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이미지 확대보기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우리는 임은정 검사가 검찰에서 정년퇴직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오는 3월 2일 법무부는 임은정 대구지방검찰청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이하 임은정 검사)에게 ‘검사 퇴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검사적격심사위원회 출석을 통보했습니다. 지난 2016년 2월에도 임은정 검사는 심층적격심사 대상자로 분류되었고, 법무부는 임은정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 창원지검 · 의정부지검에서 7년 동안 처리했던 모든 업무를 샅샅이 조사하였지만 “퇴직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고 직무 능력에 큰 문제가 없다.”며 판단을 내린 바 있습니다.
그동안 검사적격심사는 그 제도 자체가 소신 있는 검사들을 찍어내리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번 임은정 검사에 대한 검사적격심사도 2016년 2월 이후부터 심사 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지나간 2015년의 평가까지 억지로 소급 적용하려고 하려는 것만 보아도 다른 의도가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2012년, 2016년, 2023년 등 도대체 검사 한 명을 쫓아내기 위해 검찰조직과 법무부가 들인 공이 얼마입니까. 그 노력의 일부만이라도 검찰내부의 성찰과 개혁을 위해 노력했다면 성접대 검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추행 검사 안태근 전 검찰국장, 넥슨 공짜주식 검사 진경준 검사장, 제주 공연음란 김수창 검사, 증거조작 검사, 상습폭행 검사, 갑질 검사, 스폰서 검사 등으로 검찰 고위간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들이 줄어들지 않았겠습니까.
제 식구 감싸기와 재벌과 권력 앞에서만 작아지는 이중 잣대로 이미 오랫동안 국민들의 비판을 받아 온 검찰입니다. 진짜 부적격자들은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싸운 검사, 독재 정권 시절 권력의 시녀 노릇을 했던 검찰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자임했던 검사, 용기 있는 내부 고발로 검찰 개혁에 박차를 가했던 검사, 잔혹하고 비정한 정의가 아니라 따뜻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기도하고 노력해 온 검사인 임은정 검사를 부적격 검사로 몰아간다면, 우리 사회와 역사는 분명 법무부를 ‘부적격’으로 판정할 것입니다.
임은정 검사의 책 「계속 가보겠습니다」에 “권력은 상하기 쉬운 음식과 같습니다. 계속 끓여주고 갈아주지 않으면 부패하기 마련입니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자신이 몸담고 있는 검찰 조직의 자성을 촉구해 온 한 검사의 목소리와 진심조차 품지 못하는 검찰에 과연 희망이 있는가 묻고 싶습니다. 법무부는 임은정 검사에 대한 부당한 심사를 즉각 철회하기 바랍니다. 법무부와 검찰의 자성을 엄중히 요구합니다. 우리는 임은정 검사가 검찰에서 정년퇴직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2023년 2월 27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