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한국전력(이하 한전, 대표이사 사장 김동철)이 지난 2014년부터 10년간 사업관리비 차원으로 사업 지역 주민들에게 수십억원 규모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지적하자 한전은 사회 통념에 어긋나게 지원한 사실이 없으며, 대부분의 마을에서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23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10년간 사업관리비로 총 25억원 가량을 사용했다. 지역별 사업관리비 집행 규모는 울진 2억 8087만원, 삼척 1억 8697만원, 봉화 1억 5993만원, 영월 1억 5358만원, 정선 2억 5276만원, 평창 2억 7203만원, 횡성 4억 6902만원, 홍천 2억 4500만원, 양평 4억 4020만원, 가평 4612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사업관리비는 대부분 지역 주민에게 식사와 기념품, 여행 상품 등을 제공하는 데 쓰였다. 구체적으로는 ▲ 한 식당에서 850만원 이상의 금액 결제 ▲ 하루 버스 임차비로 1300만원 가량 지출 등의 사례가 있었다.

직접적인 특혜를 제공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전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한 식당에 2650만원을 지출했는데, 해당 식당은 동기간 활동하던 입지선정위원이 운영하던 곳이었다.

한전의 사업관리비 집행 근거는 자체 마련된 '사업관리비 운영기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원 합의 대가로 ▲ 과도한 물품 지급 ▲ 사치품 ▲ 호화 식단 등을 예시로 들며 '지역주민 행사에 필요한 기념품 지원 시 아래 경우와 같이 선심성 물품 제공 의혹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사회통념의 한도 내에서 집행 가능하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이에 한전은 "사회 통념에 어긋나게 식비를 지원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전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행 프로그램과 사업관리비 집행을 통한 지원이 마을 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전 측은 "건설 예정인 초고압 송전선로에 대한 이해도 증진 등의 목적으로 경과지 주변 마을을 대상으로 설비 견학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역과의 상생 및 유대 강화를 위해 마을 축제, 체육대회 등 지역 공동행사 지원, 재난시 구호 물품 지원, 사회취약층 지원 등의 사업을 시행 중이다. 경과지 주변 대부분의 마을에서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답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