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법무부 준법운전강의 수강명령, 처벌과 단속을 넘어 안전으로 가는 길

기사입력:2026-03-06 19:11:03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 전경.(로이슈DB)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 전경.(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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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요즘 제로 콜라, 제로 사이다 등 이른바 제로 음료가 일상처럼 소비되고 있다. 당이 없다는 이유로 부담 없이 선택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성분표를 살피지 않는다. ‘제로’라는 이름이 주는 안도감 때문에 실제로 무엇이 들어가 있는지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운전도 이와 비슷하다. 교통법규는 겉으로 보면 단순한 규칙처럼 보인다. 신호를 지키고, 제한속도를 맞추며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일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왜 지켜야 하는지, 이를 어겼을 때 어떤 위험이 발생하는지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익숙함은 경각심을 낮추고, 그 틈에 사고는 발생한다.

준법운전강의 수강명령은 운전자에게 ‘성분표 읽는 법’을 알려주는 과정이다. 단순히 개정된 법규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규칙 하나하나가 어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존재하는지 이해하도록 한다. 제로 음료를 현명하게 선택하려면 성분을 알고 마셔야 하듯, 안전한 운전 역시 법규의 의미를 알고 실천할 때 가능하다.

특히 운전에 익숙해질수록 교육의 필요성은 더 커진다. ‘늘 이렇게 해 왔으니 괜찮다’는 생각은 제로 음료를 마치 물처럼 마시는 습관과 닮아 있다.

당장은 문제없어 보여도 단맛이 주는 감각에 둔감해지듯, 반복되는 익숙한 나의 잘못된 운전 습관은 결국 교통사고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냉장고에 좋은 재료가 가득하지만 조리법을 모르면 음식은 실패로 끝난다. 이는 도로 위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민 다수가 면허를 가지고 있고, 운전재료인 차량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위험 상황에서 어떤 판단이 생명을 가르는지에 대한 이해, 즉 안전 운전의 레시피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상태라면 사고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법원 판결은 ‘쓴맛’일 뿐, 조리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강한 쓴맛은 인상 깊을 수 있지만 그 맛만으로 식습관이 곧장 바뀌지 않는다.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벌금형 역시 마찬가지다. 순간적으로 따끔할 수 있지만, 왜 그런 행위가 위험한지까지 알려주지 않는다.

법무부 준법운전강의 수강명령은 바로 이 지점을 다룬다. 사고 이후 다시 운전하기까지 비어 있는 시간을 그대로 두지 않고, 그 공백을 성찰과 이해로 채우는 과정이다. 단순히 법 조항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고 사례와
피해자의 삶을 통해 한 번의 선택이 우리의 삶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는지를 끝까지 보여준다.

준법운전강의 현장에서 교육생들의 소감을 청취할 때마다 마주치는 문장이 있다. “면허를 딸 때 이 교육을 먼저 받았더라면 교통사고를 내지 않았을 것이다”, “교통법규를 몰라서가 아니라, 왜 지켜야 하는지 깊게 생각하지 않
았다”, “황색 신호가 나를 향한 경고였다는 것을 교육에 와서야 알았다”. 이 문장은 해마다, 그리고 사람만 바뀐 채 반복된다.

교통사고는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지 않는다. 그 이전에 운전하며 무수히 ‘이 정도는 괜찮다’는 선택이 쌓였고, 그 선택이 별일 없이 지나갔다고 해서 안전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아직 사고가 나지 않았을 뿐이다.

준법운전강의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잘못된 선택을 반복하는 습관을 끊어내기 위한 필수적 제도이다. 판결 이후의 공백을 교육으로 메우지 않는다면 “그때 교육받아 미리 알았더라면”이라는 말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

도로 위의 안전은 단속 카메라만으로는 확보되지 않는다. 법규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스스로 교통안전을 책임지는 운전자가 늘어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법무부에서 실시하는 준법운전강의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정착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처벌을 넘어 변화로, 단속을 넘어 안전으로 가는 길, 그 갈림길에 법무부 준법운전강의 수강명령이 있다.

-서울남부보호관찰소 보호주사보 김진미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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