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 검찰과거사위원회에 진정서 제출

기사입력:2019-04-02 20:38:42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제공=한국여성의 전화)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제공=한국여성의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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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한국여성의전화는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에 성폭력 수사 경험이 풍부하고 성인지 관점이 분명한 전문 인력을 충원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조사해 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한국여성의전화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를 지원하며, 본 사건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 3월 25일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뇌물 혐의’와 ‘당시 민정수석, 비서관 등 청와대 민정라인에 의한 외압’등에 대한 재수사 권고를 했고, 이에 꾸려진 특별 수사팀은 관련 혐의를 우선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2013년, 2014년 두 차례의 불기소 처분에도 본 사건이 다시 한번 진실에 다가설 기회를 얻은 것은 용기있는 성폭력 피해 당사자들의 고발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검찰 과거사위원회와 특별 수사팀은 본 사건을 '성폭력'이 아닌 '성접대'의 문제로 인식하며, 이전의 과오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본 사건의 본질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진상조사단에 성폭력 사건에 대한 전문 인력이 충원되어야 할 것이다"고 했다.

다음은 진성서 전문이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진정서

○ 진정인

한국여성의전화(공동대표 고미경, 박근양)

서울시 은평구 진흥로 16길 8-4

02-3156-5400

○ 피진정인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 진정 취지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에 성폭력 수사 경험이 풍부하고 성인지 관점이 분명한 전문 인력을 충원하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도록 진정 드립니다.

○ 진정 내용

본회는 일명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며, 2013년 검찰 수사 당시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자로서 어떠한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고, 심각하게 인권을 침해당한 사안에 대해 진상규명 할 것과 이 사건이 제대로 조사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촉구한 바 있습니다.

지난 3월 25일,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진상조사단의 중간 결과를 보고 받고 재수사 권고를 내렸습니다. 이에 ‘역대 최대 규모’라는 특별 수사팀이 꾸려졌습니다. 그러나 특별 수사팀은 과거사위원회의 권고 내용에 따라 ‘뇌물 혐의’와 ‘당시 민정수석, 비서관 등 청와대 민정라인에 의한 외압’에 대한 수사를 우선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본 사건은 2013년 처음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는 이 사건이 제대로 해결될 수 있도록 수사기관, 언론, 청와대에 호소하였지만, 2013년, 2014년 불기소 처분이 나면서 이 사건의 진실은 사장되었습니다. 이후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발족하면서 2018년 4월, 본 사건이 극적으로 본 조사 대상으로 선정되었지만, 진실이 규명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의견서가 누락되고, 피해자 조사 시 2차 피해가 발생하는 등 조사 과정은 미흡했으며, 결국 11월 말 조사팀이 교체되었습니다. 그 후 조사 기간도 두 차례나 연장되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수년에 걸쳐 이 사건이 조금씩 진실에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피해자의 용기 있는 목소리 때문이었습니다. 피해자가 원하는 것은 자신에게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김학의, 윤중천 등에 대한 처벌이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의 목소리가 동력이 되어 현재에 이를 수 있었던 조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뇌물 의혹’, ‘외압’ 등 일부 범죄에 대해서만 집중되고 있을 뿐, 당시 피해 여성들의 인권침해와 가해자들의 ‘성폭력 범죄’에 대한 규명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4월 1일, 특별 수사팀이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특별 수사팀은 재수사 권고가 내려진 수사를 우선하며, 성폭력 범죄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이처럼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 및 과거사위원회의 권고 내용이 특별 수사팀의 수사 방향에 영향을 주는 만큼, 본회는 진상조사단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성권력층에 의해 여성의 ‘몸’이 ‘도구’가 되고, 여성에 대한 폭력이 ‘놀이’, ‘향응’이 되는 문화는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고, 현재에도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성폭력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성접대’의 수단이 된 여성들의 피해는 사법기관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습니다.

본 사건의 피해자 또한 지속적인 폭행, 협박, 위협 둥으로 인해 가해자에게 철저히 예속된 상황에서 ‘사람’이 아닌 ‘성접대’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이것이 본 사건의 본질입니다. 이러한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사건에 접근하게 되면, 행위 당시 ‘폭행’, ‘위협’이 없었다는 이유로 피해자는 ‘이익을 얻은 자’로만 취급되어, 성폭력 범죄로 인지되지 않고, 2차 피해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규명하기 위해서는 진상조사단에 ‘성폭력 사건’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분명한 성인지 관점이 있는 전문 인력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할 것입니다.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는 검찰 개혁의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여성폭력 문제를 도외시하고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을 침해했던 과거 검찰이 ‘국민의 인권 보장’이라는 검찰의 사명을 다하는 진정한 검찰로 거듭나갈 수 있도록, 그리고 본 사건을 성폭력 사건으로 제대로 조사할 수 있도록 검찰 진상조사단에 성폭력 사건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있는 인력이 충원되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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