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유병태 사장이 보증배수 73배라는 극도의 경영 위기를 남긴 채 임기 만료 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드러나 '무책임한 먹튀'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국토교통위원회 황운하(조국혁신당·비례대표) 의원실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배수가 올해 3월, 73배 안팎까지 치솟았다. HUG가 발행할 수 있는 보증의 총액한도는 1년전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으로 자기자본의 70배에서 90배로 상향됐다. 상한 기준을 개정한 지 불과 1년 만에 개정 전 상한 기준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HUG는 ‘22년 4,000억 원, ‘23년 3조 8,000억 원, ‘24년 2조 5,000억 원의 연속 손실을 기록했다. ‘24년 HUG는 정부출자 4.7조 원을 받았고, 신종자본증권 7천억을 추가로 발행했다. 총 5조 4,000억원 수준의 자본확보에도 불구하고 HUG의 자기자본은 ‘25년 3월 기준 약 4조 9,400억 원까지 낮아졌다. 이에 따라 평균 4~50배 수준을 유지하던 보증배수는 70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HUG는 액면미달 신주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HUG 주식의 액면 금액(5,000원)에 못 미치는 3,386원에 신주를 발행했다. 액면미달 신주발행은 시장에서 자본잠식 위험 신호로 알려져 있다. 신주발행 이후 HUG의 자기자본은 약 5조 5,000억 원으로 현재 보증배수를 65배 수준으로 유지 중이다.

한편, HUG의 경영위기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HUG의 영업이익은 23년 1조 3,000억, 24년 9,700억 수준이다. 전국적인 전세사기 피해로 보증사고 건수가 대폭 증가하며 보증기준을 강화해 영업실적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23년 약 5조, 26년 약 6조에 가까운 대위변제와 23년 약 6,000억원, 24년 약 1조 5,000억원에 불과한 채권 회수로 인해 25년 8월 기준 누적 채권 잔액은 12조에 달한다. 현재의 영업실적으로는 HUG의 재무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황운하 의원은 “HUG의 보증배수가 위험치에 다가갔고, 액면미달 신주발행을 한 사실은 경영 참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HUG가 대위변제 이후 채권회수에만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경영위기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없다”며,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보증정책의 전면적인 재점검과 자구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