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흡입을 했는데 왜 몸무게는 크게 달라지지 않아요?”

최근 내원한 20대 여대생이 다소 풀이 죽은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A씨는 최근 겨울방학 기간을 활용해 대용량 지방흡입을 받았습니다. 오랜 다이어트 끝에 체중감량에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살을 빼고 보니 원래 체형이 복부는 날씬하고, 팔•다리가 굵은 체형이었던 거죠. 좀처럼 늘씬한 라인을 가질 수 없었던 A씨는 결국 지방흡입을 택했다고 했습니다.

지방흡입 결과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팔뚝 지방흡입 수술 후 팔뚝 둘레는 32㎝에서 25㎝로 크게 줄었지요. 허벅지도 77 사이즈에서 55 반 사이즈로 경감됐고요. 근육이 적고 지방이 많아 허벅지와 팔뚝에서 총 4500㏄의 지방을 흡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A씨는 “몸무게가 줄지 않아 걱정”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실제로 이런 고민에 빠진 환자는 한둘이 아닙니다. 나름 비싼 지방흡입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선택했음에도 지방흡입 후 몸무게 변화가 없다며 크게 실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의료소비자가 반드시 유념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지방흡입은 ‘몸무게를 줄이는 수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는 지방흡입뿐 아니라 모든 비만시술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카복시•지방분해주사 등도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세포의 크기를 줄여줄 뿐, 체중을 줄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원하는 만큼 몸무게를 줄이려면 시술에 여부에 상관없이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합니다.

지방흡입은 비정상적으로 축적된 피하지방을 제거해 몸매를 다듬는 일종의 ‘체형교정술’입니다. 지방세포의 개수를 줄이는 것이지만, 체중 자체를 줄이는 데에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요.

일부 사람들은 지방흡입만으로도 10㎏ 이상을 감량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지방은 부피보다 가볍습니다. 순수 지방을 기준으로 했을 때 지방 1000㏄의 무게는 약 300~400g에 불과하죠. 물 1000㏄가 1㎏인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차이 나는 셈입니다.

가령 허벅지나 복부 지방흡입을 통해 3000㏄의 순수지방을 흡입했더라도 몸무게는 1㎏ 안팎 정도 줄어들 뿐입니다. 전신 지방흡입, 속칭 ‘대용량 지방흡입’에 나서더라도 한 번에 제거할 수 있는 지방의 양은 5000㏄ 안팎입니다. 이 정도로는 체중이 3kg 이상 줄어들기 어렵지요.

오히려 수술 당시 순수지방 추출을 용이하게 하도록 수액을 지방 사이에 주입하고, 회복 과정에서 붓고 가라앉길 반복하는 만큼 지방흡입 이후 오히려 체중이 더 나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지방흡입 수술의 ‘성공’ 여부는 무엇으로 판가름해야 할까요. 이는 해당 부위의 사이즈가 얼마나 줄었느냐를 체크해보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수술 후 체중은 많이 줄어들지 않았더라도 ‘가시적인 사이즈 변화’를 느껴야 합니다. 지방은 가볍고 부피가 크기 때문에 사이즈의 변화는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단, 77사이즈가 수술 한번으로 44사이즈가 변할 것으로 기대해선 안 됩니다. 보통 한 사이즈 반 정도를 줄일 수 있으며, 전반적인 체형의 크기를 작게 만들려면 체중관리와 비만시술 등의 후관리가 필수입니다.

이 때 선택할 수 있는 후관리로는 지방흡입 후 부종을 없애고 뭉침을 푸는데 적당한 ‘엔더몰로지’나 피부 탄력 개선에 효과적인 ‘고주파테라피’ 비만시술을 들 수 있습니다. 엔더몰로지는 롤러를 이용해 피부층을 집어올리고 놓아주는 과정을 반복해 뭉친 지방을 풀어주고 혈액순환과 림프 순환을 촉직시켜 지방을 분해하고 재생력을 높여주는 시술입니다.

고주파테라피는 고주파를 이용해 우리 몸에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 열을 발생시켜 지방분해를 촉진하는 비만시술 방법이지요.

실제로 보다 성공적인 지방흡입 결과를 원한다면, 수술 후 체중의 5~10%를 감량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운동과 식이요법을 꾸준히 병행해 남은 지방세포의 크기를 줄여야 요요현상도 막고, 자신이 원하던 몸매로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글: 대구 비만클리닉∙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 365mc 대구점 서재원 대표원장/대한지방흡입학회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