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법무부(장관 정성호) 대구소년원(읍내중고등학교)은 지난 10월 29일 보호학생의 가족관계회복 지원 프로그램인 “엄마랑 인생네컷”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보호학생 5명과 보호자 6명, 소년보호위원 2명이 함께 참여한 이번 행사는 오랜 시간 쌓였던 갈등과 오해를 풀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화해의 장이 됐다.

프로그램은 대구소년원 외부의 베이커리 카페 ‘Kouter’(대표 하정열)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한 팀이 되어 쿠키를 굽고, 따뜻한 차와 함께 완성된 쿠키를 나누는 ‘엄마랑 쿠킹 클래스’를 통해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었다. 이후에는 오랜만에 마주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산책하고, “인생 네컷”사진을 찍으며 서로의 미소를 사진 속에 담아냈다. 서로에게 집중하고 함께 웃는 짧은 시간은 그 어떤 상담보다 강력한 치유의 힘을 발휘했다.

“아들과 함께 손을 잡고 산책한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나요. 오늘은 오랜만에 아들과 손잡고 걷고, 포옹도 했어요. 그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 졌습니다.”

한 보호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들과 손잡고 걷는 단순한 일상이 주는 벅찬 감동을 표현하며, 이 시간을 통해 아들과 마음의 문을 다시 열고 싶다는 진심을 전했다.

■ 가족의 회복, 재범 예방으로 이어지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가족관계 회복을 통한 재범 예방이라는 실질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소년원 출원 후에도 보호자가 자녀의 인수를 거부하는 ‘무의탁’ 사례는 재범 위험을 높이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보호학생에게 가족 회복의 기회를 제공,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체험형 활동을 통해 관계 회복과 신뢰 재구축을 도모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A군은 “다음 달이면 출원인데, 부모님이 저를 집으로 데려가시기 어려워 청소년자립생활관으로 가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부모님과 오해를 풀고 다시 가족으로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보호학생의 진솔한 바람처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한 소망은 이들이 다시 올곧게 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된다.

■ 가장 강력한 회복의 울타리, ‘가족’

대구소년원 석철우 교무과장(대구소년원장 직무대리)은 “학생들이 다시 사회로 돌아가더라도 가족이 품어주지 않으면 진정한 회복은 어렵다”며 “이번 프로그램이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시 함께할 용기를 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소년보호위원 대구소년보호협의회 구정순 사무국장은 “학생에게 가장 큰 상처는 ‘가족으로부터 버려졌다는 마음’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은 가족의 회복을 통한 정서적 치유의 시작점이며 이것이 곧 재범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엄마랑 인생네컷”은 가족관계 회복을 통한 재범 예방, 외부활동을 통한 정서적 안정 및 수용생활 적응 향상, 가족이 함께 웃을 수 있는 감동적 체험의 장이라는 세 가지 의미를 지닌다.

짧은 하루였지만, 함께 찍은 인생네컷 속 미소처럼, 이번 프로그램은 보호학생에게 새로운 출발의 용기를, 보호자에게는 용서와 이해의 마음을 선물하며 다시 시작된 사랑의 증거를 남겼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