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법률전문 인터넷신문]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공들여 영입한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에게 새누리당 국민통합위원장을 맡기는 것에 대해 ‘사퇴 카드’까지 꺼낸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에 대해 최강욱 변호사는 안대희 위원장이 ‘꽃놀이패’를 가졌다고 분석했다.
꽃놀이패는 바둑 용어로 한 쪽은 져도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으나, 다른 한 쪽은 반드시 이겨야만 큰 피해를 모면할 수 있는 패를 말한다. 이번 ‘안대희 vs 한광옥’ 게임에서 안대희 위원장 입장에서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사퇴해도 쇄신과 기개의 상징이 돼 정치적 입지를 다질 수 있고, 한광옥을 물리치면 권력지형에서 주도권을 잡고 우뚝 서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해 결론이 어떻게 나든 안 위원장 입장에서는 전혀 손해 볼 게 없는 장사라는 뜻이다.
그런데 안 위원장이 박근혜 대선후보에게 “안대희냐, 한광옥이냐” 둘 중 한명을 선택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에는 또 다른 내막이 숨어 있다. 새누리당이 안대희 위원장의 심기를 크게 건드린 사건(?)이라고 할까.
먼저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대표는 지난 2003년 9월 나라종금 퇴출저지 청탁과 함께 모 그룹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고, 이듬해 4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당시 안대희 위원장은 대검 중수부장으로서 수사를 지휘했다.
그런데 한 전 대표는 지난 2월 “정치검찰이 조작해 ‘한광옥 죽이기’에 나섰던 정치적 탄압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재심을 청구했다. 안대희 위원장으로선 자신의 수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어서 당연히 발끈할 대목이다.
때문에 안 위원장은 한광옥을 영입한 박근혜 위원장에게 당무를 거부하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그런데 한광옥 전 대표가 국민통합위원장 입성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안 위원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쳤다.
안 위원장은 “선대위의 핵심적 역할을 할 분으로 새롭게 영입한 인사가 비리 연루자라면 쇄신위를 설치해 정치의 쇄신 한다고 말하면 누가 믿겠습니까? 제가 아무리 쇄신을 외쳐도 그런 분이 당의 핵심적 역할을 맡는 한 진정성만 의심될 뿐”이라고 한광옥 영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후보를 위한 마음이 있다면 스스로 나서 백의종군을 자처하는 것이 맞다”고 한광옥 전 대표에게 백의종군을 할 것을 주문하면서 “쇄신위원회는 만일 새로 영입한 분들이 어떤 중요한 직책을 맡아 임명된다면 저와 쇄신위원들 상당수가 사퇴를 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고 사퇴라는 강경 카드를 꺼내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한광옥 전 대표도 한 마디로 “국민대통합위원장 외엔 생각해본 적 없다”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해 대척점에 서 있다. 이에 박근혜 후보가 안 위원장에 대해 설득에 나선 상황이다.
여기까지는 표면적인 이유다. 그렇다면 대법관 퇴임(지난 7월10일) 후 곧바로 정치권에 둥지를 트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는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치쇄신’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새누리당에 합류한 안대희 위원장이 ‘사퇴’라는 강경한 입장을 보인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새누리당이 안대희 위원장의 심기를 크게 건드린 사건(?)은, 대검 중수부장 시절 한광옥 비리 수사를 진두지휘한 자신의 수사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지난 5월 새누리당의 대변인 논평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안대희 위원장이 사퇴라는 강경한 카드를 꺼내는데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은 새누리당이 한 달 전인 4월 총선에서 고전하리라던 예상을 깨고 낙승해 기세가 등등한 때였고, 거기다 박근혜 후보의 철옹성과 같은 콘크리트 지지율이 있던 터라, 2003년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을 수사하며 ‘국민검사’라를 별칭을 얻은 중수부장 출신 안대희 대법관을 ‘쇄신의 상징’으로 영입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 새누리당 “노무현 정부의 검찰, 한광옥에 무슨 짓을 한 건가?”
