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법, 친한 지인 노래방서 잔혹 살해 40대 여성 징역 17년

기사입력:2024-04-29 15:45:45
창원지법(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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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창원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김인택 부장판사, 강 웅·원보람 판사)는 2024년 4월 25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지인과 식사와 음주를 하고 노래방에 가서 놀던 중 피해자가 '더 놀다가자'는 피고인의 말을 거절했다는 등의 이유로 다투다가 살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40대·여)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2018년경 자녀의 어린이집 학부모 모임을 통해 피해자 B(30대·여)를 처음 알게 되어 친분을 쌓아왔다. 오랫동안 언니, 동생으로 친하게 지내며 1~2달에 한 번씩 만나 술을 마시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피고인은 2023년 6월 16일 오후 6시경 피해자를 만나 김해시에 있는 어느 곱창식당에서 함께 술을 마신 후, 오후 10시 45분경 피해자와 함께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던 중, 피고인이 더 놀다 가자고 하는데도 피해자가 이를 거절했다는 이유 또는 그 밖의 알 수 없는 이유로 피해자와 다투게 됐다.

피고인은 손으로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그곳에 있던 노래방 마이크와 소화기로 여러 번 때려 피해자로 하여금 2023년 6월 20일 오후 2시 38분경 G병원에서 치료 중에 외상성 뇌출혈로 사망하게 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했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고인은 평소 피해자와 사이가 좋았고, 피해자를 살해할 아무런 동기나 이유가 없었으며, 단지 이 사건 범행 당시 술에 취하여 피해자와 무언가로 다투고 싸우는 과정에서 피고인의 폭행 등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것일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상해치사죄가 성립할 수 있을지언정, 살인의 고의가 있었음을 전제로 한 살인죄는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감정서에서 '사인은 머리 손상으로 판단됨'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부검감정이는 검사와의 통화에서 ‘이 건의 경우 피해자가 얼굴, 머리 등을 무자비하게 수차례 맞아 얼굴 전체에 심각한 손상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 외에 다른 사망 원인을 찾을 수 없다.’ 등 '피해자와 가해자가 어떤 사이인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 사람을 잔인하게 때려죽일 수 있는지 모르겠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살인에 관한 확정적 고의가 있었거나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을 상실했거나 그러한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배척했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직후 스스로 노래방을 나와 노래방 종업원에게 '사람이 죽어간다고 하며 119에 신고하라'고 재촉하기도 했는데, 이는 피고인이 그때도 여전히 당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등 정상적인 인지능력을 가진 상태에서 정상적인 행동을 하였음을 드러낸다.

피고인은 평소 피해자와 사이가 좋았고, 피해자를 잔인하게 살해할 동기나 이유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 직전에 노래방에서 더 놀자는 피고인과 집으로 가자는 피해자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는 것이므로, 어떤 사유로 다투던 중 순간적으로 격분하여 범행에 이르렀을 가능성 또한 충분히 상정(어떤 정황을 가정적으로 생각하여 단정함)할 수 있다.
당시 피고인의 상태는 기억형성의 실패만을 야기한 알코올 (블랙아웃)으로 보일 뿐, 인지기능이나 의식을 상실한 상태였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블랙아웃은 최면진정작용으로 인해 수면에 빠지는 의식상실(패싱 아웃)과는 구별된다.

재판부는, 한 사람의 생명은 우주 전체보다 무겁고 소중하다. 살인은 그와 같은 절대적 가치를 지닌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것으로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회복이 불가능한, 가장 중하고 극악한 범죄이다. 피해자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피고인으로부터 일방적인 공격을 받고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점, 피해자가 그 과정에서 겪었을 정신적 충격과 육체적 고통, 그리고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은 이루 형언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피해자의 배우자와 어린 두 자녀들은 피해자와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참혹한 주검으로 돌아온 피해자를 떠나보내야 했다. 특히 피해자 부부는 모두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 ’아이들은 우리처럼 키우지 말자‘고 다짐했음에도, 피고인의 범행으로 그 자녀들은 모두 적어도 당분간은 한부모 가정에서 자랄 수밖에 없게 되었다. 피해자의 자녀들은 아직까지도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엄마‘를 찾고 돌아오길 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피해자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피해자의 배우자는 물론 그 주변 많은 사람들도 피해자 유족들의 그와 같은 사정을 알고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유족들을 위로하거나 그들로부터 용서받으려는 진지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피고인은 배우자와 사이에 1명의 자녀를 두고 평범한 가정주부로서 행할하던 사람으로 2014년에 음주운전으로 1회의 벌금형을 받은 이에 전과가 없다. 알 수 없는 문제로 다투다가 격분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비록 사건 범행 당시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면서도,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사실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배우자와 이혼을 하고 자녕 대한 양육권도 잃는 등 가정도 파탄에 이르 것으로 보이는 점을 참작했다.

◇살인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하고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인정된다. 그리고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범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발생 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도9867 판결 등 참조).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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