52%...치료 중단 시 '범죄자 정체성'으로 회귀 위험 높아 기사입력:2025-09-04 15:21:32
교도소는 출소 후 범죄자의 재범 방지와 사회 정착을 위해 다양한 교육, 직업훈련,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내에서는 교정본부 내에 심리치료과를 신설하고, 각 교정기관에 심리치료팀을 두어 전문성을 강화해왔다.

심리치료가 특히 중요한 집단은 성범죄자다. 국내에서는 2014년 이후 모든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재범위험성을 평가해 저·중·고위험군으로 구분하고, 인지행동치료(CBT)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윤정숙 외, 2021).

저위험군은 법원 명령에 따라 80시간 이하의 기본과정을 이수한다. 중간위험군이나 80~120시간의 명령을 받은 경우에는 100시간의 집중과정을, 고위험군 또는 120시간을 초과한 명령자는 최장 300시간의 심화과정을 이수한다. 일부는 정규과정 종료 후 특별과정을 추가로 받기도 한다(윤정숙 외, 2021). 문제는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반사회적 태도와 행동을 교정하고 친사회적 기술을 습득해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마치는 데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치료 프로그램 중도탈락은 재범률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성범죄자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중·고위험군이 충분한 기간이나 강도로 치료받지 못하면 효과를 얻지 못하거나 오히려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독일 바이에른주의 교정시설 내 사회치료단위(Social-Therapeutic Unit, STU) 운영 경험을 다룬 연구가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Criminal Behaviour and Mental Health(범죄 행동과 정신 건강)>에 게재된 Carl 박사(독일 Friedrich-Alexander대학)와 Lösel 박사(영국 케임브리지대 범죄학연구소)의 'When sexual offender treatment in prison-based social-therapeutic treatment is not completed: Relationship to risk factors and recidivism after release(교도소 내 사회치료 중 성범죄자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하지 못했을 경우: 위험요인과 출소 후 재범과의 관계)' 연구는 2004~2015년 사이 STU 프로그램에 참여한 성인 남성 성범죄자 528명을 추적 조사했다.

독일 바이에른주의 교정시설 연구에 따르면, 성범죄자 치료 프로그램을 완주한 경우 재범률이 35%인 반면 중도탈락자는 52%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치료 지속성과 개별 맞춤형 접근이 재범 방지에 핵심임을 시사한다. /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디자인팀

독일 바이에른주의 교정시설 연구에 따르면, 성범죄자 치료 프로그램을 완주한 경우 재범률이 35%인 반면 중도탈락자는 52%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치료 지속성과 개별 맞춤형 접근이 재범 방지에 핵심임을 시사한다. /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디자인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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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교도소 치료 프로그램 완료자 vs. 중도탈락자


바이에른 교도소 규정에 따르면, 2년 이상 형을 선고받은 모든 성범죄자는 형기 중 교도소 내 사회치료단위(STU)로 이송된다. 예외적으로 폭력범이나 2년 미만 형기의 성범죄자도 참여할 수 있다. STU는 지원적 치료 분위기를 보장하고, 수용자의 교도소 안팎 사회적 환경을 함께 고려한다.

심리치료의 목표는 역기능적 대처, 인지 왜곡, 분노·정서 조절, 성교육, 사회적 기술, 재범 예방 등 동적 위험 요인(예: 알코올 문제 등 변화 가능한 요인)을 변화시키는 데 있다. 프로그램은 보통 2년간 진행되며, 형기에 따라 12~36개월로 조정된다. 치료를 마친 수용자는 STU에서 직접 사회로 출소하지만, 중도탈락자는 일반 교도소로 되돌아간다.

치료 완료 여부는 출소 시 교도소 직원이 평가했다. 중도탈락자는 순응도·동기 부족, 문제행동, 사전 평가에서 드러나지 않은 인지 장애나 언어 문제로 조기 종료한 경우였다. 완료자는 치료를 상호 합의하에 마쳤거나 행정적 사유(조기 출소, 자원 부족 등)로 종료한 경우였다.

참여자 528명 중 428명은 치료를 완료했고, 100명(19%)은 치료를 계획대로 이수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참여자들의 '출소 후 재범'을 일반 재범(모든 범죄), 중대 재범(2년 이상 징역, 정신병원 수감, 예방구금), 성범죄 재범(성범죄 유죄판결)으로 구분해 출소 이후부터 평균 9.43년간 추적했다.

