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법원청사.(사진제공=대구지법)
이미지 확대보기피고인들은 피해자가 부친의 사업체를 상속받아 재력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부동산 사업자금, 석산 투자금, 스크린 골프장 운영자금 등 각종 명목으로 돈을 투자하거나 빌려주면 수익금을 지급하거나 틀림없이 변제할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돈을 편취해서 나누어 사용하기로 모의했다.
피고인들은 2015년 2월 말경 횟집에서 피해자에게 “법인을 만들어 부동산 사업을 하거나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에 투자하면 큰 수익이 난다. 5억 원을 빌려주면 금방 갚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1억 원만 용도대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에게 송금하고 나머지는 피고인들이 나누어 사업자금 등 개인적인 용도로 소비할 생각이었고 빌린 돈을 상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들은 공모해 피해자를 기망해 2015년 3월 2일 5억 원, 2015년 7월 3일 3억 원, 2016년 9월 13일 11억5000만 원 등 3회에 걸쳐 합계 19억5000만 원을 교부받았다.
피고인 A는 2014년 11월 말경 식당에서 피해자에게 석산 사업계획서를 보여주면서 “석산 사업을 하면 3개월 안에 원금을 회수하고 6개월 안에 투자한 원금만큼 벌 수 있으니 남 좋은 일 시키지 말고 우리끼리 하자. 내가 아는 병원의 부원장도 같이하자고 하는 좋은 사업이니 2억 원을 준비하여 투자하라”고 말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해 2016년 10월 17일까지 총 5회에 걸쳐 투자금, 차용금, 이사비용 등의 명목으로 합계 3억1000만 원을 교부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 A는 수사단계에서 부동산을 처분하여 피해자의 피해를 회복하기로 피해자와 합의한바 있으나, 현재까지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해 피해자에게 합의금의 대부분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이에 피해자는 여전히 피고인 A에 대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피고인 B 또한 피해금 중 극히 일부(임대차보증금 1억 원)만을 변제했을 뿐이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한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덤, 동종전과가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
한편 피고인들이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금원을 나누어 가지기로 공모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절반씩' 나누어 가지기로 공모했다거나 5억, 11억5000만 원의 편취금을 '같은 비율'로 나누어 사용했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