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7명의 임대차보증금 80억 지급하게 해 편취 컨설팅업자 징역 8년 원심 확정

기사입력:2024-04-24 06:00:00
(출처=대법원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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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권영준)는 공모해 피해자 37명이 건축주 등에게 임대차보증금 합계 80억 원을 지급하게 하여 이를 편취한 사기 사건 상고심에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1심판결(징역 8년)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 2024. 3. 28. 선고 2023도18324 판결).
대법원은 원심판단에 사기죄에서 고지의무나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수긍했다.

-C는 빌라 등 분양과정 또는 매매과정에서 자기자본 투자없이 빌라 등의 소유권을 이전받는 소위 '무자본 갭투자자'의 역할을 하며 2019. 10.경부터 현재까지 C 및 ㈜D 명의로 457채의 빌라 등의 소유권을 취득한 사람이고, 피고인은 컨설팅업자로서 리베이트 취득을 목적으로 C과 같은 무자본 갭투자자들을 모집하여 위 거래 구조에 가담한 사람이다.

위와 같은 거래 구조로 인해 건축주 등에게는 당초 임차인이 지급한 임대차보증금에서 리베이트를 제외한 금액만이 분양대금 또는 매매대금으로 지급되고, 그 결과 실질적인 분양대금 또는 매매대금보다 임대차보증금의 액수가 더 큰, 소위 '깡통전세'가 발생하게 되었다.

또한 자기자본 없이 수백 채의 빌라 등의 소유권을 이전받는 무자본 갭투자자들은 위 빌라 등에 관한 수백억 원 상당의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경제적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C, 분양대행업자인 G 등과 공모해, 중개보조원인 K를 통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가 2019. 11. 8. 임대차보증금 2억 7800만 원을 건축주 F에게 완납하게 하여 이를 편취한 것을 비롯해 2019. 7. 17.부터 2020. 8. 31.까지 피해자 37명이 건축주 등에게 임대차보증금 합계 80억 300만 원을 지급하게 하여 이를 편취했다.
피해자들의 75%이상이 사회경험이 충분하지 않고 경제적 기반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20~30대이다. 피해자들 중 31명이 대출을 받아 전세보증금을 지급했고 그 중 16명은 보증보험으로부터도 변제를 받지 못해 손해를 그대로 감당하고 있다. 피해자들 일부가 다행히 보증보험으로부터 손해를 보전받았으나 이는 피해자들이 마련한 대비책에 따른 것일 뿐 피고인이나 공범들로부터 보전받은 것이라고 볼 수 없다.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7. 14. 선고 2023고단512 판결 및 2023초기906 배상명령신청)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제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배상신청인의 신청을 각하했다(피고인과 합의했고, 주택 등 임대차 목적물의 경매절차 참여 등에 따라 일부 손해가 보전될 수 있어 피고인의 배상책임 범위가 명백하지 않음).

피해자들로서는 실질적인 매매가격이 피해자들이 지급한 임대차보증금보다 낮다는 점, 임대차목적물을 매수하는 자가 리베이트 등을 받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라는 점 등을 알았더라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모두 피해자들에게 고지되어야 할 내용이다. 그런데도 피고인, C와 분양대행업자, 중개업자 등은 위와 같은 사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피해자들에게 고지하지 않았다.

-이 사건 범행에 관련된 건축주 등은 처음부터 자신 소유의 부동산을 매도할 것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부의 부동산 관련 규제나 시장 상황 등으로 인하여 부동산의 매도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러던 중 분양대행업자나 중개업자 등으로부터 매매가격을 초과하는 임대차보증금을 지급받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대차보증금을 받은 이후 이를 무자본 갭투자자에게 소유권이전하는 이른바 ‘동시진행 거래’를 제의받았고, 이 사건 범행은 그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이 사건 범행과 같이 처음부터 부동산소유자가 임대인으로서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할 의사가 없었고, 새로운 소유자가 컨설팅업자에게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단지 소유권을 이전할 목적으로 구해진 상황이라면, 동시진행 거래의 사실은 피해자들에게 고지하여야 할 내용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임대차기간 종료 후 임대차보증금을 증액하면서 종전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이 가능하고 그 차액만큼의 이익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계획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여 보증보험을 통하여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았을 경우, 보증보험회사로서는 당연히 구상권 확보를 위해 임대인 소유의 다른 부동산에 대하여 가압류 등의 보전조치를 취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보전조치가 이루어진 부동산의 경우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반환을 확보하기 어렵게 되므로, 새로운 임대차계약이 원활하게 체결될 가능성도 높지 않았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이 사건 범행의 한 원인이 되었다거나 피고인이 기망행위를 직접 실행한 주범은 아니고 범행을 통하여 취득한 금액도 상대적으로 적다(피해금액의 1% 남짓)"는 취지로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이 사건 범행의 한 원인이 되었다는 주장은 이를 인정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설사 담보대출 규제 등의 부동산 정책에 일정한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상황을 이용하여 어렵게 임대차보증금을 마련한 피해자들에게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른 모든 위험부담을 전가하면서 리베이트 등의 명목으로 자신의 이익을 실현한 피고인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피해 발생의 한 원인인 것처럼 언급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나 C과 같이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자를 소개하는 사람이 없다면 애초에 성립하기가 어려운 것이고, 피고인과 C가 다수의 범행에 가담해 그를 통하여 일정한 이익을 취한 점 등을 고려하면, 설사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전체 범행에서 피고인이나 C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로 작지 않다고 지적했다.

피고인과 검사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양형부당으로 쌍방 항소했다.

-원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28. 선고 2023노1998 판결)은 피고인 및 검사의 각 항소를 모두 기각해 1심을 유지했다.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배상신청인은 불복을 신청하지 못하므로(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 참조), 원심판결 중 배상신청 각하 부분은 즉시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 범위에서 제외됐다.

피고인과 C는 임차인들인 피해자들이 임대차보증금을 전부 지급하기 전에 이 사건 범행에 가담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고, 설령 피고인과 이 사건의 공범들 사이에 전체의 모의과정이 없다거나 이 사건의 일부 공범들이 서로 직접 의사연락을 한 바 없다고 하더라도, 이들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이 사건 범행에 관한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진 이상, 피고인은 이 사건의 공범들 중 임차중개인 등이 임대차계약 체결의 직접 관여자로서 피해자들에 대한 고지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부분을 이용해 이 사건 범행을 실현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피고인이 이 사건의 공범들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이 사건의 매도인들에게만 위 임대차보증금을 전부 취득하게 할 의사이었던 것으로는 보기 어렵고, 위 임대차보증금도 형식적으로는 이 사건의 매도인들에게 교부되었으나, 실질적인 측면에서는 사실상 피고인 등 이 사건의 공범들에게 교부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볼 것이므로, 결국 피고인에 대하여는 형법 제347조 제2항이 아니라 같은 조 제1항의 사기죄가 성립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형법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전항의 방법으로 제삼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피고인 및 검사가 양형부당사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1심의 양형사유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과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행위는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소극적 행위를 말한다.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관한 허위표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게 하는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따라서 거래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재물을 받는 자에게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등 참조).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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