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오태윤 원장이 이끄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평가 대상 병원 소속으로 기재된 조사위원이 해당 병원 인증조사에 참여하고, 조사위원 배정 원칙과 관련된 사례도 13건 드러났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조사위원 구성과 평가방식 개선을 약속했지만 재위촉 횟수에는 여전히 제한이 없어, 평가 독립성과 내부통제 체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종덕 진보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경북 소재 병원 인증조사에 해당 병원 소속으로 기재된 조사위원이 간사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위원 배정 과정에서도 인증원이 정한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인증원의 「조사위원 관리규칙」 제44조제3항과 별표 9에 따르면 조사위원은 대상기관과 근무지역을 교차 배정해야 하며, 동일계열 의료기관 소속 조사위원 2명 이상을 한 기관에 배정하는 것은 지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의원실 자료에는 동일계열 병원 소속 조사위원 2명이 한 조사팀에 배정된 사례가 4건 포함됐다. 2026년 2월 충남 소재 병원 인증조사에도 같은 충남 지역 의료기관 소속 조사위원이 참여했으며, 이 밖에 동일지역 배정이 의심되는 기록도 8건 제시됐다.
동일계열 중복 배정을 지양하도록 한 기준과 지역 교차 배정 원칙이 조사위원 선정 과정에서 얼마나 실효성 있게 적용됐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다만 동일계열 배정 제한은 명시적 금지가 아닌 '지양' 규정이며, 지역 배정 관련 기록 가운데 8건은 의심 사례로 제시됐다.
현행 관리규칙은 인증원장이 조사 시작 전 조사위원을 배정하도록 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사 시작 2개월 전 조사위원에게 일정을 알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전에 조사위원의 소속을 확인하고 이해충돌 가능성을 걸러낼 수 있는 배정·검증 절차가 실제로 작동했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른다.
조사위원 재위촉 방식 역시 평가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의 대상이다.
「조사위원 관리규칙」 제28조에 따르면 조사위원은 조사 대상 의료기관 담당자와 동료 조사위원으로부터 평가받으며, 그 결과는 재위촉 평가에 활용될 수 있다. 평가받는 병원의 의견이 자신을 평가한 조사위원의 향후 활동 기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조사위원의 위촉기간은 2년이지만 재위촉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피평가 기관의 평가를 재위촉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규정과 무제한 재위촉 구조가 맞물리면서 조사위원의 독립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장기 활동 조사위원의 비중도 상당하다. 올해 9월 말 기준 전체 조사위원 668명 가운데 2015년 이전부터 활동한 인원은 337명으로 50.4%를 차지했다. 2010년부터 활동한 조사위원도 126명(18.9%)에 달했다.
직종별로는 의사 229명(34.28%), 간호사 317명(47.45%)으로 두 직종을 합친 인원이 546명(81.7%)에 달했다. 전담 조사위원 94명 가운데서도 간호사가 78명(83.0%)을 차지했다.
의료기관 인증평가가 환자 진료뿐 아니라 약제·감염관리·시설안전·영양·재활 등 다양한 영역을 다루는 만큼, 조사위원의 전문성이 특정 직종에 편중된 구조가 평가의 균형성과 객관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는 점에서 오 원장의 관리 책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4월 취임한 오 원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조사위원의 10년 이상 반복 위촉과 의료진 편중 문제를 지적받았다. 당시 오 원장은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조사위원 구성과 평가방식을 개선해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인증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 1년이 지난 올해 9월 말 기준으로도 조사위원 재위촉 횟수에는 제한이 없으며, 조사 대상 병원 담당자의 평가를 재위촉에 활용할 수 있는 구조다. 당시 약속한 개선책이 실제 조사위원 운영과 평가체계에 얼마나 반영됐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더욱이 오 원장 재임 중인 2026년 2월에도 지역 교차 배정 원칙과 관련된 문제가 드러났다. 관리규칙상 조사위원 배정 주체가 인증원장으로 명시된 만큼, 조사위원의 소속 검증과 배정 기준 준수를 위한 관리체계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 의원은 "자기 병원을 자기가 조사하고, 조사받는 병원이 조사위원을 평가한다면 그 인증 결과를 누가 믿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인증원에 본인 소속 기관 조사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배정 원칙 위반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재위촉 횟수 제한과 피조사 기관의 평가 방식도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오태윤號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자기 병원' 조사에 팀장·간사 참여…평가 독립성 도마
기사입력:2026-10-22 00: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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