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김 원장은 자신의 정보보호 분야 경력에 대해 "방송사 자회사이지만 IT회사 대표를 2년간 경영했고, 전문가라고 볼 수는 없지만 문외한도 아니다"라는 모호한 답변을 남겼다. 본인 스스로 전문성 부족에 대한 점을 인정하고 있으면서도 '알아야 할 것은 알고 있다'는 논리의 항변이다.
하지만 김 원장의 이같은 해명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어보인다. 전문성 부족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불식시킬만한 명쾌한 답변으로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본인에게 전문성이 결여된 점을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간 사이버보안 영역의 최전선에 위치한 KISA의 수장이 스스로의 입으로 '나는 전문성이 없다'라고 밝힌 것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모양새다.
현재 우리나라는 북한 해킹 조직으로 부터의 심각한 위협에 휩싸인 상황이다. 지난 20일 미국 사이버보안업체 파이어아이의 정보분석가 존 헐트퀴스트는 "북한의 해킹 기술이 날이 갈수록 정교화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헐트퀴스트에 따르면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자금줄이 막힌 상황에서 현금과 정보를 빼내기 위한 사이버작전을 확대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김 원장에게 비전문가라는 비판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이유는 그의 경력 때문이다. 김 원장은 방송업계에서 뼈가 굵은 인사다.
그는 ▲PSB부산방송 보도국장 ▲PSB부산방송 편성국장 ▲KNN경남본부장 ▲KNN 방송본부장 ▲KNN 상무이사 ▲KNN IT 관련 자회사 iKNN 대표이사 사장 ▲KNN 부사장 ▲한국방송학회 부회장 ▲KNN(全 PSB 부산방송)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김 원장의 경력을 놓고 볼때 그에게 정보보호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또 김 원장은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캠프 미디어특보단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 이 때문에 김 원장은 문 정부의 논공행상에 따른 낙하산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 원장의 임명 당시 야권에서는 김 원장의 임명과 관련해 "전형적인 보은, 낙하산 인사"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KISA 측은 논란에 대해 "원장님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문외한도 아니다'라는 발언은 그런 의미보다는 겸손의 의미가 담겨있다"며 "원장님의 경력 중에는 IT업체 대표이사를 맡으셨던 부분도 있고, 4차산업 관련한 논문을 쓰기도 했다. 결코 완전한 비전문가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KISA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 원장에게 달린 '낙하산 꼬리표'는 쉽게 떨어질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김 원장이 이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고 KISA의 진두지휘를 잘 해낼 수 있을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다.
김주현 기자 law2@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