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법원청사.(사진제공=대구지법)
이미지 확대보기'이 사건 염색약에는 사용상의 주의사항으로 염색전 2일전(48시간전)에는 반드시 피부시험(patch test)을 실시하여 주세요. 패취테스트는 염모제에 부작용이 있는 체질인지 아닌지를 조사하는 테스트입니다. 과거에 아무 이상이 없이 염색한 경우에도 체질의 변화에 따라 알레르기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있으므로 매회 반드시 실시하여 주세요.'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는 알러지반응 테스트를 전혀 실시하지 아니한 채 곧바로 파라페닐렌디아민 성분이 포함된 'CANDY the treatment color cream'이라는 이름의 염색약을 피해자의 두피와 머리카락에 발라, 두피를 통해 안면과 목 피부까지 위 성분이 스며들도록 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얼굴에 수포가 생기고, 목 피부까지 부어오르는 등 치료 일수를 알 수 없는, 급성 접촉성 피부염의 상해를 입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인 대구지법 서부지원 문현정 판사는 2019년 3월 28일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 2018고정299)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피해자가 1년 6개월 동안 피고인에게서 여러 차례 염색 시술을 받았음에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점을 근거로, 이처럼 여러 차례 동일한 염색약으로 염색시술을 받았으나 아무런 이상증상이 없었던 사람에 대해서까지 피고인이 알러지반응 테스트를 거쳐야 할 업무상 주의(고지)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검사는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1심 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항소했다.
항소심(2019노1337)인 대구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이윤호 부장판사)는 2019년 12월 13일 1심판결은 정당하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검사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허가함으로써 1심판결은 더이상 유지할 수 없게 됐다며 파기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약 1년 6개월 전부터 평균 한 달에 한 번 미용실에 손님으로 방문하여 염색 시술을 받았고, 아무런 이상 반응이 없었던 점, 이 사건 당시에도 피해자는 염색을 한 후 며칠이 지나서야 얼굴과 목 부위의 수포 및 발진 증상을 보였던 점, 염색약 알러지 반응 테스트는 염색하기 48시간 전에 2회에 걸쳐 실시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는데, 그러한 방법은 일반적인 미용실의 운영 여건 등에 비추어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점 등 피고인이 알러지반응 테스트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인해 피해자가 이같은 상해를 입게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