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시공사들, 판짜기 돌입…조합원들만 혼란
최근 시공자 선정 및 재선정을 부산의 재개발조합들 사이에서 ‘컨소시엄’을 놓고 혼란이 일고 있다.
부산 서금사5구역은 지난달 조합원 총회에서 컨소시엄사업단(4개사)을 해지했다. 게다가 사업방식도 신탁방식에서 조합방식으로 변경, 기존 신탁사도 내쳤다.
서금사5구역의 한 조합원은 “작년에 대연8구역에서 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과 포스코건설이 경쟁을 벌이면서 부산 최고수준의 사업조건이 제시됐고, 결국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한 포스코건설이 선정되면서 우리 구역도 단독시공을 원하는 민심이 높아졌다”며 “그래서 당연히 컨소시엄 금지 규정을 넣어 단독 시공자를 뽑는 줄 알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좌천범일통합2지구 유찰사태 이후 바로 서금사5구역 이사회가 개최됐고, 컨소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좌천범일통합2지구 역시 조합장 해임 총회, 특정사의 골프접대 등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곳으로 최근 시공사선정입찰 마감을 앞두고 유찰사태가 벌어졌다.
한 대형시공사 부장은 “좌천범일통합2지구의 경우 당초 4~5개사가 경합을 벌였고 결국 대형시공사 2개사(A사·B사)가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중견건설사인 J사가 들러리로 참여하기로 했다”며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서금사5구역의 컨소 금지를 풀기 위해 결국 유찰사태를 임의적으로 만든 정황들이 있다”고 폭로했다.
또 다른 한 대형시공사 부장은 “좌천범일통합2지구에 컨소시엄으로 입찰하기로 한 A사와 B사 중 A사가 서금사5구역을 작업했고 컨소 금지를 만들어 놓은 뒤 단독 입찰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그러던 중 갑자기 B사가 서금사5구역을 C사와 컨소시엄으로 입찰하기로 결정했고, 서금사5구역의 컨소 금지를 풀기 위해 A사를 압박했다. 결국 들러리업체를 압박해 유찰사태를 만들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 서금사5구역, 조합원들은 단독시공 원해…시공사 구도는 반대로 컨소시엄
서금사5구역 한 조합원은 “현재 서금사5구역은 결국 A사·B사·C사가 컨소시엄으로 입찰에 참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좌천범일통합2지구 컨소시엄 업체 2곳과 C사가 합쳐 입찰에 참여하던지 아니면 좌천범일통합2지구에 입찰한 B사와 다른 C사가 서금사5구역 입찰에 참여해 좌천범일통합2지구에 참여한 A사와 경쟁을 벌인다는 것이다”며 “하지만 좌천범일통합2지구에서 함께 컨소시엄을 꾸렸던 시공사가 서금사5구역에서는 경쟁을 벌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결국 짬짬이 입찰로 서금사5구역과 좌천범일통합2지구 조합원의 피해가 가중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좌천범일통합2지구 한 조합원은 “이런 짬짬이 입찰 의혹은 철저히 공정거래위원회 등 수사 의뢰를 해야 한다”며 “시공사 논리에 며칠 사이에 컨소 금지가 컨소 가능으로 바뀌고 유찰사태가 임의적으로 이뤄진다면 금융비용 등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관련 조합원들에게 피해로 다가온다. 결국 피해는 조합원들만 질 것이고 이익은 고스란히 시공사의 몫이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서금사5구역 조합원은 “최근 피디수첩 등에서 재개발 재건축 비리가 연일 보도 되고 있다. 부산 역시 브로커의 이권개입 등 시공사들의 짬짬이 입찰을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며 “얼마나 시공사에 코가 끼어있으면 멀쩡했던 컨소 금지가 며칠 만에 풀릴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처럼 시공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 서금사5구역과 좌천범일통합2지구가 당분간 시끄러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최영록 로이슈(lawissue)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