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이흥구)는 택시기사들의 체불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판결 중 2014년, 2017년, 2019년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하다고 판단한 부분에만 파기사유가 있으나, 원심으로 하여금 원고들에 대한 최저임금 미지급액 등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전부 파기해 원심법원(울산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7. 9. 선고 2025다213225 판결).
피고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 운송사업을 하는 합자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 사업장이다.
원고 A는 2009. 10. 14.경, 원고 C는 2010. 8. 7.경 피고 회사에 입사해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자들이며, 원고 B는 2016. 3. 8.경 피고 회사에 입사해 택시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2019. 8. 10. 퇴사한 자이다.
최저임금법인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신설됐다. 즉, 초과 운송수입금(생산고 임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는다.
원고들은 2008년 및 그 이후의 임금협정 중 2007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인 월 160시간을 96시간 내지 80.5시간으로 단축하는 부분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의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07년 임금협정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인 월 160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 내지 퇴직금 지급해야 한다며 소를 제기했다.
피고는 2007년 임금협정 시까지 정액사납금제(매일 일정 금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그 금액을 초과하는 수입을 가져가는 구조)가 아닌 전액관리제(운송수입금 회사가 전액 관리하고 월급형태로 임금 지급)를 시행하고 있었는데, 피고 회사의 경영악화로 인한 청산을 막기 위하여 2008년 임금협정 시부터 노동조합이 피고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기로 하고 정액사납금제를 시행하면서 소정근로시간을 월 96시간으로 정하게 된 것이며, 이후에도 노동조합이 스스로 경영자의 지위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부분은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할 의도가 없는 유효한 규정이라고 주장했다.
(쟁점사안)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임금협정이 특례조항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1심(울산지방법원 2021. 6. 4. 선고 2019가단120052 판결)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 7년, 9년이 더 지난 시점인 점, 피고의 경영악화로 인한 청산을 막기 위하여 2008년 임금협정 시부터 2019년 임금협정에 이르기까지 노동조합이 피고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2010년, 2012년, 2014년, 2016년, 2017년, 2019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부분이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시키기로 합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심(2심 울산지방법원 2025. 5. 14. 선고 2021나13837 판결)은 1심판결은 정당하다며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2016년 임금협정의 월 소정근로시간은 92시간으로 이전 임금협정에 비하여 늘어났으나, 2017년 및 2019년도 임금협정에서는 다시 월 소정근로시간이 80.5시간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는 2014년도 임금협정의 월 소정근로시간 수준으로 복귀한 것이고, 변동표 기재에 따르면 2017년도 및 2019년의 시급 환산금액이 각 연도의 최저임금을 상당히 상회하므로 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들이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들의 주장은 이 사건 각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변경한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데, 이 사건 각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유효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는, 합의를 체결한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와 아울러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비교하여 양자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다279402, 280563 판결 참조).
대법원은 원심이 2008년, 2010년, 2012년, 2016년의 각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부분의 이유 설시에 다소 적절하지 않은 점이 있으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수긍했다.
그러나 원심이 2014년, 2017년, 2019년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까지 유효라고 판단한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택시운전 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에는 영업시간 외 준비시간, 대기시간까지 포함되는데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는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다고 보인다. 설령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했다고 하더라도 1일 3시간 30분은 1일 사납금을 마련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으로 보인다.
노동조합이 2014년, 2017년, 2019년 각 임금협정 당시 피고의 경영에 참여하였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은 최저임금법 적용의 회피 목적과 아울러 실제 근로시간과 합의로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고, 위와 같은 사정 때문에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2014년, 2017년, 2019년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볼 소지가 크다.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는 소정근로시간 합의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대법원, 택시기사들 체불임금 청구 소송 근로시간 단축합의 유효 원심 파기환송
1일 3시간 30분은 1일 사납금을 마련하기에도 부족한 시간 기사입력:2026-08-19 14: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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