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질병관리청장의 추가진료비 지급거부 처분 위법 원심 확정

일시보상금을 받기 전에 이미 발생한 진료비나 이후 병이 다시 악화돼 적극적인 치료를 받은 비용까지 지급하지 않을 수는 없어 기사입력:2026-10-23 06: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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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신숙희) 추가진료비지급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피고 질병관리청장의 상고를 모두 기각해 피고의 진료비 지급 거부처분이 위법하다는 1심을 유지한 원심을 수긍했다(대법원 2026. 10. 1. 선고 2024두49339 판결).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피고가 부담한다.

-망인은 2014. 10. 7.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보건지소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았다.

망인은 2014. 10. 18. 오른쪽 다리 및 허리 부위에 힘이 빠지는 증세를 느껴 응급실에 간 후 ‘길랑-바레 증후군’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았다. 망인은 2015. 6. 9. 장애인복지법 제32조 제1항에 따라 용인시 한 자치단체장으로부터 국민연금공단의 장애등급 심사결과 지체(상지기능, 하지기능) 1급으로 결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망인은 2015. 9. 17. 피고 질병관리청장에게 예방접종 피해보상을 청구했다. 당초 피고는 예방접종 피해보상 거부처분을 했으나, 그 처분은 예방접종 피해보상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통해 판결로써 취소됐다.

피고는 위 판결의 취지에 따라 2021. 5. 28. 망인에게 예방접종 피해보상금 합계 3억 2578만820원[=장애인이 된 사람에 대한 일시보상금 302,659,200원+ 2014. 10. 18.부터 2015. 7. 22.까지 진료비 9,221,620원+ 간병비13,900,000원]을 지급했다(이하 ‘보상금 지급 재처분’).

망인은 2021. 9. 9. 피고에게 진료비 136,189,860원(2014. 10. 18.부터 2021. 6. 30.까지 발생한 진료비 중 보상금 지급 재처분으로 지급받지 못한 진료비 부분), 간병비 109,000,000원의 추가 지급을 요청했다.

피고는 2021. 10. 14. 망인에게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 제71조 제1항,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감염병예방법 시행령’) 제29조에 따라 장애 일시보상금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진료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료비를 추가로 지급할 수 없다는 내용의 통지를 했다(이하 ‘이 사건 진료비 지급 거부처분’이라 한다).

망인은 원심(2심)판결 선고 8일 전인 2024. 6. 20. 사망했다.

감염병예방법 제71조 제1항, 감염병예방법 시행령 제29조에 따른 예방접종 피해보상청구권은 공법상 권리이기는 하나 피고의 결정 등 일정한 절차를 거쳐서 예방접종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인정되는 금전채권으로서 재산권의 성격을 가지므로, 예방접종 피해보상청구권자가 사망한 경우 재산권의 상속에 관한 일반법인 민법에 따라 상속인에게 상속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은 망인의 상속인으로서 민법에 따라 망인의 예방접종 피해보상청구권을 상속했으므로, 원고들의 소송수계신청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233조 제1항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하다.

1심(서울행정법원 2023. 5. 18. 선고 2021구합87613 판결)은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다며 '피고가 2021. 10. 14. 원고에 대하여 한 추가 진료비 지급 거부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진료비 지급거부를 한 사실을 알게 된 날인 2021. 10. 14.로부터 90일이 경과하기 이전인 2021. 12. 9.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이 사건 소는 제소기간이 도과하기 전에 제기되었음이 역수상 명백하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 단서 조항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1조에 의한 위임의 범위를 넘어서 법률의 위임 없이 예방접종 피해보상 청구권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일뿐더러, 입법재량의 한계를 일탈하여 일시보상금을 지급받은 자를 부당하게 차별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무효인 이 사건 단서 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진료비 지급거부도 당연히 위법함을 면할 수 없다.

감염병예방법 시행령 제29조 제1호는 달리 진료비의 지급 제한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았고, 이후 2015. 1. 6. 개정된 법령에서 비로소 “다만, 제3호에 따른 일시보상금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진료비를 지급하지 아니한다.”라는 내용의 단서 조항(이하 ‘이 사건 단서 조항’이라 한다)을 신설한 것이다.

-이 사건 단서 조항은 법률의 위임 없이 예방접종 피해보상 청구권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장애인이 된 사람이 일시보상금을 지급 받기만 하면 일체의 진료비를 지급하지 아니하도록 제한한 이 사건 단서 조항은 그 입법 목적의 정당성에 상당한 의문이 드는 데다가 장애인이 된 사람으로서 일시보상금을 지급받은 자와 그렇지 아니한 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라고 보인다.

결국 일시보상금을 지급받은 자에게 계속하여 진료비를 지급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 만으로 진료비 지원 금액이 무한정 확대될 위험이 있다 거나 국가 예산에 중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고는 보이지 아니하며, 그밖에 피고가 제출한 주장이나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더라도 예방접종 피해보상 청구권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을만한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를 찾기 어렵다.

이 사건 단서 조항은 확정적으로 일체의 진료비를 지급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인바, 결국 최소침해의 원칙이나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여지도 있다.

-원심(2심 서울고등법원 2024. 6. 28. 선고 2023누46861 판결)은 1심 판결은 정당하다며 피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사건 단서 규정이 이 사건 모법 조항의 위임범위를 일탈하고 장애 일시보상금을 지급받은 자를 부당하게 차별하며 예방접종 피해보상청구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무효이고, 무효인 이 사건 단서 규정에 근거한 이 사건 진료비 지급 거부처분 역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단서 규정이 이 사건 모법 조항의 위임범위를 벗어난다 거나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단서 규정은 침해의 최소성에 어긋난다고 볼 수 없고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고 있다.

이 사건 단서 규정은 장애 일시보상금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그 이후에 발생하는 보존적 치료에 관한 진료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감염병예방법 제71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장애인’이 된 사람에게 지급하는 장애 일시보상금은 원칙적으로 질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증상이 일단 고정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단서 규정은 장애 일시보상금을 지급받았음에도 그 이후에 발생하는 보존적 치료에 관한 진료비를 지급받는 것을 중복 지급으로서 제한하는 내용이고, 이는 이 사건 모법 조항에 따른 ‘중복 지급을 제한하는 기준’을 정한 것이다.

-원심이 이 사건 단서 규정의 의미를 이 사건 모법 조항에 합치 되도록 해석하지 않은 채 곧바로 이 사건 단서 규정이 이 사건 모법 조항의 위임범위를 일탈하고 평등원칙을 위배했으며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이 사건 단서 규정의 해석에 따르면, 원심이 이 사건 진료비 지급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보아 그 전부를 취소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수긍했다.

이 사건 단서 규정은 장애 일시보상금을 지급받은 경우에는 그 이후에 발생하는 '보존적 치료'에 관한 진료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따르면, 장애 일시보상금을 지급 받더라도 장애 일시보상금 지급 이전에 발생한 진료비와 지급 이후에 발생한 적극적 치료에 관한 진료비의 지급까지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장애 일시보상금을 받은 뒤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받는 ‘보존적 치료’ 비용은 일시보상금과 중복될 수 있어 추가 지급을 제한할 수 있지만, 일시보상금을 받기 전에 이미 발생한 진료비나 이후 병이 다시 악화돼 적극적인 치료를 받은 비용까지 지급하지 않을 수는 없다. 질병관리청이 이런 구분 없이 원고가 요구한 추가 진료비를 전부 지급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위법하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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