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심준보 기자]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 유재훈 사장의 임기가 취임 3년만인 10일 만료된 가운데 차기 사장 인선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 임기가 만료된 비상임이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유재훈 사장 취임 당시에도 예보는 ‘임추위 재활용’ 논란이 제기돼 현 사장 취임과 퇴임 두 번에 걸쳐 임추위 문제를 겪게 됐다.

브릿지경제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미 임기가 만료된 비상임이사들이 임추위에 포함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절차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공공기관운영법상 임추위에는 반드시 비상임이사가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예보의 비상임이사 7명 중 4명이 지난해 8월과 올해 7월에 이미 임기가 만료되었음에도 후임 인선이 지연되고 있다. 임기가 끝난 이사는 박노욱 코스콤 상임감사, 이항용 금융연구원장, 이건호 금융혁신연구회 대표, 김영인 모빌리오 수석부사장 등 4명이다.

예보는 통상 5명으로 임추위를 구성하며 이 중 비상임이사 몫이 3명이다. 임기가 남은 비상임이사(노동이사 제외)는 사실상 2명뿐이어서 임추위 구성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최소 1명 이상의 임기 만료 비상임이사가 참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예보의 임추위 구성 문제는 3년 전에도 제기됐다.

유재훈 사장 취임 당시 예보 노동조합은 사장 후보추천을 위한 임추위를 새롭게 구성해야 했으나 기존에 구성된 임추위를 통해 사장 후보를 추천했다며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령 위반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비록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할지라도, 비상임이사 과반이 임기 만료 상태에서 예금자 보호를 담당하는 기관의 최고경영자를 평가하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예보 안팎에서는 금융위원회 1급 출신 인사가 차기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예보 내부에서는 아직 공식 공고가 나오기도 전에 특정 인사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에 대해 "이번 인선이 공정성과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기 만료 이사들로 구성된 임추위가 이른바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고 독립성을 지켜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sjb@r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