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아들에 대한 살인사건 1심 유죄 유지 원심 확정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 제21조 제3항의 과잉방위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기사입력:2026-10-29 12: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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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엄상필)는 피고인의 자신의 아들에 대한 살인사건 상고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1심 판결을 유지한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 2026. 10. 8. 선고 2026도13017 판결).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불가벌적 과잉방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수긍했다.

피고인은 피해자 B(남·30대)의 친부이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학창 시절 학교에 결석하거나 피해자의 모 C와 여동생을 때리는 등 비행을 저지르자 피해자를 훈육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손으로 때리기도 하여 이에 앙심을 품은 피해자와의 사이가 크게 멀어지기 시작했다. 피해자가 캐나다와 미국으로 유학을 갔음에도 끝내 중학교를 중퇴하고 2021년경 한국에 귀국한 뒤 혼자 거주하며 알코올 중독에 빠져 가족 구성원들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하고, 피고인에 대한 원망을 표출하자, 피고인은 위 C을 통하여 생활비를 전달하는 것 외에는 피해자와 거의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며 피해자와의 관계가 더욱 소원해졌다.

그러던 중 2025. 3.경 가족 구성원 중 유일하게 피해자의 주거지를 계속 방문하며 피해자와 소통하던 C가 난소암으로 사망한 뒤 상속 및 생활비 지급 등의 문제로 피고인과 피해자가 연락하는 빈도가 잦아지자, 피해자는 알 수 없는 이유로 피고인 때문에 C가 사망에 이르렀으며, 피고인이 위 C의 상속 재산을 독차지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피고인에 대한 증오심을 가지고 피고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통해 그러한 분노를 계속해 표현했다.

이에 피고인은 상속 재산의 정리가 종료되어 피해자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되면 피해자와의 관계를 단절하기로 마음먹고 피해자의 연락을 점점 회피함과 동시에 피해자가 자신에게 어떠한 위해를 가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됐다.

피고인은 2025. 9. 22. 오후 10시 22분경 고양시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그곳에 찾아온 피해자(혈중알콜농도 1.25%의 상태에 있었는데, 평소에도 주취 상태에 있을 때에는 감정의 기복이 더욱 심했다)가 ‘내가 보낸 카카오톡에 왜 답장을 하지 않냐.’고 화를 내며 거실 소파에 앉은 피고인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고 그곳 부엌에 있던 흉기를 가져와 손에 들고 ‘죽여버리겠다.’라고 말하는 등 약 1시간 동안 피고인을 때리며 위협한 후 잠시 진정하다가 다시 폭행을 시작하려고 했다.

그러자 피고인은 피해자의 손을 뒤로 꺾어 잡고 밀쳐 소파와 바닥에 걸쳐 넘어뜨리고 피해자의 몸에 올라타, 이를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피해자의 목과 팔 부위를 손으로 잡아 바닥에 강하게 누르는 등 위 거실 바닥에서 몸싸움을 하다가, 이대로 피해자를 놓아주면 당장 혹은 향후 언제라도 피해자로부터 위해를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피고인은 2025. 9. 23. 0시 5분경 몸싸움 과정에서 거실 탁상에서 바닥에 떨어져 반으로 깨진 타원형 사기그릇의 조각을 오른손으로 집어 찌른 후 피해자가 숨을 쉬지 않을 때까지 조각을 계속 강하게 눌러 넣어 피해자를 그 자리에서 목 부위 자창 등으로 사망하게 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설령 고의가 인정되더라도 이는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심(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6. 2. 6. 선고 2025고합488, 2025보고5병합 판결)은 피고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압수된 증거는 몰수했다. 이 사건 검사의 보호관찰명령청구는 기각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형 집행 종료 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할 필요가 있을 정도로 피고인이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행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제압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피해자의 목을 찔러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평가하기 곤란하며, 피해자의 목을 찌르는 대신 피해자로부터 도망가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도 않았을 것으로 봤다. 살해의 의도가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어렵다며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고인은 순간적인 공포심으로 인해 스스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충동적·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의 사회적 유대관계가 상당히 공고해 보이고 피해자의 유일한 유족인 피고인의 딸도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수사 과정서 부터 일관되게 표시한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일부 고려했다.

-원심(2심 서울고등법원 2026. 7. 24. 선고 2026노634, 2026보노17 병합 판결)은 피고인(사실오인, 법리오해, 심리미진, 양형부당)과 검사(양형부당, 보호관찰명령청구 기각 부당)의 항소를 모두 기각해 1심을 유지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폭행을 잠시 멈추었을 때에 휴대폰으로 피해자를 경찰에 신고하거나 제3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 신고 등을 하지 않았다.

① 피고인이 그 이전에 위험한 물건인 다리미를 이용하여 피해자의 머리 부위를 때리거나 피고인의 손으로 피해자의 목뼈를 골절시킴으로써 피해자의 생명을 해할 위험이 있는 행위를 했던 점, ② 피해자가 바닥에 등을 대고 누운 상태에서 피고인의 몸에 눌려 있었고, 손을 뻗었지만 흉기를 제대로 잡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흉기가 놓여 있는 곳으로 손을 뻗은 피해자의 행위만으로는 그동안의 상호 공격의 정도를 뛰어넘는 예상 밖의 공격을 함으로써 피고인의 생명을 해할 수 있는 새로운 침해행위를 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결국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 제21조 제3항의 과잉방위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심리미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성인재범위험성 평가(KORAS-G)에 의하면, 피고인의 재범위험성은 31점 중 3점에 불과해 ‘낮음’ 수준에 해당한다. 검사의 이 사건 보호관찰명령 청구 기각 부분을 다투는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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