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국민의 건강보험 관련 개인정보를 다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직원들이 업무와 무관하게 가족과 지인 등의 개인정보를 조회하거나, 개인정보가 포함된 파일을 개인 이메일과 외부기관으로 반출한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이들 비위는 모두 지난 7월 강청희 이사장이 취임하기 전에 발생한 사안이다. 다만 직원들의 개인정보 무단조회와 외부반출 사례가 여러 직급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면서, 강 이사장에게도 내부 기강을 다잡고 개인정보 관리·통제 체계를 재정비해야 할 과제가 무거워질 전망이다.
14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징계사유설명서에 따르면 공단 직원들의 개인정보 무단조회와 외부반출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 5급 직원 A씨는 2020년 12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공단 전산시스템을 이용해 가족과 전 여자친구, 아파트 매매계약 상대방 등의 개인정보를 모두 62차례 무단으로 열람했다.
업무상 필요한 정보가 아닌 개인적인 관심에서 조회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공단은 2024년 5월 3일 A씨에게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직원 개인의 호기심이나 사적인 관계 때문에 공공기관이 보유한 개인정보가 조회된 것이다.
4급 과장 B씨 역시 2023년 12월부터 2025년 6월까지 공단 직원 다수의 성명·주민등록번호·보수월액 등을 업무 목적 외로 조회했다.
B씨는 일부 조회가 배우자의 공단 취업 준비를 돕기 위한 것이었다고 진술했다. 여동생의 요청을 받고 공단 동료의 개인정보를 열람해 여동생에게 전달한 사실도 확인됐다.
공단은 B씨를 2025년 11월 4일 해임했다.
가족과 친인척의 개인정보를 반복적으로 조회한 사례도 있었다.
4급 과장 C씨는 2023년 1월부터 2025년 1월까지 가족·친인척 6명의 개인정보를 총 16차례 조회했다. C씨는 2025년 6월 16일 견책 처분을 받았다.
5급 직원 D씨는 상대방의 개인정보를 수십 차례 조회하고 변경된 주소까지 확인하는 등 개인정보를 업무 목적과 무관하게 이용한 사실이 확인돼 같은 날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문제는 개인정보를 전산에서 들여다보는 데 그치지 않았다.
3급 팀장 E씨는 2025년 초 건강검진 미수검자 독려 업무를 수행하면서 개인정보와 민감정보가 포함된 파일을 접근권한이 없는 직원의 PC에 내려받아 복호화한 뒤 자신의 개인 이메일로 보내도록 했다.
E씨는 해당 파일을 자택에서 업무에 이용했다. 공단은 파일의 정확성조차 확인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2026년 5월 1일 감봉 2개월 처분을 내렸다.
개인정보가 외부기관으로 전송된 사례도 있었다.
5급 대리 F씨는 2024년 4월 등기우편료를 줄이기 위해 발송 대상자 12명의 명단을 우체국 이메일로 보내면서 주민등록번호 76건, 외국인등록번호 5건, 휴대전화번호 150건, 일반전화번호 20건 등이 포함된 파일을 함께 전송했다.
개인정보 검출 경고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F씨는 2025년 10월 1일 견책 처분을 받았다.
건보공단 직원에게 부여된 개인정보 접근권한이 업무를 위한 통제된 권한이 아니라 일부 직원에게는 가족과 지인의 정보를 확인하는 수단처럼 이용된 사례가 반복된 셈이다.
특히 조회 대상도 가족이나 친인척에 그치지 않고 전 여자친구, 아파트 매매계약 상대방 등 개인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까지 광범위했다.
개인정보를 조회한 뒤 외부로 옮긴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공단 내부의 접근권한 관리와 사후 점검 체계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기된다.
허종식 의원은 “국민의 건강·진료정보를 비롯해 민감성이 높은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관에서 호기심이나 사적인 부탁, 개인 편의를 위해 정보를 들여다보고 외부로 반출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공적 업무를 위해 부여된 정보 접근권한을 개인의 것처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정보 접근·조회·반출 권한 관리와 내부통제 체계를 전면 점검해야 한다”며 “업무 목적을 벗어난 정보 이용을 철저히 차단해 국민이 맡긴 정보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확인된 비위는 모두 강 이사장이 취임하기 전에 발생한 사안이다. 그러나 개인정보 접근권한의 사적 이용과 외부반출 사례가 여러 직급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만큼, 지난 7월 공단을 맡은 강 이사장에게는 내부통제 체계를 재점검하고 조직 기강을 바로잡는 일이 주요 과제로 놓이게 됐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가족·전 여자친구·지인까지…건보공단, 개인정보 사적 열람에 강청희號 부담 가중
가족·지인 개인정보 수십 차례 무단조회…배우자 취업·개인 편의 위해 열람개인 이메일로 민감정보 반출하고 외부기관에 주민번호 등 대량 전송도 기사입력:2026-09-14 1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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