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정교화는 ‘교화’가 아니라 ‘시스템’이다"

"교정교화,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설계하는 일" 기사입력:2026-03-16 10:31:32
광주지방교정청 임상심리사 최우진.

광주지방교정청 임상심리사 최우진.

이미지 확대보기
[로이슈 전용모 기자] 형의집행 및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 제1조의 목적을 보면, ‘수형자의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복귀’를 우선해 규정하고 있다. 교정교화의 사전적 의미는 교정(矯正)은 범죄자의 잘못된 품성이나 행동을 바로잡는 것이며, 교화(敎化)는 가르치고 이끌어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일이다. 쉽게 생각하면 교육과 치료를 통해 비뚤어진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을 교정교화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틀린 답이다. 교정교화는 시스템이다. 교정행정의 한 단면을 일컬은 말이 아니라 입소부터 출소까지 일련의 수용 절차를 통틀어 하는 말이다. 다른 뜻으로 ‘새롭게 시작하게 하다’라는 표현이 적절할 수 있다. 달리기 경주에서 출발선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원위치시키듯 다시 출발점에 서도록 하는 것부터가 교정교화 첫걸음이다.

인간 발달과정에 빗대어 보면 이해가 쉬울 수 있다. 인간 발달단계는 영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되나, 교도소에 들어오며 학령기 이전으로 되돌린다. 일단 형이 확정되면 헌법상 규정된 신체의 자유는 제한되고, 수용자 신분으로 전환되어 법률에 근거한 통제를 받는다.

교도소장이 정하는 일과시간표와 교도관의 직무상 지시에 따라야 하기에 통제받지 않는 행동은 엄격하게 제한된다. 처음 입소하면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국가의 통제 시스템에 맞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공동체 생활의 질서와 규칙을 다시 습득하도록 유도한다.

긍정 행동을 하면 강화를 해주어 올바른 행동 습관을 배양하도록 하고, 반대로 과거의 잘못된 습관을 버리지 못하면 징벌을 주어 시행착오를 통해 올바른 자기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장소가 바로 교도소이다.

가급적 통제된 환경에서 불편함을 크게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 그동안 누렸던 편익을 다시 얻으려는 노력으로 이어지기에 교정교화의 효과는 더 커진다.

사뭇 초등학교와 유사한 점이 많다. 초등학교 역시 등교와 하교 시간이 분명하고, 정해진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에 맞춰 학업 과정이 이루어진다. 교사의 지도에 따라 개인행동은 선생님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말을 잘 듣는 학생은 칭찬받을 수 있으나, 반대로 말썽을 부리면 어김없이 꾸지람이 주어지는 것처럼 공통점이 많다.

본래 초등학교는 공동체 생활의 질서와 규칙을배우는 첫 장소이고, 지식과 도덕적 가치를 습득시켜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학령기 과업 성취가 안 되면 법규범이 내재화되지 못해 범죄환경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 그래서 사회법을 지키려는 동기나 의지가 부족한 수형자에게 준법의식을 제고시키는 이유가 바로 초등과정에서 미학습된 교육을 다시 학습시키는 맥락으로 해석될수 있다.

교도소는 다양한 신분과 대상들이 들어오는 곳이다.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부, 그리고 명예가 높은 사람이라도 잘못을 하면 구속을 피할 수 없다. 특별히 법에 규정되지 않는 이상 모든 사람은 평등한 대우를 받기에 똑같은 조건에서 새로이 시작해야 한다. 비록 사회에서 주인공이었을지라도 교도소에선 교도관의 지시에 모두 순응해야 하기에 조연의 삶에 그칠 뿐이다.

특별한 혜택을 얻어 값비싼 옷이나 음식을 제공받는 것도 아니기에 사회에서 우월한 지위는 잠시 내려놓아야만 한다. 주목받는 삶에서 한 발짝 물러나 낮은 자세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겸손을 배우도록 하는 교훈이 담긴 셈이다.
그동안 자유를 만끽했던 사람들에게 자유가 억압당할 수 있다는 불편함을 알려주고, 이러한 불편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법과 질서를 지키도록 압박하는 시스템이 바로 교정교화인 것이다.

그래서 ‘교육과 치료’를 통한 교화정책은 시스템 교정교화의 한 단면일 뿐이다. 가령 도덕적 가치와 지식함양은 재범예방을 위한 필수요건으로 학업 중단자를 위한 학업 과정을 이수하도록 하는 과업,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사람에게 작업 과정에 참여시켜 근로 의식을 고취하고, 출소 후 생계 마련을 위해 자격증 취득 기회를 부여하고자 직업훈련을 시키는 과업, 왜곡된 사고와 사회적 기술 부족이 범죄의 원인이 되는 사람에게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과업 등 모두가 시스템 교정교화의 일환이다.

이러한 모든 과업을 잘 마치게 되면 마지막에는 조기 석방인 가석방 혜택까지 부여하는 일련의 과정을 형집행법의 제1조의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복귀 도모’라는 문구 속에 모두 함의되어 있다.

교도관(矯導官)의 역할이 ‘바로 잡아 이끄는 사람’아니겠는가! 국민께서 범죄행위에 대해 그 책임을 물었고, 이에 경찰이 사건의 진실을 밝힌 후 검찰은 그 적정성을 검토하고, 마침내 법원에서 명백한 잘못이 있음을 판단해 줄 때 교도관의 역할이 두드러진다.

교정시설은 법 감정에 상응한 처벌과 교정교화를 통해 깨달음을 얻도록 하여 학령기 미성숙한 학생이 성숙한 성인으로 탈바꿈하는 전환점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수많은 인고의 과정을 거쳐 다시 출발점에 선 이들에게 따뜻한 이웃으로 받아주려는 용기는 바로 이때 필요하다. 결국 ‘교정교화’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교도소의 몫이고, ‘건전한 사회복귀’는 국민의 지지가 함께 해주어야 가능한 일이다.

-광주지방교정청 임상심리사 최우진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주식시황 〉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5,456.88 ▼30.36
코스닥 1,126.48 ▼26.48
코스피200 810.53 ▼2.40

가상화폐 시세 〉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6,451,000 ▲35,000
비트코인캐시 684,500 ▼500
이더리움 3,197,000 ▲3,000
이더리움클래식 12,470 ▲10
리플 2,114 ▼2
퀀텀 1,387 ▲4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6,376,000 ▼34,000
이더리움 3,194,000 0
이더리움클래식 12,480 ▲40
메탈 421 ▼1
리스크 197 0
리플 2,112 ▼3
에이다 396 ▼2
스팀 93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6,410,000 ▼50,000
비트코인캐시 685,500 ▲1,000
이더리움 3,198,000 ▲3,000
이더리움클래식 12,480 ▲10
리플 2,112 ▼4
퀀텀 1,396 ▼21
이오타 95 ▼3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