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이상욱 기자] 노후 무궁화호 대체를 위해 제작되고 있는 ITX-마음 열차 10량 중 7량이 납품되지 않고 있다. 이를 해결키 위해 고의적인 납품 지연 업체를 부정당업자로 지정하는 법안이 나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준호 (광주 북구갑) 국회의원이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ITX-마음 도입 계획과 실제 납품 대수’ 자료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ITX-마음 제작 계약 물량 358량 중 납품 완료는 32.4%(116량)에 머물렀다. 계약 물량 10량 중 납품된 것은 3량에 불과한 셈이다.

아는 이는 알다시피 납품일은 계약일부터 36개월 이후다. 그런데 2018년 12월 체결한 1차 계약은 59개월이 지나고도 46량을 납품하지 않았다. 여기에 2019년 11월 체결한 2차 계약도 67개월이 지났지만 무려 196량이 납품 지연되고 있다.

3차 계약도 납품 지연될 확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4월에 체결된 3차 계약은 116량을 2028년 1월까지 납품하기로 돼 있는데 제작 공정과 업체 상황을 볼 때 적기에 주문 받은 물량을 공급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세 차례 계약 모두 한 업체가 맡았다는 점이다. 이 업체는 서울교통공사 전동차 계약 물량도 납품 지연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공사는 납품 지연 사유에 대해 “업체의 자금조달 여력 부족과 주요 부품 수급 차질 및 제작 중단 문제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근본적으론 저가 입찰 문제가 있다. 해당 업체는 차량제작역량·자금조달여력·협력업체구성 등 계약이행 방안을 충실히 수립하지 않은 채 일단 수주해 놓고 보자는 ‘묻지마 저가 수주’에 몰두한 정황이 많다. 납품 지연 같은 고의적인 계약 불이행 시 지체상금 30% 부과 외에 실질적인 제재 수단도 없는 현실이다.

정준호 의원은 이처럼 정당한 이유 없이 고의적으로 납품을 지연하면서 계약을 이행치 않을 경우 해당 업체를 부정당업자로 지정해 일정기간 입찰 참가 자격에 제한을 두는 (국가계약법) 개정안을 8일 대표 발의했다.

정 의원은 “ITX의 의도적인 납품 지연으로 철도 고객의 불편과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정당한 이유 없는 납품 지연 업체의 입찰을 제한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준호 의원은 “호남선 등 철도교통 편의 증진을 위해 ITX가 신규 증편돼야 한다”며 “철도공사는 ITX의 조속한 납품을 위해 업체 관리 강화와 법적 대응 등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상욱 로이슈(lawissue) 기자 wsl039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