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울소년분류심사원에서 꿈을 찾았어요"

기사입력:2020-11-12 20: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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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소년분류심사원 분류심사관 구하현
[로이슈 전용모 기자]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모락산 둘레길을 걷노라면 여름철 짙은 녹음을 이루었던 나뭇잎이 다양한 색깔의 단풍이 되어 모락산을 아름답게 물들였다가 싸늘한 기온에 낙엽이 되어 하나, 둘 지고 있다.

138억 년 전 빅뱅으로 시작된 우주나 46억 년 전 태양계가 만들어지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탄생한 것에 비하면 너무나도 짧은 봄과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찰나의 순간이지만 저 나뭇잎도 꿈이 있었을 텐데......, 그 꿈을 이루고 다시 대지의 품으로 돌아가는 거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서울소년분류심사원에서 위탁생의 신분으로 생활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꿈”을 생각해 본다.

필자는 1992년 9월 7일, 광주소년원에서 시작한 법무부 공무원 생활, 그 후 28년 하고도 2개월, 그리고 2007년 7월부터 2020년 11월 현재까지 약 5년 동안 서울소년분류심사원에서 분류심사관을 하면서 2,200여 명의 위탁생 등을 분류심사와 상담 조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어느 한 명도 소홀하게 대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면서 비행 원인을 진단하고 다시는 비행을 저지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그 청소년들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류심사와 상담 조사를 했는데 그들 중에 이런 꿈을 가진 청소년들이 있다.

지금 군 복무 중이지만 인하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에 진학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여 꼭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되어 우주에 우리나라 자체 기술로 개발된 우주선을 쏘아 올리겠다던 ‘종현(가명)’

호주에 사는 가족에게 가지 않고 홀로 지내면서 연예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홍대거리에서 열심히 댄스로 버스킹을 하고 있는 ‘윤진(가명)’,

UFC 세계 챔피언이 되기 위해 승수를 하나씩 쌓아가고 있는 ‘준성(가명)’,

보호직 공무원이 되어 퇴직이 몇 년 남지 않은 저와 함께 꼭 근무하고 싶다며,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송희(가명)’,

몸에 문신이 많아 꿈을 이룰 수 없을 것 같다며 긴 한숨을 내쉬면서도 문신을 지우고 꼭 경찰이 되겠다던 ‘진섭(가명)’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더니, 진짜 벌써 사회복지사 경력 2년이 되어 며칠 전에는 관할 구청장 표창장까지 받았던 ‘한성(가명)’

분류심사관과 면담 시에 꿈이 없다던 ‘신재(가명)’는 소년분류심사원에 있는 동안 꿈이 무엇인지 꼭 찾아보라고 당부한 분류심사관의 말을 잊지 않고 있다가 복도에서 마주친 내게 “선생님! 저 꿈 찾았어요! 저 옛날에 유치원 다닐 때 유치원 선생님 되고 싶었거든요. 저도 꼭 유치원 선생님 될래요!”, 그리고 수많은 청소년의 꿈......,

꼭 꿈을 이루고 선생님께 밥 한 끼 사드리겠다던 그 청소년들에게 ‘네가 꿈을 이루면 그것으로 충분해, 네가 꿈을 이루면 밥 한 끼 사 준 것보다 더 큰 선물을 내게 주는 것이니까, 꼭 네 꿈을 이루고 네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 본다.

그러면 그들은 다시는 비행을 저지르지 않고, 심사원에 오지 않고, 법정에도 서지 않고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다짐과 함께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을 하면서 초롱초롱 눈망울을 반짝인다.

필자와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하진 않았지만 서울소년분류심사원에서 교육을 받은 수많은 청소년의 가정이 화목하고, 학교생활 잘하고, 사회에서도 웃으면서 생활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뿐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의 손길과 마음이 절실하다.

가정에서는 자녀들에게 한 번 더 애정 어린 눈길과 관심을, 학교에서는 학생에게 급우들과 교사들이 한 번 더 따스한 미소를, 사회에서는 비행청소년이라는 낙인보다는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모두 중 한 명이라는 생각으로 청소년들을 보듬어주는,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가 청소년들이 힘들면 기댈 수 있는 따스하고 든든한 어깨가 되어주면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특히 핵가족과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미래를 책임질 이 청소년들이 훌륭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따스한 관심과 시선은 더욱더 필요하다.

아울러 서울소년분류사원에 위탁된 청소년들의 꿈 못지않게 이 청소년들이 힘들게 했던, 이 청소년들로 인해 고통을 받았던 또 다른 청소년들의 꿈도 잘 이루어져서 청소년들이 받았던 서로의 상처들이 잘 아물고 건강하게 세상을 살아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을 이 글에 담아본다.

※ 서울소년분류심사원은 소년법에 따라 법원 소년부로부터 위탁된 소년, 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유치된 소년 등을 대상으로 수용과 분류심사 등을 하는 법 집행기관으로, 분류심사관이 소년과 보호자의 면담 등을 통해 신상관계, 신체적 측면, 심리적 측면, 환경적 측면, 행동특성 등을 분석하여 비행 또는 범죄의 원인을 규명하여 심사 대상인 소년의 처우에 관하여 최선의 지침을 판사나 보호자 등에게 제시하고 있다.

-서울소년분류심사원 분류심사관 구하현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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