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노동자들, “명절에도 ‘괜찮다’ 말 못해…정부는 뭐하나?”

추석 맞아 두 번째 공개편지…“MBK 탐욕에 정부 방조, 일터 지켜달라” 호소
“TF 구성하겠다”던 약속 한 달 째 무응답…“정부가 직접 나서야 해결” 촉구
기사입력:2025-10-06 11:38:16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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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추석인 10월 6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두 번째 공개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족 앞에서도 ‘괜찮다’ 말하지 못할 만큼 삶이 위태롭다”며 홈플러스를 파산 위기로 몰아넣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경영행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정부 차원의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조합원 일동 명의로 작성된 편지에는, 지난 3월 기업회생 절차가 시작된 이후 홈플러스 직영직원 500여 명과 수많은 협력업체 직원들이 퇴직했으며, 지금도 123개 매장이 폐점 위기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한 점포가 문을 닫으면 직간접적으로 1,000명의 고용이 무너지고, 반경 2~3km 이내 7~8천 명의 생계에 타격이 간다”는 학계 보고를 인용하며, 현재 상황이 단순한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대규모 실업 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동자들은 홈플러스가 전국 농협과 산지 조합의 주요 납품처였다는 점도 강조했다. “홈플러스가 무너지면 대형마트 독과점이 심화돼 농어민들의 납품가격과 거래조건은 더 불리해질 것이며 이는 곧 농어민의 생존권까지 위협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편지에서는 특히 정부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관계를 조명했다. 노동자들은 “MBK는 하늘에서 떨어진 존재가 아니다”며 정부가 2000년대 중반 사모펀드를 적극 육성하고, 국민연금이 MBK에 수천억 원을 투자했으며, 금융당국이 이들의 공격적 인수합병을 방조했다고 비판했다.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 김병주 회장의 자산은 8,100억 원에서 14조 원 이상으로 불어났지만, 홈플러스는 청산 위기에 몰렸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지난 9월 19일 김병주 회장이 국회에서 “인수 희망자가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 입찰 공고 결과 인수 의향자는 없었다”며 “(김 회장이)국회도, 정부도, 노동자도 기만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정부가 키운 금융자본이 국민 경제를 잠식하고 있다”며 정부가 책임지고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편지는 고용노동부에게 지난달 TF 구성을 제안하며 노숙농성을 중단 했지만, 한 달 가까이 아무런 조치가 없다며 대통령실과 정부의 무책임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정부 차원의 TF 즉각 구성 △MBK의 불법 경영에 대한 철저한 조사 △국민연금의 책임 규명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노동자들은 “우리는 특별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그저 일할 수 있는 일터,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일자리, 내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평범한 삶을 원한다”고 호소했다.

[대통령님께 드리는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두번째 공개편지]

존경하는 대통령님,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인사를 드립니다.

저희는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평범한 노동자들입니다. 오늘 이렇게 대통령님께 글을 올리는 것은 저희가 처한 절박한 현실을 알려드리고, 정부의 결단을 간곡히 호소드리기 위함입니다.

예로부터 추석은 가족이 모여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고 나누는 명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추석, 저희 홈플러스 노동자들에게는 기쁨이 아닌 두려움과 불안뿐입니다.

3월 기업회생 절차가 시작된 이후 500명이 넘는 직영 직원과 셀 수 없이 많은 협력업체 직원들이 일터를 잃었습니다. 남은 동료들도 내일을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명절 차례상을 차리면서도 가족들 앞에서 "괜찮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 저희의 현실입니다.

학계 보고에 따르면 한 개 점포가 폐점될 때마다 직간접 고용 1천 명, 반경 2~3km 이내 7~8천 명의 국민이 일자리를 잃는다고 합니다. 지금 남아 있는 홈플러스 123개 매장이 모두 문을 닫는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규모의 실업 사태가 발생할 것입니다.

또한 농수축산물의 판로 문제입니다. 홈플러스는 전국 농협과 산지 조합의 주요 납품처이며, 특히 지방 중소 농협과 영세 농민들에게는 안정적인 판로 역할을 해왔습니다. 대형마트 3사 체제에서 홈플러스가 무너지면 남은 업체들의 독과점이 심화되어, 농어민들의 납품가격과 거래조건은 더욱 불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의 생계뿐만 아니라 우리 농어민의 생존권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통령님께서 당선되셨을 때 처음 공개편지를 보내드렸습니다. 그때 MBK는 33개 점포에 대한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폐점을 통보했습니다. 실제로 15개 점포의 폐점 일자를 정하고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국회를 포함한 수많은 분들이 힘을 모아주셔서 15개 점포의 폐점을 중단시킬 수 있었습니다.

대통령님, MBK는 하늘에서 떨어진 존재가 아닙니다.

2000년대 중반, 정부는 사모펀드를 금융산업의 미래로 육성했습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께서 관련 제도를 설계하고 확대하셨습니다. 국민연금은 MBK에 수천억 원을 투자했고, 금융당국은 이들의 공격적 인수합병을 묵인했습니다.

그 결과는 무엇입니까?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8,100억 원이던 김병주 회장의 재산은 지금 14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홈플러스 직원은 1만 명 이상 줄었고, 기업은 청산 위기에 몰렸습니다. 사모펀드는 배불렀지만, 노동자와 지역사회는 피폐해졌습니다. 정부가 키운 금융자본이 국민 경제를 잠식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9일, MBK 김병주 회장은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인수 희망자가 있고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국회와 국민 앞에서 한 약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삼일회계법인이 실시한 공개입찰 공고를 보면, 실제 인수 희망자가 없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사모펀드의 민낯입니다. 국회도, 정부도, 노동자도 속이는 이들에게 더 이상 우리의 일터와 미래를 맡겨둘 수 없습니다.

정부만이 이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대통령님, 이 꼬인 실타래는 정부가 풀어야 합니다.

정부가 사모펀드를 키웠고, 국민연금이 투자했고, 금융당국이 감독을 소홀히 했습니다. MBK의 탐욕이 여기까지 온 것은 정부의 방조 속에서 가능했습니다.

지난 9월 11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님께서 현장을 방문하셨을 때, 저희는 정부를 믿고 노숙농성을 중단했습니다. 추석 전 정부 차원의 TF 구성을 제안받았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대통령실과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저희는 여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통령님께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대통령님, 정부가 직접 나서주십시오.
정부 차원의 TF를 즉각 구성하여 홈플러스 문제 해결에 나서주십시오
MBK의 불법적 경영행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해주십시오
국민연금의 무책임한 투자에 대한 책임을 물어주십시오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주십시오

저희는 특별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일할 수 있는 일터,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일자리, 내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평범한 삶을 원할 뿐입니다.

대통령님의 현명한 결단을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2025년 10월 6일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조합원 일동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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