■범죄 경험 많은 성범죄자들이 치료 중단할 가능성 높아

분석 결과, 전체의 38%(168명)가 재범했다. 치료 완료자의 35%, 중도 이탈자의 52%가 재범했다. 특히 2년 이상 치료 후 탈락한 집단은 조기 종료자보다 더 높은 재범률을 보여, 치료를 중도 종료하거나 징계·안전 문제로 중단된 경우 재범 위험이 훨씬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중도 이탈자는 완료자보다 대체로 연령이 낮고, 이주민 비율이 높았으며, 전과가 많았다. 또한 성범죄와 동시에 비성범죄 폭력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도 높았다. 반면 피해자가 낯선 사람일 가능성이나 음주 상태에서 범행할 확률은 낮았다. 중도탈락이 범죄 경험이 많은 집단에서 더 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로, 기존 연구와 일치한다.

치료 중단자는 위험요인과 치료 기간을 통제한 뒤에도 더 높은 재범률을 기록했다. 만약 단순히 '치료 시간 부족'이 원인이라면, 치료를 일찍 떠난 집단의 재범률이 가장 높아야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반대로 치료 완료자의 재범률은 치료 기간과 무관했다.

■치료 중도 이탈 방지보다 중요한 것

연구진은 모든 수용자를 무조건 치료에 남겨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긍정적 치료 분위기를 유지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효과가 없거나 치료 분위기를 해치는 경우는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중도탈락자와의 투명하고 명확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 목표에 대해 참여자와의 상호 논의를 통해 탈락을 예방하거나 최소한 부정적 결과를 완화해야 한다.

또한, 부분적 진전이라도 향후 교정계획에 반영해 참여자의 좌절이나 낙인의 부정적 효과를 줄여야 한다. 치료 종료는 다른 모든 가능성을 고려한 후 최후의 수단으로만 이뤄져야 하며, 장단점을 신중히 논의해야 한다.

특히, 치료 후반부에 중도 배제되면 수용자의 자기개념과 변화 동기가 무너지고, 다시 '범죄자 정체성'으로 회귀할 위험이 크다. 이미 자원을 투입했던 2년 이상 치료를 받은 수용자가 프로그램을 떠나면, 새로운 행동 전략을 습득하던 과정이 무너지고, 다시 범죄적 정체성에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획일적 프로그램 지양, 맞춤형 접근 필요

연구 결과 성범죄 치료프로그램을 단순히 이수하는 것만으로는 재범 예방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참여자의 동기와 순응도다. 초기 탈락은 인지 능력 부족이나 언어 문제 등 재범과 무관한 요인이 작용할 수 있지만, 후기 탈락은 동기 부족이나 문제행동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동기는 시간이 지나며 변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 평가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성공적인 프로그램 이수 여부는 범죄자의 특수한 요구에 적절히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범죄자의 특수한 요구에 반응한다는 것은, 개인의 고유한 개인적·사회적·생물학적 특성에 맞춘 유연한 개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 이수자가 정신질환이 악화되거나 불안 수준이 심화될 경우 중도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획일적(one-size-fits-all) 프로그램이 아니라, 개별 수용자의 요구(needs)와 반응성(responsivity)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연구논문
Carl, L. C., & Losel, F. (2021). When sexual offender treatment in prison-based social-therapeutic treatment is not completed: Relationship to risk factors and recidivism after release. Criminal Behaviour and Mental Health, 31(6), 421–435.

▶기타 참고 논문
윤정숙·김낭희·이태헌(2021). 디지털 성범죄자 특성연구 및 심리치료 프로그램 기초매뉴얼 개발 연구용역, 법무부.

김지연(Jee Yearn Kim) Ph.D.
독립 연구자로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형사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범죄자 분류 및 위험 평가(Offender Class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효과적인 교정개입의 원칙(Principles of Effective Intervention), 형사사법 실무자의 직장 내 스트레스 요인, 인력 유지 및 조직행동(Workplace Stressors, Retention, and Organizational Behavior of Criminal Justice Practitioners), 스토킹 범죄자 및 개입 방법(Stalking Offenders and Interventions)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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