그래서인지 지난 5월7일자 이상일 대변인 논평은 아직도 새누리당 홈페이지에 걸려 있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의 지난 5월7일자 논평(출처=새누리당 홈페이지)
당시 이상일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무현 정부의 검찰, 무슨 짓을 한 건가? 한광옥 정통민주당 대표를 아무 죄없이 구속했다는 주장 나왔다. 당시 검찰이 무슨 이유로 그랬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3월 검찰은 쇼핑백에 3000만원을 담아 전달했다는 A사장의 진술을 근거로 한광옥 대표를 구속했는데, A사장은 죄책감에 시달리다 ‘검찰의 압박 때문에 허위로 진술했다’며 뒤늦게 한 대표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며 양심선언을 했다고 한다”며 “A사장의 양심고백이 사실이라면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검찰을 겨냥했다.
이 대변인은 특히 “한 대표가 노무현 정부를 비판한 직후 검찰 수사가 이뤄졌고, 검찰은 누군가 윗선의 지시에 따라 사건을 조작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노무현 정부의 검찰이 왜 그랬는지, 검찰을 조종했던 윗선이 있다면 누구인지 등이 규명돼야 한다”고 수사조작 의혹까지 제기했다.
당시 대검 중수부장으로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한광옥 전 비서실장을 구속한 안대희 위원장으로서는 자신은 물론 검찰의 명예에 대한 자존감을 거칠게 자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대변인은 또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후) 민주당을 깨려는 걸 한광옥 전 DJ 비서실장이 비난하는 성명을 낸지 2주 뒤에 갑자기 검찰이 한 전 실장을 뇌물 받은 혐의로 소환했다는 한 대표 측근의 얘기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건 노무현 정부의 검찰이 괘씸죄를 적용해 한 대표의 인권을 유린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생길 수 있어서다”라고 검찰을 맹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거듭 “한 대표가 나라종금 사건에 대한 재심 청구를 한 만큼 이번 기회에 모든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 노무현 정부의 검찰이 증인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해 한 정치인의 정치생명을 끊고, 그와 그의 가족에게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줬다는 게 사실이라면 엄청난 인권유린이 아닐 수 없는 만큼 검찰은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번 안대희 위원장의 ‘사퇴 카드’라는 뚝심(?)은 이 같이 수사조작 의혹에 형법에도 없는 ‘괘씸죄’와 인권유린까지 언급하며 사실상 수사책임자였던 자신을 겨냥해 맹비난한 새누리당에 대한 안 위원장의 진노가 작용했다고 할까. 어쨌든 사태는 박 후보가 나섰으니 향후 지켜보기에 흥미로운 대목이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 논평 뒷부분 ◈ 최강욱 “박근혜 후보는 진퇴양난이지만 안대희 입장에선 꽃놀이패”
이런 상황을 본 최강욱 변호사의 분석이 절묘해 눈길을 끈다. 최 변호사는 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대희, 딴 맘을 먹은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이 수사했던 한광옥이 입당해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으면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에서 사임하겠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럼 애초에 자신이 수사했던 차떼기 당(새누리당)에 들어가 수많은 비리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사진을 찍은 이유가 뭘까. 그건 본래 그런 사람들이니 상관없고 새로 데려오는 사람도 그런 사람이면 안 된다는 뜻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박근혜, 여러모로 골치 아프게 생겼다”며 “안그래도 한광옥 영입의 효과에 물음표가 그려진 마당에 내홍만 생기고, 이제 와서 버리자니 그간의 노력이 아깝고, 그냥 두자니 안대희를 잃겠구나...”라고 박근혜 후보의 진퇴양난을 꼬집었다.
최 변호사는 그러면서 “후보는 진퇴양난이지만 안대희 입장에선 꽃놀이패를 쥔 듯. 관두고 나오면 쇄신과 기개의 상징이 돼 다음을 노린 정치적 입지를 다질 수 있고, 한광옥을 물리치면 당내 권력지형에서 주도권을 잡고 우뚝 서는 계기가 되니”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렇게 가끔은 프로 정치인을 능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 주목할 일이다. 과연 무슨 약속을 받고 무엇을 얻으려 정치판에 들어갔던 것인지. 물론 정치하러 들어간 게 아니라는 그의 발언이 무슨 뜻이었는지도 궁금하고”라는 말을 남겼다.
최강욱 변호사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꽃놀이패’ 쥔 안대희 ‘사퇴카드’ 꺼낸 진짜 이유는?
최강욱 “사퇴하면 쇄신과 기개의 상징되고, 한광옥 물리치면 권력지형 주도권 잡고” 기사입력:2012-10-09 23: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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