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회동 하루만에 SK이노 압수수색…무리한 경찰 수사 논란 증폭

기사입력:2019-09-17 17: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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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로이슈 심준보 기자]
배터리 분쟁과 관련해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회동한 지 하루 만에 경찰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전 LG화학 직원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강행했다. 최근 양사가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압수수색에 대한 SK이노베이션의 충격은 큰 상황이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이번 압수수색이 배터리 기술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도 높아지며 경찰이 무리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팀은 이날 오전 SK이노베이션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후에도 SK이노베이션 측은 입장문을 통해 LG화학에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를 표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그간 LG화학이 주장해 온 의혹들을 반박하며 ‘서로 싸울 때가 아니라 협력해야 할 때’임을 거듭 강조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이 배터리 시장에서의 한국의 경쟁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우치 방식 배터리 시장이 양사와 외국 경쟁사 등 총 3개사에 불과한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경찰의 무리한 압수수색은 외국기업에서 ‘어부지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양사의 CEO간에 대화가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양사 분쟁의 불씨가 된 인력·기술 유출 문제가 이제 국가 전기차 배터리 산업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헝다(恒大)신에너지차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인력 등을 포함한 글로벌 인력 8000명을 채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독일 폭스바겐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는 스웨덴 노스볼트(Northvolt) 역시 LG화학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인력을 대거 영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외 경쟁업체들은 국내 업체들에 비해 최고 4배에 달하는 대우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직을 할 수 있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행위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인력 관리 또한 업체의 경쟁력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다"며 "예전에 한솥밥을 먹던 직원을 타사에 이직을 했다고 신고한다면 누가 그 회사를 마음 편히 다닐 수 있겠나"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내부 총질과 다를 바 없다"며 "신고가 됐다고 해도 경찰의 신중한 수사진행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이와 같은 전격적인 압수수색은 상황을 악화시키고 더 나아가 배터리 기술에 대한 국가 경쟁력을 훼손시키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LG화학은 공식 입장문에서 “여러 자료 및 정황들에 비추어 보면, 이번 사안은 경쟁사가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 당사의 2차전지 관련 국가핵심기술과 영업비밀을 불법적으로 취득한 사건으로 보여진다”라며 “SK이노베이션은 선도업체인 당사의 영업비밀을 활용해 공격적인 수주활동을 벌이며 공정 시장 질서의 근간을 무너뜨려왔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서 “이에 당사는 금번 수사를 통해 경쟁사의 위법한 불공정행위가 명백히 밝혀져 업계에서 사라지는 계기가 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가 배터리 산업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바라는 바”라고 전했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sjb@r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