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갑 경기대 교수는 최근 연구를 통해 일반시민과 체류외국인의 범죄두려움 양상을 비교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범죄피해모형, 무질서모형, 지역사회통제모형을 적용해 국내 일반시민과 체류외국인의 범죄두려움 수준과 영향 요인을 검증했으며, 특히 중국·몽골·베트남 출신 외국인을 중심으로 국가별 특성을 반영한 정책적 함의를 도출했다. <한국경찰연구>에 실린 황의갑 교수(경기대)의 '일반시민과 체류외국인이 범죄에 대한 두려움 비교연구: 중국, 몽골, 베트남 출신 체류외국인을 중심으로' 연구의 주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겠다.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느끼는 범죄 피해 대한 두려움이 내국인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습니다.) / 사진출처=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피해 경험·무질서 인식이 핵심 요인
연구 결과 체류외국인은 일반시민보다 범죄두려움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았다. 직접·간접 피해 경험도 외국인 집단에서 더 많이 보고됐으며, 이 같은 경험이 두려움 수준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인들은 물리적·사회적 무질서를 한국인보다 더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인식 역시 범죄불안으로 이어졌다.
국가별로는 베트남 출신 외국인의 두려움이 가장 높았고, 몽골 출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사회문화적 맥락과 체류 환경이 범죄두려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 일반시민과 다른 지역사회 통제, 경찰 신뢰 효과
범죄두려움의 영향 요인을 비교한 결과, 일반시민의 경우 비공식적 통제가 두려움을 완화하고 지역사회 유대감은 오히려 두려움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체류외국인 집단에서는 비공식통제 인식이 높을수록 두려움을 높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들이 지역사회 통제를 억압적으로 경험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또한 경찰 신뢰도는 일반시민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외국인 집단에서는 범죄두려움을 완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확인됐다. 특히 몽골 출신 외국인에게서 그 효과가 두드러졌다.
■ 출신국가별 특성 반영한 정책 필요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 집단별로 범죄두려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상이했다. 몽골인은 직접·간접 피해 경험이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으며, 중국인은 지역사회 유대가 범죄두려움을 줄이는 변수로 작용했다. 반면 베트남인은 사회적 무질서와 비공식적 통제가 핵심 요인으로 확인됐다.
황 교수는 “체류외국인의 범죄두려움은 한국인과는 다른 양상으로 형성되며, 출신국가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범죄예방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국인 밀집 지역의 치안 전략은 단순한 지역사회 통제 강화가 아니라, 이들의 사회문화적 배경과 경험을 반영한 세분화된 접근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연구논문
황의갑(2024). 일반시민과 체류외국인이 범죄에 대한 두려움 비교연구: 중국, 몽골, 베트남 출신 체류외국인을 중심으로. 한국경찰연구, 23(3), 127-160.
김지연(Jee Yearn Kim) Ph.D.
독립 연구자로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형사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범죄자 분류 및 위험 평가(Offender Class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효과적인 교정개입의 원칙(Principles of Effective Intervention), 형사사법 실무자의 직장내 스트레스 요인, 인력 유지 및 조직행동(Workplace Stressors, Retention, and Organizational Behavior of Criminal Justice Practitioners), 스토킹 범죄자 및 개입 방법(Stalking Offenders and Interventions)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