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국민 혈세 약 7억 원이 투입된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이전 사업이 부실과 허위 보고로 얼룩진 가운데, 주관기관인 한국항공협회를 이끄는 박종흠 회장을 둘러싼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협회가 국토교통부에 허위 완료 보고서를 제출하고, 부실 시공 업체에 ‘셀프 면죄부’식 유지보수 계약까지 체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직적 은폐 의혹까지 제기된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준호 의원에 따르면, 한국항공협회는 2024년 1월부터 약 6억 9000만원을 들여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운영 위탁 사업’을 진행했다.

당초 2024년 12월 완료 예정이었지만 실제 사업은 3개월 뒤인 2025년 3월에서야 마무리됐다. 그럼에도 협회는 국토교통부에 “과업을 정상적으로 완료했다”는 내용의 준공계와 결과보고서를 제출했다. 명백한 허위 보고인 셈.

더 큰 문제는 사업을 지연시키고 ‘누더기 시스템’을 만든 바로 그 업체가, 이후 3년간의 유지보수 계약까지 따냈다는 점이다. 업체 선정 과정에서 협회가 ‘자기 면죄부’를 발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은 항공 산업 정책, 학계 연구,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간 340만 건 이상 접속되는 핵심 국가 데이터 인프라다. 그러나 실제 사이트는 링크 오류, 통계 누락, 페이지 깨짐 등 기초 기능조차 마비된 상태로, 항공 관련 보고서 접근이 불가능한 경우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협회는 “2025년 12월까지 복구를 완료하겠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사업 완료 보고 이후 9개월 동안 국토부는 이 같은 부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의 관리 부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무부처로서 산하기관의 과업 수행 점검과 예산 집행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이다.

한준호 의원은 “협회의 조직적 허위 보고는 명백한 기만 행위이며, 국토부가 9개월간 이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종흠 회장을 비롯한 협회 책임자들이 이번 사태의 전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며 “국정감사에서 유지보수 계약의 적정성과 감독체계를 전면적으로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흠 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항공산업 발전과 제도 혁신을 강조해왔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협회 운영 전반에 대한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협회가 허위 보고와 예산 집행 왜곡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난 이상, 최고 책임자인 회장 역시 관리·감독 의무를 피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