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소년들의 사이버 도박 문제가 심각한 상태입니다. 지난해 온라인 도박 범죄로 입건된 10대가 일 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났고, 2022년 기준으로 학교 내의 청소년 중 약 40%가 도박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출처: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특히, 온라인 환경에서 무방비한 접근 경로를 통해 온라인 도박을 쉽게 접할 수 있어 문제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학교의 보호를 받지 않는 학교 밖 비행 청소년들의 온라인 도박 범죄 문제는 얼마나 심각할까요?

본 기사에서는 부민서(동국대)·조윤오(동국대)의 '비행청소년의 문제도박 실태 및 특성 유형화 연구(2023)'를 통해 비행청소년의 온라인 문제도박 실태를 파악하고 온라인 도박을 경험한 이들을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무엇을, 왜 연구했나?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의 도박 경험이 50%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의 도박 행동 경험 비율이 47.8%인 것에 비해, 학교에 재학하지 않는 비행청소년의 비율은 이보다 높은 58.4%였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도박 중독 유병률(재학 청소년: 6.4%, 학교 밖 청소년: 21%)은 성인(5.3%)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되며 이들이 도박 중독에 매우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행청소년은 일반 청소년보다 도박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으며, 문제도박이 심각한 사회적, 경제적, 심리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연구는 비행청소년의 문제도박 실태를 조사하고, 그들의 도박 특성과 관련 요인을 분석하여 비행청소년의 도박 행동이 어떠한 특성을 보이는지 파악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개입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189명의 학생(주로 고등학생 연령대)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하여 도박 참여 실태, 문제도박 수준, 도박 관련 행동 특성 등을 측정하여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설문조사 응답자 중 약 60%가 사이버 불법도박을 경험했던 것으로 답했다. 남자 청소년이 93.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도박 경험이 있는 이들 중 최소 연령은 15세로, 최대 연령은 21세(평균 연령: 18.16)로 나타났다. 도박 시작 연령은 평균적으로 15.4세였지만, 9세에 시작한 경우도 있어 청소년에 접어들기 전에도 도박에 노출될 위험이 있음이 발견됐다.

도박 중독 문제와 도박 중독을 예측할 수 있는 자기통제력, 비행친구, 현재까지의 경찰 조사 경험 횟수를 바탕으로 이들을 분석한 결과, 총 네 개의 유형으로 나타났다.

(1) 단순 도박충동 집단
이 집단은 도박 중독 정도가 심하고 동시에 심각한 수준의 낮은 자기통제력으로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성향을 가진 집단을 의미한다. 이들은 주로 혼자 도박하는 경향이 있지만, 과거 범죄 경력이나 비행 친구 수가 많지 않아 추가 비행이나 일탈 행동이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 사이버 도박 경험이 있는 113명 중 과반수인 51명이 이 집단에 속했다.

(2) 합리적 도박 범죄전이 집단
이 집단은 도박 중독 정도도 심하고 경찰 조사 경력이 많은 집단이다. 자기통제력 문제는 별로 심각하지 않고 주변에 불량 친구들도 많지 않다. 하지만 이미 도박에 중독되어 있고 범죄 경력이 많다. 이는 자기통제력이 낮지 않아 스스로 합리적인 선택 하에 도박 중독에 이르게 되었고 범죄 행동을 저지른다는 의미이다. 이들은 도박 중독으로 인해 2차 범죄 사건에 연루될 가능성이 많다(즉, 2차 범죄 전이 위험집단). 사이버 도박 경험이 있는 113명 중 20명이 이 유형에 해당했다.

(3) 다수 극충동 집단
이 집단은 현재 도박 중독 정도가 심각한 편은 아니나, 자기통제력이 매우 낮고 비행 친구 수가 많아 앞으로의 도박 심화가 다소 우려되는 위험집단이다. 이 집단은 경찰 조사 경험이 많지 않아 2차 범죄로 전이가 바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자기통제력에 문제가 있고, 주변에 불량 친구가 많아 도박 중독 문제가 심화될 우려가 큰 집단이다. 113명 중 25명이 이 유형에 해당했다.

(4) 다수 도박충동 범죄전이 고위험 집단
이 집단은 현재 도박 중독이 심하지는 않으나 도박 문제가 있고 범죄성이나 재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재범 고위험 집단이다. 또한 낮은 통제력 성향과 많은 비행 친구를 가지고 있으며, 범죄 경력도 높아 앞으로 도박 문제가 심각해지거나 범죄로의 전이 위험성도 높게 예측된다. 113명 중 12명이 이 유형에 해당했다.

(5) 단순 극충동 범죄전이 고위험집단
이 집단의 현재 도박 중독 정도는 다른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자기통제력이 매우 낮아 충동적이고, 경찰 조사 횟수가 다수여서 혼자서 문제 행동을 많이 저지르는 범죄성이 높은 성향의 집단이다. 이들은 불량 친구의 영향은 없지만 개인의 낮은 자기통제력 문제가 매우 심각하여 현재까지 범죄를 반복하여 저지른 위험집단이다. 따라서 도박 중독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113명 중 5명만이 이 유형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비행 청소년 내에서 문제도박을 하는 청소년의 유형이 얼마나 다양한지 분석하고 이들을 소수 집단으로 유형화한 것은 이 연구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연구진은 단순 비행이 사이버 도박 참여에 근본적 원인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비행청소년이어서가 아니라 비행청소년이 가지고 있던 역기능적인 가정환경과 불량 교우와의 접촉, 학교 중퇴 경험 등의 위험요인이 도박이라는 징후로 나타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따라서 보호처분 상황에서 유형화 특성별로 소년의 도박위험성을 평가하여 맞춤형 소년사법 정책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 연구논문
부민서(동국대학교)·조윤오(동국대학교) (2023) <비행청소년의 문제도박 실태 및 특성 유형화 연구>, 한국치안행정논집, 20(1), 35-52,

▶기타 출처:
김동준, 노민택, 정승우, 이제은, 이기엽, 고혜영(2024). 청소년 도박문제 관련 사회·경제적 비용 추계 연구.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연구용역보고서. 공공정책성과평가연구원

김지연(Jee Yearn Kim) Ph.D.
독립 연구자로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형사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범죄자 분류 및 위험 평가(Offender Class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효과적인 교정개입의 원칙(Principles of Effective Intervention), 형사사법 실무자의 직장내 스트레스 요인, 인력 유지 및 조직행동(Workplace Stressors, Retention, and Organizational Behavior of Criminal Justice Practitioners), 스토킹 범죄자 및 개입 방법(Stalking Offenders and Interventions)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