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동시에 예상치 못한 범죄의 도구로 변질되기도 한다. ‘딥페이크 성범죄’가 그 예로, 단순한 장난이 아닌 심각한 성범죄로 평가되고 있다. 특정인의 얼굴을 합성해 성적 대상화하는 방식은 피해자에게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주며,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 유포는 물론 단순 시청만으로도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문제는 누구든 쉽게 딥페이크 성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점이다. 딥페이크 합성 기술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인터넷에서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앱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 단순 호기심에 지인의 얼굴을 합성하거나, 재미 삼아 영상을 제작했다가 법적으로는 ‘성범죄’에 해당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유포하지 않았다’거나 ‘장난이었다’는 주장은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발생하는 사건들 가운데는 학생이나 미성년자가 이러한 영상을 제작했다가 성인과 유사한 중대한 처벌을 받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현행법은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 엄격한 책임을 묻고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합성물을 제작하거나 배포할 경우 최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만약 합성물의 대상이 아동·청소년일 경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며, 이때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 단순히 영상이나 이미지를 시청하거나 소지하는 행위조차도 별도의 처벌 규정이 적용되므로, ‘보관만 했을 뿐’이라는 변명 역시 통하지 않는다.

딥페이크 성범죄의 특성상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 텔레그램과 같은 익명성이 강한 메신저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결코 안전장치가 아니다. 수사기관은 서버 압수수색과 디지털 포렌식 기술을 활용해 제작자와 유포자를 추적할 수 있으며, 이미 다수의 사건에서 피의자가 특정되어 처벌받은 사례가 존재한다. 결국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행위 자체가 범죄에 해당한다면 법적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법무법인 더앤 이현중 대표변호사는 “딥페이크 성범죄는 단순한 장난이나 호기심에서 비롯됐더라도 중대한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합성물 제작 과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시청이나 보관만으로도 범죄가 성립될 수 있으므로, 사건에 연루된 경우 초기 단계에서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라며 “본인이 피해자가 될 수도, 의도치 않게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올바른 법적 인식과 신중한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