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지는 노사 갈등, 페르노리카 코리아 철수하나?

기사입력:2021-06-09 10:34:40
[로이슈 편도욱 기자] 글로벌 주류기업 페르노리카 코리아(Pernod Ricard Korea)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업계 불황과 장기간 노조 갈등을 겪으며 국내 시장 철수설이 불거지고 있다.

위스키 브랜드 ‘발렌타인’ 등을 보유한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이미 10년째 내리막길인 위스키 업황에 따라 기업 위기를 겪었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 2014년부터 이어진 극심한 노사 갈등에 직원 역차별 문제를 비롯, 기업 이미지를 손상하는 고소∙고발전까지 나오고 있다.

노사 갈등이 격해지며 기업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자 주한 프랑스 대사관까지 나선 모양새다. 최근 주한 프랑스 필립 르포르 대사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공식 서한을 통해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한국 내 투자 지속성 여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쪽 관계자는 “최근 소비 하락과 코로나19로 인해 시장의 어려움에도 한국 비즈니스를 지속하고 있으나, 근거 없는 고소 고발 건과 정치적 압박으로 해당 기업이 큰 손해를 입고 있다”라며, “이런 어려움 속에서 주한 프랑스 대사가 해당 기업의 한국 내 투자유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 ‘복지기금 조성’, ‘임금인상’ 등 놓고 팽팽히 대립하는 노사… 쟁점 타협점 찾지 못해

페르노리카 코리아 노사는 쟁점을 둘러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 결렬에 이어 총 파업에까지 이르렀다. 노조의 요구는 총 7가지로 ▲복지기금 ▲풀타임 유급전임자 제도 ▲일시타결금 ▲노사관계 정상화 ▲팀장에 대한 징계 요구 ▲파업 중 임금보전 ▲임금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노조 구성원은 40여명으로 전체 직원의 30% 수준인데,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면 다른 직원을 역차별 하게 된다”라며, “노조 요구 중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파업 중 입금보전’은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이 외 다른 사항에 대해선 부분 또는 전체 수용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노사 간 협상 타결 과정에서 불성실하게 임한다고 주장하며 협상을 결렬하고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의 팽팽한 대립은 ‘복지기금 배분’과 ‘노조 위원장의 유급 조합활동 시간’, 그리고 ‘임금의 추가적인 인상’ 등의 요건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관계자는 "노조는 복지기금 중 3억5000만원을 노조 발전기금으로 요구했는데 사측은 역차별을 우려하며 부분 수용했다"라며 "재난 구호기금으로 전 직원 대상 인당 600만원을 배분하고 잔액 2600만원은 조합원 복지에 합법적으로 활용하자는 방안이다"라고 말했다.

노조 위원장의 유급 조합활동 시간에 대해서도 조합은 주 5일인 2000시간을 요구하고 사측은 주 2일인 800시간을 제안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페르노리카 코리아 관계자는 "과거 170여명의 노조원이 있었지만 유급 노조전임자 없이도 노사관계가 정상적으로 운영돼 왔으며, 구조조정 이후 한 명의 인력이 아쉬운 외국계 기업의 특성상, 근로를 하지 않고도 급여가 전액 보장되는 전임 유급전임자 제도는 무리"라고 밝혔다. 한편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위원장 1인에 대한 유급전임자 제도는 노사관계 정상화에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경영난 속 기업에 큰 부담이 되는 임금 인상도 주요 쟁점이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관계자는 "어려운 업계 상황에도 노조와 합의한 급여체계에 따라 호봉 적용자를 대상으로 지난 5년간 평균 약 12%를 올려줬다"라며 "임금은 이미 업계 평균보다 약 20%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반면 노조는 정액으로 임금 인상 1000만원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사측은 최근 5년 사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물가인상률을 훨씬 상회하는 임금인상이 일어났으며, 임금에 대한 추가 부담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오랜 불황으로 경영난이 지속되며, 지난 2019년 3월 ‘임페리얼’ 브랜드를 외주화하고 대규모 희망퇴직도 받았다.

심각한 경영 위기에도 노사 갈등은 끝날 기미가 보이긴커녕 고소∙고발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수년 동안 사측을 상대로 20건의 고소와 고발을 제기했으며, 아직 유죄 판결은 나지 않았다. 여기에 노조는 지난 5월에는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에 페르노리카 코리아 장 투불(Jean TOUBOUL)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출국 금지를 주장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장투불 사장은 다음 부임지로 옮기기 위한 인수∙인계 등의 준비를 위해 출장 중 이며, 출장 중에도 CEO의 역할과 책임을 100% 다 하고 있는 상황”이며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으로 일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현재 업무에 전혀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노사 갈등이 이어지자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시장 철수설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장 우려되는 점은 양질의 일자리 감소와 세계적인 주류업체의 자본 철수에 따른 직∙간접적인 국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2008년 철수한 모엣 헤네시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모엣 헤네시는 당시 국내 코냑시장 점유율 1위인 루이비통-모엣 헤네시(LVMH) 그룹 계열사로 금융위기로 인한 국내 꼬냑 시장 침체와 판매량 급감을 이유로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모엣 헤네시가 코냑시장에서 79.1%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판매 중이던 샴페인 모엣 샹동이 큰 인기를 끌었던 상황인지라 철수 원인은 당해 7월 설립된 노조로 보인다는 후문이 자자했다. 한국 특유의 강성 노조와 펼쳐질 난투극을 피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해석이다.

모엣 헤네시 국내 철수로 40여 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었다. 만약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모엣 헤네시의 전철을 밟아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다면 그의 세 배인 120여명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편도욱 로이슈 기자 toy1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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