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최영록 기자] 서울 송파구 문정동 136 재건축 조합원들의 분노가 시공자 선정을 목전에 두고 극도로 치닫고 있다. 조합의 막무가내식 운영에 반기를 든 조합원들이 조합 내실을 새로 짜자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곳 조합원들은 조합정관을 개정하기 위한 ‘조합원 서명 동의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식적인 조합운영을 바로잡자는 이유에서다.

이 서명 동의서에 따르면 조합임직원의 수를 대폭 줄이고 보수도 재정비하는 등 조합운영을 현실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시 말해 인건비가 과도하게 지출되는 것을 방지하자는 것이다.

우선 조합원들은 상근임직원 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문정동 136 재건축조합은 조합장 1인, 상근임원 5인, 상근감사 2인, 상근직원 3인, 계약직 직원 1인 등 총 상근임직원이 12명이나 된다. 이들은 상근을 이유로 조합으로부터 급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사업규모 대비 12명의 상근임직원을 두는 것은 전무후무한 데다 비상식적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나아가 조합원들은 퇴직위로금 지급의 부당성과 삭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미 보수기준 상 퇴직금이 책정돼 있는데도 퇴직위로금을 별도로 지급해야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합원들은 조합원 1인, 상근임원 2인 이하, 비상근 감사, 상근직원 2인 이하로 정하고, 퇴직위로금 지급도 삭제하도록 조합정관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조합이 특정시공사와의 유착이 의심되고 있는 가운데 내부를 들여다보니 매달 급여를 받아가는 상근임직원 수가 비상식적으로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행정당국은 이러한 조합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그대로 놔둘 수 있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이런 가운데 문정동 136 재건축은 내달 16일 현대엔지니어링을 우선협상대상 시공자로 선정하기 위한 총회를 예정하고 있다. 하지만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 조합원들이 법원에 총회개최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앞서 송파구청은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모두를 총회에 상정하는 게 적법하다고 행정지도를 한 바 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도 최근 조합을 방문해 송파구청의 의견이 옳다고 자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수의 조합원들 역시 현대엔지니어링과 대림산업을 모두 총회에 올려 경쟁을 통해 시공자를 선정하기를 원하고 있다.

최영록 기자 rok@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