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산업진흥원 출자회사 27곳 중 12곳 정리·자본잠식…"지분손상 검토 안 해"

출자액 7억9820만원 중 3억7670만원이 정리·자본잠식 기업 몫…전체의 47.2%

자본잠식 4곳 지분 장부가 1억2200만원…완전자본잠식 2곳 포함

약 2년간 원장 공백 속 출자기업 공시도 누락·정정
기사입력:2026-10-16 17:55:00
한국탄소산업진흥원 김용만 원장 [사진=탄소산업진흥원 제공]

한국탄소산업진흥원 김용만 원장 [사진=탄소산업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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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여송 기자]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출자한 회사 27곳 가운데 12곳이 자본잠식에 빠지거나 폐업·파산·등록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에 대한 출자액은 전체의 47.2%에 달한다. 그런데도 진흥원은 출자 지분의 손상 여부를 검토하지 않았다고 국회에 답변해 공공 자산의 사후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16일 차규근 의원실이 한국탄소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진흥원의 출자회사 27곳 중 정상 보유 기업은 15곳, 자본잠식 상태로 보유 중인 기업은 4곳, 폐업·파산 등으로 정리되거나 연구소기업 등록이 취소된 기업은 8곳으로 집계됐다.

정리된 8곳의 사유는 폐업 4곳, 파산 1곳, 기타 등록취소 3곳이다. 기타 3곳은 공공기술 직접사업화 불가, 연구개발특구 외 이전, 설립기관 신청 등에 따른 등록취소로 재무적 부실과는 구분된다. 자본잠식 4곳을 포함하면 전체 출자회사 27곳의 44.4%가 자본잠식 또는 정리·등록취소 상태에 해당한다.

출자 규모에서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진흥원의 전체 출자액은 7억9820만원으로, 이 가운데 정상 보유 기업 15곳에 대한 출자액은 4억2150만원이다. 자본잠식 기업 4곳에는 1억2200만원, 정리·등록취소된 8곳에는 2억5470만원이 출자됐다. 자본잠식 및 정리·등록취소 기업에 대한 출자액은 총 3억7670만원으로 전체의 47.2%에 달한다.

현재 보유 중인 자본잠식 기업 4곳의 재무 상태도 주목된다. A사와 B사는 2025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자본총계가 각각 마이너스 7180만원과 3680만원을 기록했다. 진흥원의 지분율은 각각 20.0%, 16.7%이며 장부상 주식 금액은 1000만원과 1100만원이다.

나머지 C사와 D사도 진흥원 답변에 따르면 자본잠식 상태다. 이들 기업의 장부상 주식 금액은 각각 7500만원과 2600만원으로, 자본잠식 기업 4곳 전체 장부가 1억2200만원 가운데 82.8%를 차지한다.

문제는 진흥원이 이들 기업의 지분손상 검토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진흥원은 국회에 제출한 답변에서 "지분손상 검토는 현재까지 진행되지 아니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자 당시 기술가치 평가 이후 재평가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재평가는 없었다"고 답했다. 자본잠식 기업의 지분이 장부에 남아 있는 가운데, 가치 하락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충분했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자본잠식 상태인 4개 회사는 현재 연구소기업 등록취소 절차도 진행 중이다. 등록취소 전후 진흥원이 해당 지분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회계처리하는지, 재무 상태 악화를 장부에 반영하는 절차가 마련돼 있는지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출자기업 공시 과정에서도 자료 누락과 수치 불일치가 확인됐다. 진흥원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제출한 2025년 1분기 타법인 출자현황을 올해 1월 8일 정정하면서 미보유 출자회사 누락과 특정 기업의 당기순이익 불일치를 바로잡았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재무현황 자료를 추가하고 당기순이익을 수정했으며, 9월에는 지분율을 정정했다. 출자기업의 재무정보를 수집·공시하는 과정에서도 정확성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진흥원의 출자회사 관리 문제는 역대 경영체제와도 맞물린다. 알리오 공시상 연말 보유 출자기업은 2019년 9곳에서 2023년 22곳으로 늘었다.

방 전 원장이 2024년 5월 3일 의원면직된 뒤 진흥원은 약 1년 11개월간 정식 원장 공백을 겪었다. 이 기간 유경민·박규순 원장 직무대행 등이 기관을 운영했으며, 2024년과 2025년 결산도 김용만 현 원장 취임 이전에 이뤄졌다. 장기간 직무대행 체제에서 출자기업의 재무 상태와 투자자산 가치가 어떻게 관리됐는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의 감독은 적절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김용만 원장은 올해 4월 20일 제2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이번 출자기업 현황이 2025년 말 기준인 만큼 과거 출자 결정과 기업 부실을 김 원장에게 직접 귀속할 수는 없으나, 취임 이후 기존 출자자산의 관리 실태를 파악하고 지분가치 평가와 사후관리 체계 개선에 착수했는지는 현 경영진의 책임 영역이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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